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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부드럽게 퍼지는 햇살이 참 예쁜 이른 아침의 산책은 상쾌하다.언제 그렇게나 더웠나 싶게 선선한 아침 기온이 춥게 느껴진다. 끝날 것 같지 않았던 더위도 결국은 물러갔다.그 산책길에서 만난 덩치 큰 폐기물(?).한 때는 거실 넓은 자리를 차지하고 가족의 사랑을 받았을 안마 의자.밤새 풀밭에 덩그러니 놓인 채 아침을 맞은 안마의자는 초라하다.폐기물 업체가 수거해 갈 건지, 새로운 주인을 만나기 위해 잠시 밖에서 대기하고 있는 중인지 알 수는 없다. 원래 있던 자리에서 물러나 어울리지 않는 장소에 놓여진 모습은 더 초라해 보인다.달도 차면 기운다고 저 안마의자는 그 역할을 다한 듯싶다. 그나저나 저런 덩치 큰 안마의자는 우선 집밖으로 꺼내는 일이 만만치 않겠다.덩치도 크고 무겁고...
8월의 마지막 일요일요 며칠 비가 오락가락, 소나기가 한바탕 퍼붓기도 하고 그런 날씨가 연일 이어진다. 궂은 날에는 꼼짝을 안 하는 남편이다. 그런 줄은 알지만 어제오늘 종일 집에만 있는 남편이 보기 싫어서 오후에 날씨도 개였고 하여 모처럼 항동 푸른 수목원에 다녀오자 했더니 귀찮다며 혼자 갔다 오란다. 내가 가고 싶어서가 아니라 종일 집에만 있는 게 보기 싫어 가자 하는 건데 혼자 가라니...억지로 일으켜 세워 앞장을 서게 했다. 애도 아니고 참....ㅉㅉㅉ결론은 수목원 한 바퀴 도는 사이 기분이 좋아진 남편.저녁을 먹고 들어가자 한다. 암요 그럴 겁니다~~^^ 항동 푸른수목원은 행정상 구로구로 광명시 경계에 있다. 전철 7호선 천왕역에 내려 잠시 걸으면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폐철로인 항동철길을 따라 ..
목요일 점심은 복지관 식당을 이용하는 날이다.2026년 하반기 강좌 신청을 하면서 혹시 모를 불합격을 우려하여 3개 과목을 신청했는데 어쩐 일인지 다 당첨이 된 거다. 팔을 다친 탓으로 당분간 할 수 없는 '난타'를 대신하여 신청한 '라인댄스', 요즘 어디서건 AI, AI 하니까 당첨되면 좋고 안 돼도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신청한 'AI활용반', 그리고 몇 년 전부터 계속해오고 있는 중국어회화반.라인댄스나 AI활용반, 이 두 과목은 인기 강좌라 경쟁률 장난 아닌데 당첨이 된 거다. ㅎㅎ아무튼 중국어와 라인댄스는 화, 목 오전에, AI활용반은 목요일 오후다. 그러다 보니 목요일에 3개 강좌가 다 있는 날이다. 하여 오전에 두 개 과목을 듣고 나면 12시 20분. 오후 2시에 AI활용 수업이 있기 때문에 집에..
「새 한 마리가 날아왔다.」로 시작한 소설은 온갖 다양한 새들의 이야기로 장장 50페이지까지 이어진다. 개똥지빠귀라는 철새 이야기만 주구장창 나오니 어떤 이는 아마도 너무 지루하다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개똥지빠귀 이야기는 지루할 틈 없이 흥미진진하다. 드디어 50페이지에 이르러 '사람'이라는 단어가 나온다. '개똥지빠귀 한 마리가 머나먼 북방 대륙에서 날아와 반도의 남쪽 서해안에서 인연의 씨앗이 되어 팽나무가 생겨난 지 이백 하고도 오십해 가까이 지났을 즈음, 사람의 세상은 조선이라는 왕국이었다.' /50 팽나무는 인연과 관계의 순환이며, 만나고 헤어지고 다시 만남의 반복으로 이어지는 모든 생명있는 것들이 모여드는 곳, 그곳에 600년 넘은 팽나무가 있다. 한 마리 새의 죽음으로 그 뱃속..
여름만 되면 초파리로 인해 괴롭다. 쓰레기통 주변이나 음식물쓰레기통 근처나, 온 집안을 설치고 다닌다.식탁 주변이나 얼굴 주위를 날아다니는 초파리로 짜증이 장난 아니다.약도 뿌려보고 쓰레기통 청소며 나름 청결에 신경을 써도 초파리를 이길 수가 없었다.오죽하면 과일 껍질은 따로 냉장고 안에 보관하기도 하였지만 그래도 그 걸로는 초파리를 이길 수가 없다. 그러다 우연히 다이소 초파리 유인 트랩을 보게 되었고 긴가민가 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구입하였다. 다양한 모양의 트랩이 있었는데 나는 초파리끈끈이를 샀다. 가격도 2,000원으로 저렴하다.설치하는 방법도 간단하다.설치 후 며칠 지나면서 초파리가 끈끈이에 붙어 있는 걸 보니 통쾌하다.유쾌, 상쾌, 통쾌!!변비약 선전 문구 못지않게 초파리트랩도 그랬다.다이소 초..
할리우드의 명장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이 구현해 낸 3시간짜리 장대한 대서사시 '오디세이'는 2700년의 시간을 거슬러 재 소환됐다. 원전을 읽지 않아도 누구나 다 아는 스토리, 화장실을 꾹 참아야 하는 3시간이라는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푹 빠져서 몰입을 하게 된다. 지루한 줄 모르고 3시간이 훌쩍 지났다. 오디세이는 트로이전쟁을 승리로 이끈 이타카의 왕 오디세우스(맷 데이먼)가 전쟁을 끝내고 귀향하는데 걸린 10년의 모험을 담고 있다. 귀향 10년의 과정에서 점점 성숙해 가는 오디세우스.노스토스 : 귀향휘브리스 : 오만하지 말아야 한다.메티스 : 지략, 꾀, 술수 (꾀가 많은 오디세우스)폴리트로폰 : 다양한 경험을 한, 많은 경험이 있는 그가 10년의 귀향길에 만나는 괴물들도 어쩐지 낯설지 않았다...
8월 첫 주에 기아자동차 휴가가 시작되었다.6시 아침 운동을 하면서 텅 빈 도로를 보며 뭐지? 싶었다.아! 기아자동차 휴가기간이구나.끝도 없이 꼬리물고 서있던 물류차량들이 보이질 않는다. 휑한 도로... 덥고 비도 자주 내리던 7월의 어느 날 아침 6시.늘 가던 광명동굴로의 아침 운동을 나선 날이다.길 건너 충현역사공원에 체조하는 사람들이 보여서... (매일 보였지만 하필 이 날은 길을 건너가 보았다.) "기공체조"이며 오전 6시~7시까지 무료로 진행하는 거란다. (월요일~금요일)나도 뒷자리에 서서 어설프게 따라 해 봤다. 이거 계속할까 말까 생각을 해보았는데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단 하는 게 좋은 거 같아 참석하기로 마음먹었다. 새로운 도전!!이후 거의 한 달째 빼먹는 날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열심히..
봄꽃만 꽃인 줄 알면 여름꽃이 섭섭하다. 봄꽃은 늘 환대받지만 여름꽃은 더위와 땀에 밀려 자주 잊힌다.짙은 녹음 사이에 붉은 꽃이 박혀있다. 푸른빛이 깊을수록 붉은빛은 더 선명하다. 한낮에도 꽃은 고개를 숙이지 않고 불붙은 듯 피어난다. 바람에 꽃잎은 흐트러지지만, 물에 비치면 그 흔들림마저 풍경이 된다. 여름 가지는 이미 짙은 푸름, 붉은 꽃받침은 선명히 달려 있다.한낮의 햇살은 이글이글, 꽃빛은 타오르는 불길 같구나.바람에 뒤채어 잠시 어지럽더니, 물에 비치자 다시 곱게 빛난다.돌아와 창가의 글자를 보아도, 눈앞엔 아직 환한 빛이 가득하네.- '여름꽃 환하게 피다(하화명. 夏花明)' 위응물( 韋應物 737~791) - 이글이글 뜨거운 여름 햇볕 속에 배롱나무 붉은 꽃이 그 뜨거운 태양을 그대로 받..
한강 작가가 노벨상을 수상하기 전 일찌감치 '채식주의자'를 읽었었다. 당최 이해되지 않은 기이한 내용이었다. 한강 작가는 금방 잊혔다. 그리고 2024년 10월 10일에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자로 선정된 소식에 참으로 놀라웠다. 온 국민이 축하할 일인데 어찌 된 일인지 그 대단한 수상 소식이 흐지부지 된 듯한 느낌이 들었었다. 6월 초 팔을 다치고 며칠 입원해 있는 동안 병원 복도 끝 작은 북카페에서 '소년이 온다'를 발견(?) 하였다. 한 손 만으로 책장을 넘기며 책을 보기가 쉬운 일이 아님을 새삼 알게 되었고, 책 내용상 가볍게 훅 읽기가 쉽지 않았다.그래그런지 그리 두껍지 않은 책인데 이삼일 걸렸다.이 책의 시간적 배경은 1980년 5월 18일 광주민주화운동에서 2010년 즈음이다. 당시 현장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