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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배롱나무 여름꽃 본문
봄꽃만 꽃인 줄 알면 여름꽃이 섭섭하다. 봄꽃은 늘 환대받지만 여름꽃은 더위와 땀에 밀려 자주 잊힌다.
짙은 녹음 사이에 붉은 꽃이 박혀있다. 푸른빛이 깊을수록 붉은빛은 더 선명하다. 한낮에도 꽃은 고개를 숙이지 않고 불붙은 듯 피어난다. 바람에 꽃잎은 흐트러지지만, 물에 비치면 그 흔들림마저 풍경이 된다.

여름 가지는 이미 짙은 푸름, 붉은 꽃받침은 선명히 달려 있다.
한낮의 햇살은 이글이글, 꽃빛은 타오르는 불길 같구나.
바람에 뒤채어 잠시 어지럽더니, 물에 비치자 다시 곱게 빛난다.
돌아와 창가의 글자를 보아도, 눈앞엔 아직 환한 빛이 가득하네.
- '여름꽃 환하게 피다(하화명. 夏花明)' 위응물( 韋應物 737~791) -




이글이글 뜨거운 여름 햇볕 속에 배롱나무 붉은 꽃이 그 뜨거운 태양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
숨이 막힐 듯 덥다가도 배롱나무 꽃을 보면 배시시 웃음이 난다.
너무 태연하게 불타고 있는 아름다운 붉은 꽃.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자꾸 눈길이 가고 급기야 사진을 찍게 만든다.
햇빛 속에 배롱나무 꽃을 찍느라 내 얼굴이 붉게 익는다.
너무 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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