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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추석 나흘 전에 아들네 식구가 코로나 확진을 받고 내가 손자를 돌보았으므로 혹시나 나도 감염되었을 지도 모를 일이라 긴장된 날을 보냈다. 며칠 내내 아침 저녁 진단 키트 검사 상으로는 음성으로 나왔다. 뒤숭숭한 가운데 이번 추석엔 차례를 지내지 않기로 남편이 결정을 내렸다. 갑자기 내린 결정이라 당황스러웠다. 그래도 하던 명절 일이라 몇 가지 음식을 장만하였다. 차례를 지내지 않는다고 편한 것이 아니었다. 몸은 편하지만 마음은 편치 않았다. 만들어 놓은 여러가지 음식들은 아들이 와서 가져갔다. 손자는 처음 며칠 동안 40도에 육박하는 고열로 며칠 호되게 앓았다. 열이 내리니 또 축쳐져서 잠만 잔다고 한다. 그 소식을 들으며 어찌나 안쓰러운지...며느리는 그냥저냥 특별한 증세없이 잘 이겨내고 있다. 그렇게..

도깨비 촬영지 석남사에서 아름다운 돌배나무를 만난 기쁜 마음을 뒤로하고 이번엔 서운산엘 올랐다. 서운산(瑞雲山)은 경기도 안성시의 남쪽에 위치한 산으로 에 "청룡산은 군 남쪽에 있다. 서쪽 봉우리에 단이 있고, 단 아래에 세 우물이 있는데, 가뭄을 만나면 우물을 깨끗이 하고 비를 빌면 자못 영험이 있다."고 하여 관련 기록이 처음 등장한다. 청룡산은 서운산의 다른 이름이라고 할 수 있다. 초입에 들어서자마자 경기둘레길 리본이 얌전히 달려있어 반가웠다. 이 구간은 경기둘레길 41코스에 해당하는 곳이다. 현재 경기둘레길을 걷고 있는 중이니 이곳 41코스도 조만간 오게 될 것이다. 서운산 들머리에서 작은 다리를 건너 오른편으로 접어들었다. 이제 막 잎이 나기 시작하는 단풍길이다. 사시사철 아름답지 않은 산야가..

지난 주말엔 삼성산 삼막사 산행을 하였다. 추워진다길래 혹시 몰라 더우면 벗을 요량으로 점퍼까지 챙겨입고 집을 나섰다. 결론은 산행내내 점퍼를 벗을 일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갑작스레 겨울로 접어 들었나 싶은 추위였다. 석수역에서 시작하는 산행들머리에 접어들면 삼막사로 가는 길은 산객들이 많아서 헷갈리거나 길을 잃을 염려도 없다. 중간중간 이정표도 아주 잘되어 있다. 초입에서 가파르다 싶은 오르막을 10여분 이상 올라야 하지만 이후론 멋진 소나무들과 함께 하는 편안한 능선이다. 10월 중순이다, 알게모르게 단풍이 들고 있다. 야자매트를 새로이 깔아 걷기가 편하다. 동절기를 위한 준비가 아닌가 싶다. 겨울에 눈이 와도, 비가 와도 진흙을 걷지 않아도 된다. 울퉁불퉁 바위 투성이 오르막을 올라서면 금천구 일대..

추석연휴가 시작되는 토요일에 석수역에서 호압사방향으로 갔다. 이 길은 서울둘레길의 일부분으로 석수역에서 관악산일주문 방향이다. 나는 중간지점인 호압사에서 깔닥고개를 올라 호암산정상방향에서 석수역쪽으로 하산할 계획이다. 구름산도 광명동굴길도 일년을 넘게 가고 또 가다보니 너무 지겨워서 오늘은 방향을 틀었다고 보면 될 일이다. 사실 석수역까지 마을버스타고 이동하는 게 귀찮아서 그렇지 석수역까지 15분이면 도착하는 가까운 거리이다. 것도 귀찮다고 잘 가지 않았는데 오늘 구름산을 벗어나보니 새롭고 좋았다. (오죽 좋았으면 추석연휴 마지막날에도 같은 코스로 또 같더랬다ㅎㅎ) 가파르고 긴 돌계단 오른쪽으로 오르면 삼막사-삼성산 방향이다.(하산할 때 내려 오는 방향이다) 경로는 석수역-호압사-호암산능선길-호암산성-한..

5월2일 어제와 달리 날씨가 화창하다. 하늘은 또 어쩌자고 이렇게나 푸르고 맑은지. 어제 눈비오고 우박떨어지던 험악한 날씨에 성삼재에서 시작하여 뱀사골로 하산한 8시간의 산행으로 너무 힘들었던지라 오늘은 좀 가벼이 할 수 있는 코스로 선정된 곳이 장수봉화산이다(어제 합류한 도반들로 인해 차가 두대나 되었으므로 이동이 용이해졌기 때문이다). 봉화산에 철쭉동산이 있다하니 철쭉꽃을 기대하며 와운마을에서 오전 8시에 출발을 하였다. 남원 아영면 성리 주차장에 주차를 하니 너른 주차장에 주차된 차들도 몇 대 안된다. 반가운(?) 화장실도 있다. 주차를 하고 도로를 따라 걷다보니 오른편으로 '봉화산철쭉군락지'라 적힌 입석이 있다. 포장된 마을길을 따라 걸어오르다보면 임도와 철쭉군락지 갈림길에서 철쭉군락지방향으로 걷..

4월30일, 용산역에서 밤10시45분 무궁화호 기차를 타고 비몽사몽간에 4시간여를 달려 구례구역 오전3시08분에 도착하였다. 비가 내리고 있는 한밤중의 구례구역에는 기차에서 내린 의외로 많은 사람들로 잠시 붐볐다. 택시를 타고 혹은 버스를 타고 어딘가로 바삐 떠나는 틈새에 우리도 막 떠나려는 버스를 타고 구례구역을 출발을 하였다. 이 한밤중(?)에 운행하는 버스가 있다니!! 대부분 구례구역에 이런 신새벽에 내리는 사람들은 지리산엘 가기 위해서인지라 기차가 도착하는 시간에 맞춰 버스가 운행을 하는 모양이다.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많은 등산객들. 지리종주를 위해 구례구역에 내린 적이 세번있었다.(마지막이 2016년이었다) 그니까 세번의 지리종주 경험이 있다. 그때는 신새벽에 서울을 떠나 구례구역에서 아침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