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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문학관을 거쳐 서촌 일대를 걸은 날

다보등 2025. 4. 27. 14:27

환기미술관을 나와 자하만둣국으로 점심을 먹고 창의문을 지나 윤동주문학관으로 갔다. 나는 여러 번 온 곳이지만 딸아이는 처음이란다. 입장료는 무료이다. 

 

창의문 입구에 있는 카페 벽면에 1900년대 초에 현 위치에서 촬영한 창의문 일대 사진이 있어 지금과 비교하기도 하며 흥미롭게 보았다.

 
윤동주문학관 이곳에 오는 방법은 경복궁역3번출구에서 (1020, 7022, 7212) 버스를 타고 윤동주문학관에 내리면 길 건너 바로다.
시인 윤동주는 연희전문학교 문과재학시절, 종로구 누상동에 있는 소설가 김송(1909-1988)의 집에서 문우 정병욱과 함께 하숙생활을 했다. 당시 시인은 종종 이곳 인왕산에 올라 시정을 다듬곤 했다. 그런 인연으로 종로구는 2012년 인왕산자락에 버려져 있던 청운수도가압장과 물탱크를 개조해 윤동주 문학관을 만들었다.

 
제1전시실은 윤동주 관련 자료 사진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는데 사진촬영금지다. 안내를 요청하면 해설사의 설명을 들을 수 있다고 한다.
마침 해설사가 제2전시실에서 설명하고 있는 중이라 옆에서 잠깐 들을 수 있었다.

 
제2전시실 '열린 우물'
믈탱크의 지붕을 개방하여 만들어진 '열린 우물'에는 아무런 전시물이 없지만 윤동주 시에서 자주 등장하는 자연을 몸소 느낄 수 있는 공간입니다. 이곳에 서서 고개를 들면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이 보입니다.
또 우물 안에는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고, 억새가 자라며 눈이 쌓이기도 합니다. 날씨와 계절 그리고 여러분의 마음가짐에 따라 달라지는 이 특별한 공간 '열린 우물'에서 윤동주 시인의 서정적인 시상을 함께 떠올리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물탱크에 저장되었던 물의 흔적이 벽체에 그대로 남아있어 시간의 흐름과 기억의 퇴적을 느끼도록 해준다


제3전시실 '닫힌 우물'
이곳은 물탱크 원형 그대로를 보존하여 조성된 '닫힌 우물'입니다.
천장에 있는 작은 창에서 한 줄기 빛이 들어오는 모습과 소리의 울림은 이 공간을 더욱 신성하게 만듭니다. 열린 우물을 거쳐 오는 반듯한 길, 두꺼운 철문, 그리고 물때가 그대로 남겨진 거친 벽면, 이 모두 윤동주 시인이 생을 마감한 후쿠오카 형무소를 연상케 합니다. '닫힌 우물'에서 시인의 외로웠던 삶에 잠시나마 가까워지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제3전시실에서는 벙커 형태의 공간에서 윤동주 시인의 일생과 시 세계를 담은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영상 길이 11분/ 매 15분 간격 상영

 

윤동주문학관을 나와 버스를 타지 않고 걷기로 하였다.
통인시장 입구에서 지나치지 못하고 시장 안으로 들어섰다. 예전에 나는 통인시장에서 엽전으로 여러 음식을 구입하여 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오늘은 엽전 판매처가 문을 닫았다. 엽전 판매시간이 평일 오후 3시까지라고 한다. 그러니 너무 늦은 거다. (엽전 판매 시간: 평일 : 오전 11시~오후 3시 / 주말, 공휴일 오전 11시~오후 4시 / 정기 휴무 : 매주 화요일, 셋째 주 일요일) 
 

 
평일 한산한 통인시장은 대충 구경하고 나와 서촌 일대 골목을 걸으면서 기웃거리는 재미가 훨씬 낫다. 온갖 매체에 한두 번은 다 나온 청와대 단골집이었다는 3대째 이어온 중화요리 영화루도 지나고,

 
언젠가 남편과 서촌에 왔다가 커피콩을 샀던 착한커피공장을 지나며 딸아이에게 그때 커피 산 이야기를 들려준다.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대오서점은 외관은 서점 그대로지만 카페로 바뀌었다. 

카페 대오서점

 
우리는 카페 대오서점 앞에 있는 스콘이 맛있다는 SCOFF 서촌점에서 잠시 쉬었다. 

 

 

그러다 문득 생각이 나서 윤동주 하숙집 터에도 갔다.

시인 윤동주는 1941년 연희전문학교 문과재학시절, 종로구 누상동에 있는 소설가 김송(1909-1988)의 집에서 문우 정병욱과 함께 하숙생활을 했다. <별 헤는 밤>, <자화상> 그리고 <또 다른 고향> 등이 이 시기에 쓰여졌다. 현재 집의 원형은 남아 있지 않다.
 


 
걷다보니 '라 카페 갤러리' 입구 어귀다. 열흘 전에 가나아트센터 갔다 오면서 들린 곳이지만 딸에게 박노해 '다른 오늘'을 보여 주고 싶어 잠시 들렀다 간다. 딸은 박노해를 모른다. 그래 그럴 수 있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을 가기 위해 경복궁 방향으로 갔더니만 경복궁은 마침 이날 휴관이라 문이 굳게 닫혔다. 화요일이 휴관(휴궁)이란 걸 처음 알게 된 날이다. 

 
마지막으로 딸이 가보자고 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극사실주의 조각가 론 뮤익 아시아 첫 개인전이라는데 (피곤하여 집중도도 떨어지고) 시간이 늦어서 관람은 하지 않고 미술관 내에 있는 서점만 잠시 들여다보았다. 

론 뮤익 아시아 첫 개인전

 
환기미술관에서 보았던 김환기와 김향안 책을 또 보게 되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책도 만났다.

 
4월 15일 화요일, 딸과 함께 한 환기미술관 나들이 길에서 윤동주 시인도 만나고 통인시장이며

박노해 '다른 오늘'도 다시 감상하고 국립현대미술관까지 거쳤으니 긴 하루를 보낸 날이다.
아! 그리고 경복궁 휴관(휴궁)일이 화요일임을 알게 된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