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호수를 건너서...그랜드 티톤 캐스캐이드 캐년
제니 호수를 건너서...그랜드 티턴 캐스캐이드 캐년
옐로스톤을 떠나 그랜드티턴으로 이동을 하는 날 아침...
며칠 묵었던 산장청소를 하여야 했다. 지저분하게 해놓고 가면 벌금을 내야한단다. 벌금이 무서운게 아니라 며칠 묵었던 집 청소를 하고 집을 비워야 함은 당연지사~~ 각각의 방을 정리하고 그동안 사용하였던 한아름의 수건들은 모두 세탁기에 넣었다. 방청소가 끝나고 주방은 모두 함께 청소타임. 씽크대 주변도 깨끗이, 먹다 남은 냉장고속 식재료도 모두 꺼내서 아이스박스에 옮겨 담고 자동차에 실었다. 현관입구도 빗자루로 싹싹~~^^*
차창을 통해 보이는 아름다운 초록색은 그냥 절로 생긴건 아니다. 열심히 스프링쿨러가 돌아가며 시간맞춰 물을 주어 만들어진 밭이다. 밀밭인지 보리밭인지는 모르겠으나 끝도 없이 너른 초록물결이 지평선너머까지 이어진다.
문득 멀리 흰눈을 이고 있는 뽀족한 산봉우리가 차창을 통해 보인다. 그랜트 티턴이란다. 그랜드 티턴은 하이킹의 천국으로 4천미터 이상의 고봉 세개가 나란히 이어져 있다. 티턴이란 프랑스어로 처녀젖가슴이란다. 흰눈을 인 날카로운 뽀족한 봉우리에 눈을 뗄 수가 없다. 여인의 젖무덤이라는 재밌는 이름을 가진 그랜드 티턴 그 가까이 가는 설레이는 길이다.
해발 2천미터 기점에서 시작하여 별안간 우뚝 솟아 암벽으로 둘러싸여 있는 4200미터의 최고봉 그랜드 티톤으로 오르는 루트는 20여개가 개척되어 있다한다. 패러마운드픽처스라는 영화사의 로고로 유명한 스위스의 마터호른과 견주어지는 만년설을 머리에 쓴 암봉으로 그 엄청난 위용에 등반가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곳인데 설봉마다 이어진 산마루는 아름다운 스카이라인을 보여주며 깎아지른 바위벼랑이 가득하고 빙하가 이동한 흔적을 더듬으며 오르는 천상의 길이다. 그 어마어마한(?) 그랜드 티톤 세 봉우리를 마주보며 점심을 먹었다. 이렇듯 훌륭한 식당이 어디있으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식당이라며 자화자찬~!!
빗방울이 간간히 떨어지기도 하였으나...집을 떠나 여행중이고 아웃도어 체질인 우리가 그깟 비쯤이야~~개의치 않았고...
그랜드 티톤의 수많은 트레일중 하나인 캐스캐이드 캐년이 오늘의 목적지이다. 그 곳의 시작점으로 가기위해 제니호수 주차장에 도착을 하였다. 이미 주차장엔 많은 차들이 주차되어 있었다. 제니호수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제니호수 건너편으로 이동을 하였다. 물빛이 아름다운 호수위를 스치듯 배는 경쾌하게 미끄러졌다. 우리는 사뭇 흥분된 시선으로 앞으로 마주하게될 웅장한 산세를 더듬어본다. 하늘이 무척 낮아져 버리긴 하였으나 산과 호수가 빚어낸 비경을 보기위해 각지에서 몰려든 관광객들을 헤치면서 산행을 시작한다. 캐스캐이드 캐년이 오늘의 목적지이다. 캐스캐이드는 어디 산정상이 아닌 중간쯤 되는 지점으로 전망이 있다거나 그런건 아니고 반환점같은 곳이라고 했다. 그리고 캐스캐이드 캐년까지는 선착장에서 몇마일 되지 않은 편한 코스라고 한다.
일단 배를 타고...제니호수를 건너 간다.
푸른 물결을 헤치고 제니호수를 건너~~
아래 사진의 빨간색으로 보이는 지점에서 초록색 지점으로 배를 타고 이동을 하였다.
선착장에 도착하여 잠시 트레일을 따라 걷다보면 제일 먼저 콸콸콸 흘러 내리는 히든 폭포를 접하게 된다. 물소리가 어찌나 요란한지 산 전체에 쩌렁쩌렁 울렸다. 폭포를 가로질러 작은 다리가 걸쳐져 있지만 캐스캐이드로 가는 트레일은 다리를 건너지 않고 오른편으로 나있다. (여기서 계곡다리를 건너면 배를 타지 않고 출발지였던 주차장으로 가게 된다. 그런데 나중에 혼자서 주차장이 있는 제니레이크선착장에서 호수를 끼고 걸어서 내가 저 다리를 건너 지금 이자리로 다시 돌아 오게되는 엉뚱한(?) 일이 발생하게 된다 ㅋㅋㅋ)
캐스캐이드 캐년이 오늘의 목적지...
1.6km의 아주 짧은 거리이다~~^^
기어이 오락가락 하던 비는 본격적으로 내리기 시작을 했다. 간간히 천둥까지 치는 상황...카메라를 더 이상 꺼낼 수 없어서 일단 집어 넣게 된다.
어찌된 일인지 배에서 내려 걷기 시작하면서 배가 살살 아프기 시작했다.ㅠㅠ
본격적으로 비는 점점 거세지고 천둥번개까지 치는 상황이 되었다. 목적지를 코앞에 두고 배가 아파서 더 이상 갈 수가 없었다.
비는 몰아치지...의외로 오고가는 관광객들도 많아서 주변에서 어찌어찌 대충 해결하기엔 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 서둘러 돌아서서 냅다 뛰다시피 산을 내려 올 수밖에 없었다. 길은 왜 그리 먼지....ㅠㅠ
다시 배를 타고 처음 출발지였던 선착장으로 돌아와 화장실로 고고~~ㅋㅋ
평화가 찾아 온 이후에 다시 선착장으로 돌아와서 일행을 기다릴려니 언제 올지...마지막 배가 7시인지라 늦어도 7시 배를 타라고 했다.
그러니 지금 시간이 4시반...시간이 너무 많이 남았다 ㅠ
아니 그런데 날씨는 또 왜 이리 좋은거야? 비가 언제 왔었냐 싶다.
마냥 앉아 기다릴 수 없는지라 혼자서라도 호수 주변을 걸어 보기로 했다.
그런데 제니레이크 트레일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 길은 호수건너편 선착장으로 갈 수 있는 길이었다. 그러나 그 곳까지의 거리가 표시되어 있지 않아 어느 정도 걸을 수 있는지 시간을 계산할 수가 없어 일단 1시간정도 걷고 다시 돌아 오기로 맘 먹고 호수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지도상으로 초록색인 점이 시작점이다.
낯선 길....혼자 걷기엔 살짝 무섭긴했다. 야생동물을 조심하라는 경고판도 있었으니 그것도 걱정이긴했다. 그러나 야생동물을 만나는 것보다 간간히 문득 숲길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더럭 겁이났다. 그럼에도 마주 오는 사람들이 있어 또 안심은 되었다. 내가 제대로 가고 있다는 것이므로...나중에 알고보니 그 히든폭포의 다리를 건너 이 쪽길로 걸어 출발지였던 주차장으로 가는 사람들이었다. 그니까 배를 타지 않고 걸어서 주차장으로 갈 수 있는 루트인 것이다.
사방천지에 고사리가?ㅋㅋ
이정표가 있긴하나 거리 표시가 어디에도 없어서 거리계산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걷다보니 배가 들락거리는 폼새가 캐스캐이드캐년 선착장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걸 알 수가 있었다. 그러니 한시간 걷고 어쩌고 돌아 올 필요도 없었다. 내가 걷기 시작한 출발지에서 이곳까지 50여분 정도에 도착을 하였으니 말이다. 알고보니 3.5km 거리였다.
홀로 걸어서 도착하고보니 어찌나 흐뭇하고 기쁜지~~ㅋ
셀카로 기쁨을 남겼다.ㅎㅎㅎ
6시도 안된 시간이긴 하지만 일행들이 어디있는지 모르니 다시 산으로 올라 갈 수도 없고(이때부터는 또 비가 오기 시작을 했다.)
내내 좋았던 날씨가 다시 변덕을 부리더니 이때부터 다시 비가 쏟아지기 시작을 했다. 또 천둥도 치고...
배를 타고 주차장에서 기다리는게 나을 것 같아 다시 배를 타고 돌아왔다.
이렇게 저렇게 걸어서 배를 두번이나 탄 사람은 아마 없지 않을까?ㅋㅋ
내 이야기를 들은 일행들 반응은 놀람 그 자체!!ㅎㅎㅎ
들어보니 비가 너무 와서 중도포기한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니 캐스캐이드 캐년 목적지까지 갔다 온 사람은 4-5명 정도?
결국은 비가 너무와서 중간에서 돌아섰다고 했다.
대충 배시간을 채우느라 비를 피할 수 있는 바위아래에서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ㅋㅋ
엉뚱하게도 홀로 걸었던 제니레이크 트레일이 모험적이었던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