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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석수역-호압사-호암산능선길 본문

산행일기

석수역-호압사-호암산능선길

다보등 2021. 9. 25. 10:17

추석연휴가 시작되는 토요일에 석수역에서 호압사방향으로 갔다. 이 길은 서울둘레길의 일부분으로 석수역에서 관악산일주문 방향이다. 나는 중간지점인 호압사에서 깔닥고개를 올라 호암산정상방향에서 석수역쪽으로 하산할 계획이다.

구름산도 광명동굴길도 일년을 넘게 가고 또 가다보니 너무 지겨워서 오늘은 방향을 틀었다고 보면 될 일이다. 사실 석수역까지 마을버스타고 이동하는 게 귀찮아서 그렇지 석수역까지 15분이면 도착하는 가까운 거리이다. 것도 귀찮다고 잘 가지 않았는데 오늘 구름산을 벗어나보니 새롭고 좋았다. (오죽 좋았으면 추석연휴 마지막날에도 같은 코스로 또 같더랬다ㅎㅎ)

 

 

가파르고 긴 돌계단 오른쪽으로 오르면 삼막사-삼성산 방향이다.(하산할 때 내려 오는 방향이다)

경로는 석수역-호압사-호암산능선길-호암산성-한우물-석수역으로 이어지는 원점회귀이다.

 

오늘 내가 가야하는 호압사방향은 나무 사이로 슬쩍 보이는 평상이 있는 왼편으로 가야한다. 길은 오렌지색 리본을 따라가면 된다. 더러 갈래길이 있긴 하지만 그때마다 오렌지색 리본이 보이고...사실 딱히 길 잃을 일은 없다. 그저 서울둘레길 호압사방향으로만 가면 된다.

 

 

 

그리 어렵지 않은 오르막내리막 몇 번 가다보면 나무데크가 놓인 길이 나타난다. 호암늘솔길옆으로 서울둘레길로 이어지는 오렌지색 리본을 따라 흙길을 이용한다. 더군다나 스틱을 짚고 걸을려면 흙길이라야 한다. 데크길과 흙길은 가까워졌다 멀어졌다 하면서 호압사까지 함께 간다.

 

드넓은 잣나무치유의 숲을 지난다. 잠시 앉아 쉬고 싶지만 모기가 무서워 지나친다. (모기가 좋아하는 체질이라...ㅠ)

 

조선시대 축조한 호압사는 삼성산자락 호암산에 있는 절이다. 관악산에서 이어진 삼성산의 지맥 금주산(고려시대)은 금천구의 진산이다. 산세가 북쪽을 바라보는 호랑이 모습을 닮아 일명'호암산'이라고도 한다. 호암산을 호압사가 있어 호압산으로 혼동하기도 한다. 

 

 

1391년 무학대사가 창건한 비보사찰로 사찰명은 '호랑이를 누른다'라는 뜻으로 지어졌는데 삼성산의 산세가 호랑이의 형상을 하고 있고 한양과 과천 등에서 호환으로 인한 피해가 잦다는 점술가의 말에 따라 '호랑이를 누른다'라는 뜻의 호압虎壓을 본따 지었다. 

 

 

바람 시원한 호압사를 뒤로하고 깔딱고개로 오른다. 깔딱고개엔 조금은 오르기 쉽게 나무테크로 계단을 잘 만들어 놓았으나 나는 옛길인 돌계단으로 오른다. 데크는 오르긴 편하긴 하지만 나는 등산스틱을 사용하는 지라 나무데크는 스틱 사용하기가 좋지 않아 되도록이면 흙길을 이용한다. 그런데 돌계단이 장난아니다. 괜히 깔딱고개란 이름이 붙은 것이 아니다. 

 

깔딱고개 옛길

다리도 아프고 헉헉대며 깔딱고개엘 오르면 눈앞에 펼쳐지는 금천구의 확트인 시원한 전망에 숨차게 올라온 보상을 받는다. 더군다나 오늘은 어쩜 하늘끝까지 막힘이 없이 탁 트였다. 티끌 하나없이 깨끗한 하늘이다.

너무 아름다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지평선 너머 어디메쯤 바다가 보이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이다.

와아~~~!!!

 

 

산에서 봤을 땐 아무리 봐도 웃고 있는 멧돼지머리(길쭉하고 날씬한...그래서 집돼지가 아닌)로 보였는데...이렇게 사진으로 보니 것도 아닌 것 같기도 하고....아님 말고...내 눈에 보이는 대로 느낄 뿐.

 

호암산정상이 멀지 않으나 나는 호암산성(불영암)방향으로 간다. 

 

 

여기서 오른쪽 석수역방향으로 가야한다.

언젠가 왼쪽길로 가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삼막사까지 갔더랬다.  그곳에서 안양유원지로 하산한 일이 있다. 굳이 선택하지 않았던 코스로 갔으므로 이번엔 정신 차리고 석수역방향으로~~^^

 

 

그러면 이런 멋진 너럭바위가 나타난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여기서 금천구의 풍경이 아름답다. 안양천을 경계로 금천구와 광명시가 한 눈에 들어온다.

시원시원한 전경에 그저 멍때리기 딱 좋은 곳이다. 이곳에서 커피도 마시고 가져간 간식으로 간단하게 요기를 한다. 

하늘멍, 도시멍, 바람멍, 비행기멍(5분, 10분 간격으로 비행기가 머리위를 지난다)

 

금천구와 광명시가 보이는 풍경이 일품이다

비행기가 정말 자주 지나간다. 것도 아주 낮게.

 

앉아서 쉬는 동안에 비행기가 연신 머리위를 지나간다. 내 생각엔 코로나로 인해 해외여행길도 막히고 해서리 공항에 운행하는 비행기도 없을 것 같은데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다.  단순한 나의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 비행기는 여전히 열일하고 있구나...

 

 

하늘이...구름이 너무 아름다운 날이었다.

눈이 닿을 수 있는 멀리까지 이리 시원스레 내달릴 수 있는 날도 그리 흔하지 않을 것이다.

 

 

예전에 예사로 지나치던 석구상을 오늘 자세히 보니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오잉? 눈코입이 귀여운 얼굴을 알아볼 수가 있다. 순하게 생긴 얼굴이다. 이래서야 어찌 호랑이의 기운을 누를 수나 있겠나 싶다.

오호라~ 안내문을 읽어보니 발과 꼬리도 있다하여 뒤태를 보니 동그랗게 말은 꼬리가 귀엽기 그지없다. 쓰담쓰담 해주고 싶었으나 가까이 갈 수가 없어서...

 

 

호암산성

 

 

 

가파르고 긴 돌계단을 내려서면 석수역 출발지로 돌아왔다. 3시간 조금 넘게 걸렸나보다.

하늘은 여전히 맑디맑고 하얀 뭉게구름은 더 많아졌다. 모처럼 호암산숲길을 걸었는데 참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