관리 메뉴

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경기옛길 제10길, 솔치길 역방향(下) 본문

경기 옛길

경기옛길 제10길, 솔치길 역방향(下)

다보등 2023. 12. 10. 12:10

평해길 제10길 솔치길 : 양동역 - 단석천 - 삼산역 앞 - 솔치(경기도 경계) - 8.1km

중앙선 무궁화 열차를 타고 삼산역에서 내려 경기도 경계인 솔치에 갔다가 다시 삼산역 입구 삼산2리 마을 비석이 있는 다리로 되돌아와(왕복 6.6km) 양동역 가는 역방향으로 10길 솔치길을 걸었다. 

 

 

 

잠시 후에 삼산 2리 마을회관과 삼산2리 경로당, 대한노인회 양평군지회가 한 건물을 나눠 사용하고 있는 깔끔한 건물을 지난다. 한낮으로 가면서 여기까지 걷는 동안 등에 땀이 난다. 점퍼 하나를 벗어 배낭에 넣었다.

한낮에 걷는 동안은 다시 입을 일이 없었다. 

솔치까지 왕복하느라 시간은 좀 많이 지체가 되었지만 바쁠 것도 없다. 

걷다 보니 느끼게 된 것이 있다. 해를 등지고 걷고 있는 것이다. 해를 안고 걷는 것은 피곤한 일이다.

역방향으로 걷길 잘했다면 자화자찬~~

 

삼산2리 마을회관, 경로당

 

 

뭐지?

쪽파인가?

마늘인가?

나중에 생각해 보니 부추인 것 같다.

양동면이 부추가 많이 나는 곳이라 한다.

 

 

 

보이는 교차로에서 왼쪽으로~~

 

 

차량통행이 많지 않으나 인도가 따로 없는 좁은 도로를 걸으며 살짝 긴장을 하였는데 길은 오른쪽으로 빠지게 된다.

도로를 벗어나 긴 둑방길을 걸으니 좋다. 이런 길은 해를 안고 걸으면 힘들 것인데 등지고 걸으니 좋다.

겨울 해라도 얼굴에 바짝 들이대는 햇볕은 싫다. ㅋㅋ

 

 

 

나무 둥치는 작은데 기생하고 있는 버섯은 크기가 엄청나다. 것도 양쪽에서 커다랗게 자리를 잡았다.

나무로 봐선 이런 민폐가 없다.

버섯은 나무에게 어떤 자릿세를 내고 있는 걸까?

 

 

 

 

심심한 길이지만 물소리 하나만큼은 수준급이다.

어찌나 상쾌하게 물소리를 내며 흐르는지 자꾸 보게 된다.

 

 

단석천과 석곡천 합류 지점

 

 

나무데크로 된 길이 길~다.

중간중간 삭은 나무 같은 곳도 있던데 혹시 빠질까 봐 발밑이 조심스러웠다.

여름엔 이 그늘 한 점 없는 이 데크길을 누가 이용할까 싶은데... 설마 경기둘레길이나 경기옛길 걷는 이들을 위한 배려는 아니겠지?

"그럴 리가?"라며 성큼성큼 앞서 간다.

 

 

 

비닐하우스가 줄지어 있어 하우스 안에 무얼 키우는지 궁금하여 살짝 들여다봤다.

하우스 안에 더운 습기가 훅 얼굴이 닿으며 부추향이 난다.

초록초록한 부추가 아주 잘 자라고 있다.

양동면이 부추의 고장인가 보다.

 

 

 

다리 난간에 있는 경기옛길 이정표 보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저것은 아무래도 능소화지 싶다.

무엇이었는지는 모를 기둥을 휘감고 빽빽하게 자란 능소화 기둥은 또 새들의 보금자리 역할을 하고 있다.

저 치밀하게 엮어있는 틈으로 새들이 들락거리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석곡천 다리를 건너 양동으로 들어섰다.

오늘의 목적지인 양동역이 가깝다는 조짐이 보이는 양동농협 건물도 괜스레 반갑다.

양동면은 양평 동쪽에 있다고 양동면이라고 했단다.

 

 

 

양동농협 버스정류장에 경기둘레길 30코스 스탬프함이 있다.

요즘 경기둘레길 멤버들이 다들 사정이 있어서(막 아프고, 다치고...) 잠정적으로 쉬고는 있지만 다시 걷게 될 코스라 반가웠다.

 

 

 

 

양동농협 뒤쪽에 동계팔경에 대한 안내글이 있다.

동계팔경은 양동면을 남북으로 흐르는 석곡천의 여덟명소를 말한다. 석곡천은 양동면 금왕리에서 발원하여 석곡리 일대를 흐르다 쌍학리에서 계촌천과 단석천을 합수한 후 삼산리에서 삼산천으로 흘러드는 하천이다. 구둔치길을 넘은 평해로는 이 석곡천을 따라 내려가다 쌍학리로 들어서게 된다.

택당 이식이 지금은 양동면 쌍학2리 안골마을인 백아곡에서 택풍당을 짓고 은거할 때 동쪽에 있는 개울인 석곡천 2십여리 중 노닐어 볼 만한 곳 여덟 곳을 선정한 적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동계팔정이란다. 동계팔정에 대한 내용은 택당집 동계기편에 기록되어 있다. (중략)

이 여덟 명소가 하루빨리 복원되어 명승 자원으로 활용되기를 기대하는 것으로 글은 마치고 있다.

 

 

 

이제 솔치길이 양동역 0.4km를 남겨두면서 정말이지 끝이 보인다.

 

쌍학 1리 마을회관

 

 

오후 1시 30분경에 양동역에 도착을 하였다. 양동역은 중앙선을 경유하는 태백선 영동선 열차가 다니는 곳으로 오전에 내렸던 삼산역과는 달리 양동역은 마을 중심지에 있다. 요 앞전에도 갔었던 일신역 또한 마을과는 동떨어진 외딴곳에 있던 역이다.

자 이제 돌아가는 기차시간이 15시 43분이라 시간이 많이 남았다.

역 앞에서 커피를 마시며 잠시 고민을 하였다. 구둔고갯길을 걷기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고(그럴 줄 알았지만)

두 시간여를 어쩔까 하다가 버스정류장에 여자 두 분이 있길래 물어보니 용문역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데 두 시간 정도를 기다려야 한단다. 

허참... 물소리길을 걷고 와서 용문역으로 가는 버스를 두 시간을 기다린다는데 아찔하다.

그러니 우리도 기차를 두 시간을 기다리는 것은 별일이 아닌 것이다.

 

 

양동역 앞 양동 쌍학시장

 

 

남은 자투리 시간에 석곡천을 따라 구둔고갯길을 역방향으로 왕복 한 시간 남짓 걷다가 되돌아와 청량리로 가는 무궁화 열차를 15시 43분에 타고 50여분 후 16시 33분에 청량리역에 도착을 하였다.

결론은 왔다 갔다 되돌아 걸은 구간이 많았다 보니 3,4000보, 26km를 걸은 날이다.

그럼에도 서두르지 않고 즐기면서 걸어서인지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던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