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영화,서적

숨막히는 어둠속에서 펼쳐진 '블라인드'

다보등 2011. 8. 13. 11:44

숨막히는 어둠속에서 펼쳐진 '블라인드'

 

 

 

2011년 8월 12일(금)

 딸아이와 함께 영화관람을 위해 청량리 롯데시네마로 향한 날.....또 비가 내린다....참 유별스럽게도 자주 그리고 많이 내리는 올 여름.....비여름....

처음엔 '마당을 나온 암닭'을 볼 예정이었지만 시간이 맞지않아 김하늘이 나온다는 스릴러영화 '블라인드'를 택했다. 김하늘은 좋아하지도 싫어 하지도

않는 배우이지만 얼마전 '1박2일'에서 본 김하늘의 털털한 성격이 마음에 들어 다시 보게된 여배우이다. 그래서 별부담없이 '블라인드'를 선택했다. 

사고로 시각을 잃게 된 경찰대 출신 '수아'는 비오는날 타게 된 택시에서 뺑소니와 연류된 사건을 접하게 되고 당시 사건을 진술하지만 시각장애라는

벽에 막혀 주변에서 그닥 신빙성 있는 진술로 받아 들이지를 않는다.  또 다른 목격자 기섭(유승호)은 수아와 다른 진술을 하게 되고....

조형사(조희봉)와 함께 수아는 자신이 느낀 것을 토대로 사건을 추적해 나간다.

 

 

 

 

 

무섭다는 느낌만 강한 영화가 아닌 가슴 따뜻한 이야기도 함께 묻어나는 '블라인드'.......새로운 스타일의 스릴러물이었다.

수아의 눈노릇을 하는 인도견 '슬기'는 웃음과 감동을 자아냈고 또한 조형사역을 맡은 '조희봉' 역시 감초역을 톡톡히 하여 없어서는 안될 양념역활을

잘 해준것 같다.  영화 보는 내내 눈물 흘리고 가슴 조이고,애달파 하며... 오감을 자극 하는 영화속 '수아'역을 하는 김하늘의 연기 또한 놀라웠다.

눈이 보이는 자가 눈이 보이지 않는 역을 한다는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닌데 많은 노력을 한 모습이 영화속에서 보였다. 자연스러우면서도 섬세한 연기가

편안함을 주었다고 할까......

 

 

 

 

시각장애인이 매 순간 느끼는 낯선 대상에 대한 두려움과 모든 감각이 청각,촉각, 후각으로 전달되어지는 감각에너지....

지하철안에서의 필사적인 도망씬.....어둠속에 펼쳐지는 희망의집에서의 숨막히는 대결...보이는 자와 보이지 않는 자....

겉으로 보이는 장애가 아닌 보이지 않는 장애가 더 무섭다는 걸 느끼게도 한다.

 

 

 

사고로 동생을 죽게 한 죄책감으로 또 다시 동생과 같은 아이'기섭'을 죽게 만들 수 없다는 의지로 보이는 자(?)와 대결하는 '수아'의 처절한 저항...

정말 눈에 보이는게 다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어둠속에서 시각장애인이 더 강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시각장애인을 연민이 아닌 주체적

인간으로 봐 달라는 메세지....가  영화의 주제가 아닐까 싶었다.

 

 

 

 

  상영관으로 입장하며 팝콘과 콜라를 사 들고 들어가서 영화가 시작되기전 딸과 함께 열심히 먹었다만 막상 영화 시작하고는

가슴조이며 영화 보느라 팝콘과 콜라는 멀찌감치 잊어버리고......영화가 끝난 후 묽어진 콜라를 마셔주고......ㅋㅋ

"아휴~~~~싱거운 콜라지만 그래도 무서운 영화를 보았으니 달콤한게 필요해....진정이 되거든~~"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