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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핫셉수트 장제전, 멤논 거상 본문

걸어서 세계속으로/이집트

이집트 핫셉수트 장제전, 멤논 거상

다보등 2023. 3. 20. 14:53

파라오의 무덤들이 있는 왕들의 계곡을 뒤로하고 이번엔 인근에 있는 핫셉수트 장제전으로 이동을 하였다. 
이집트 유일한 여왕 핫셉수트는 남편 투트모스 2세가 죽은 후 아직 나이 어린 투트모스 3세의 섭정을 하였으며, 이후에 스스로 파라오가 되었다.
핫셉수트 장제전은 여왕의 시아버지 투트모스 1세의 부활과 그녀 자신의 부활을 기리며 건립된 것으로 현재까지 남이 있는 가장 거대한 제전 중 하나라고 한다. 장제전에는 여왕의 탄생 이야기가 벽화로 그려져 있다. 
장제전은 고대 이집트에서 죽은 왕들을 예배하고 죽은 왕들에게 바칠 물건과 음식을 저장하던 곳이다. 
 

핫셉수트 장제전 복구되기 전 모습
핫셉수트 장제전

 
와!!
사막의 작열하는 태양 아래 드높은 바위 절벽을 배경으로 우뚝 서있는 열주식 구조의 신전은 감탄 그 자체였다.
멀리서도 눈에 확 들어오는 저런 건축 양식이 후에 그리스 열주식 신전의 직접적인 모태가 되었다고 한다. 압도적인 핫셉수트 장제전은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세계 건축물 중 하나로 선정되어 있다.
아랍어로 '북쪽 사원'이라는 뜻의 다이르 알바리는 핫셉수트 장제전이 위치한 곳으로 고대 이곳을 '성스러운 곳(제세르)'이라 불렀다.
 

장제전 앞 스핑크스

 
 
핫셉수트 여왕은 살아생전 남자처럼 보이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는데 자신의 출생까지도 조작하며 왕으로서의 당위성을 증명하여 애썼다.
이집트 여행 초반에 들렀던 카이로 고고학박물관에서 인조 수염을 달고 있는 핫셉수트를 볼 수가 있었다.
장제전에 그려진 그녀의 장례식 장면에는 아문신이 자신의 아버지로 하여금 어머니를 수태시키는 모습을 그려 놓았다. 그녀는 스스로 태양신의 자식이 되기 위해 그렇게 한 것이다. 국민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 주려고 노력하였고 인정받기 위해 남장을 하고 파라오의 상징인 인조수염을 달며 남자처럼 행세했다. 강력한 카리스마로 20년간 이집트를 지배하며 최고 전성기를 누렸다.
 
 

 
기원전 1500년경의 건축물이라 여겨지지 않을 정도로 현대적인 건물로, 고대 이집트 건축의 걸작이다.
전체 3층으로 이루어진 건물은 각 층마다 넓은 테라스가 있고 경사로로 연결되어 있다. 신전의 절개된 부분에서 돌출된 것은 벽돌로 축조했고 내실은 절벽을 파낸 동굴 형태이다.
 2층에 핫셉수트 치적을 기록한 벽화가 남아 있는데 왼쪽은 히토르 여신을 위한 것이고 오른쪽은 아누비스 신을 위한 신전이다. 
 

 
화랑 벽면에 부조로 새겨진 내용에는 핫셉수트 여왕의 성스러운 탄생에 대한 이야기와 카르낙 신전에 축조된 오벨리스트 운반과 푼타 원정이 새겨져 있다. 


핫셉수트 여왕

 
신전 출입구는 기념품을 파는 상점들을 지나게 되어 있다.
이곳에서 다양한 이집트 방문 기념품들을 살 수가 있다.
나는 손자를 위한 선물로 이집트 상형문자가 그려져 있는 티셔츠를 한 장 샀다.
 

 
 
이번엔  핫셉수트 장제전을 돌아보고 버스로 이동을 하여 거대한 석상이 있는 곳으로 왔다.
이곳은 아침에 왕들의 계곡으로 가는 길에 얼핏 차창으로 거대한 석상이 스치던 곳이다.
저게 뭐지? 궁금해 하는 우리들에게 나중에 들를 거라며 가이드가 궁금증을 눌러 놓았던 터이다.

<멤논의 거상>
고대 이집트의 도시 테베 18 왕조의 아멘호텝 3세가 건축했던 장제전의 정문을 지키던 두 개의 석상이 오랜 세월 네크로폴리스의 입구를 지키고 있다. 룩소르 나일 강 서안의 농경지 중간에 자리 잡고 있는 거대한 석상인 멤논의 두 거상의 높이가 17m이고, 무게가 70톤에 달하는 두 개의 돌조각 거상은 둘 중 한 개는 바위 하나를 조각해서 만든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바위를 쌓아가며 조각한 것이다.
신전은 모두 파괴되었고 문지기들만 남았는데 그것도 훼손이 상당히 심한 상태였다.
 

멤논의 거상

 
멤논의 거상은 BC 27세기 지진으로 일부가 파손되면서 신비로운 형상을 일으켰다. 매일 아침 떠오르는 햇빛이 석상에 닿으면 하프 줄이 '팅'하고 울리는 것과 같은 소리를 내는데 이를 본 그리스 여행객들에 의해 어머니 에오스를 그리워하며 우는 아들 맴논과 닮았다고 여겨 '멤논의 거상'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고 한다. 이 거대한 거상은 사실 멤논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으나 이런 이유로 멤논의 거상이라  불린다니 재밌다. 거상들을 자세히 보면 수천 년을 지나며 훼손되어 이리저리 깨어진 돌들을 블록 쌓듯이 맞추어 놓은 것을 볼 수가 있었다.
 
석상은 199년 로마의 황제 셉티무스 세르베루스에 의해 보수 되었으며 그 후 '팅'하는 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고 한다. 이 소리는 해돋이 때 온도의 변화를 받은 공기가 돌 속의 구멍을 지날 때 나는 것이었다고.
멤논은 에티오피아왕으로 아프리카에서 소아시아로 그의 군대를 이끌고 전쟁에 참가했으나 아킬레스에게 살해된 트로이전쟁의 영웅이다.
 

 
 
이 거대한 멤논의 거상을 끝으로 나일강 서안 여행을 끝냈다.
나일강 동쪽에 있는 식당을 가기 위해 자동차로 이동하면 시간이 많이 걸리는 지라 나일강의 교통수단인 모터보트를 타고  이동을 하였다. 
든든하게 점심을 먹고 다음 방문지인 룩소르 신전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