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숲길 걷기 예찬
장마인가 싶을 만큼 봄비가 잦고 많이 온 것에 비하면 정작 7월들어 시작된 장마는 그닥 장마같지가 않다. 오다말다 오는건지 마는건지 얄궂은 요즘(우리동네 기준) 장마다. 새벽녘에 내린 비로 촉촉해진 숲산책에 나섰다. 날로 무성해진 나무들 사이로 옅은 안개가 스멀스멀 따라온다. 매일이다시피 걷는 길이지만 오늘 아침엔 낯선 느낌으로 몽환적이다.
매일 만보걷기를 생활화해야지 싶으나 매일 실천하지는 못한다. 가끔은 걷기 싫을 때가 있다. 그럴 땐 그냥 티비보면서 쉰다. 오늘은 그런 꾀가 생기기전에 털고 나왔다. 그래서 이런 예쁘고 몽환적인 길을 걷게 되었다. 꾀 부리지 않은 나에게 주는 보상이다.
내가 이 숲을 걷는 걸 좋아하는 이유는 매일 걸으며 보아도 하루도 같은 길이 아닌 것 같은 새로움이다.
나무들의 표정도 날로 다르다.
풀들 조차 하루도 같은 때가 없다.
너무나 익숙한 길이지만 눈도장을 찍으며 나날이 조금씩 달라졌음을 느낀다.
또 있다.
포장된 평지가 아닌 자연스러운 흙길이라서 더욱 좋다.
오르막이 있는가 하면 내리막도 적절히 나타난다.
평지만 걷다보면 살짝 피곤하다는 느낌을 받는데 오르막내리막을 걷는 건 그닥 피곤하지가 않다.
평지 만보걷기보다 숲길 만보걷기가 칼로리 소모가 훨씬 많다. 다리 근육도 딴딴해진다.
조금 뜨거운 날이라도 시원한 그늘속을 걷노라면 에어컨 아래 있는 것보다 건강한 느낌이다. 그 어떤 공기청정기로도 해결되지 않는 싱그러운 청량감을 안겨준다.
이 모든 것들을 다 포함하여 건강까지 챙겨주니 어찌 숲길 걷는 것에 게으름을 피울 수 있으랴~
적절한 오르막과 내리막은 둘레길의 묘미라고나 할까~
이끼나 버섯류들을 보면 숲의 비밀스러운 보약이 숨어있는 것 같다.
보는 것 만으로도 보약 먹은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