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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내가 기억하는 백양사는 산속 깊은 곳에 있는 절이었던 거로 남아있다.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 우연히 찾은 백양사는 주변이 온통 주택가다. 수십 년 전 성안동 일대가 택지조성을 하네마네 하는 걸 모르진 않았지만 이렇게 도심으로 변한 걸 보는 건 처음이다. 변하지 않은 게 없지만 이곳 함월산 자락 역시 변해도 많이 변했다. 태화복합문화공간 만디에서 데이비드 호크니 몰입형 미디어 아트 전시 영상을 보고는 길을 건너 백양사로 갔다. 일주문을 들어서자 이렇게 달마대사가 정 중앙에 서서 대중을 반기다니 놀랐다. 달마대사는 현학적인 철학체계에 갇힌 그 시대의 불교에서 벗어나 본래의 청정한 자성에 눈 떠 바로 성불하라는 설법을 평이한 구어로 설하였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새 불교의 이상을 달마에게 구하였다고 한다. 달..

옛날부터 숱한 신비한 변화를 간직하고 인류와 역사를 함께 해온 바다! 잔잔함의 평화로움이 있는가 하면 폭풍우를 동반한 성냄도 있다. 대개의 사찰이 산중 깊숙이 있는 것과는 달리 해동용궁사는 이름 그대로 검푸른 바닷물이 바로 발아래서 철썩대는 수상법당이란 표현이 옳을 것이다.무한한 자비의 화신인 관세음보살님은 이런 바닷가 외로운 곳(海岸孤節處)에 상주하시며 용을 타고 화현 하신다 하셨다.그래서 우리나라의 관음신앙이 해안이나 섬에 형성되어 있으니 양양 낙산사, 남해 보리암, 해동용궁사로 한국의 삼대 관음성지의 한 곳이며, 민족의 영산인 백두대간이 남랑을 타고 태백을 줄달음해 태평양을 건너기 전 동해의 최남단에 우뚝 솟아 멈춰 서니 이곳이 곧 해동제일 대명지(海東第一 大明地)라, 해동용궁사는 본래 고려우왕 2..

오늘은 아침에 일찌나서 화성 용주사를 갔다. 21일 동짓날에 진안고원길 가는 날이라 19일이 동지기도 입재날이기도 하여 미리 다녀왔다. 한산한 주차장에 가뿐하게 주차를 하고 경내로 들어 가니 동짓날 준비로 한창이다.마침 오전 10시 예불 시간이라 동참을 하였다.예불만 참여한 거라 긴 시간은 아니지만 예불을 하는 동안 발이 시려왔다. 덧버선을 가져오지 않은 걸 후회했다. 용주사 사무실에서 달력을 받아 들며 설레였다. 새해!매년 달력을 받을 때 흥분되고 떨리는 이 마음이 어제인 듯 한데 벌써 1년 전이라니...다시 동지날 새 달력을 받았다.그리고 남은 한 장의 견딜 수 없는 가벼움이 싫어서 12장의 묵직한 1월로 교체한다. 2025년 달력은 12장의 인도 사찰 사진로 되어있다.사찰도 12개, 지혜의 말씀..

12월 17일(토) 가을 단풍으로 유명한 내장산 내장사의 겨울 설경도 일품이다. 눈이 예쁘게 쌓인 단풍길을 걷는 호사를 언제 누려보겠냐 하였던 날이다. 겨울날, 빈 가지로 남은 단풍나무가 줄지어 서있는 눈길을 걸어 내장사 경내로 들어선다. 내장산 일주문에서 내장사에 이르는 양 옆 단풍나무 터널은 아름다운 숲으로 지정될 만큼 내장산단풍 중에서도 으뜸을 자랑하는 곳이다. 빈 가지만 남은 단풍나무지만 한 겨울 눈 속에 단풍나무 터널 모습 또한 일품이다. 내장사(영은사 지)는 지방기념물 제63호로 백제 무왕 37년(서기 636) 영은조사가 현재의 부도전 일대에 50여 동의 대가람을 세우고 영은사라 칭했다. 지금의 내장사는 1958년 다천스님이 대웅전을 완성하고, 그 후 국립공원 개발계획에 따라 일주문, 명부전,..

'귀신사歸信寺'는 전북 김제시 금산면 청도리 모악산 기슭에 있는 사찰이다. 신라 문무왕 16년(676)에 의상대사가 창건하고 당시에는 국신사國信寺라 하였으며 국신사國神寺로 표기되기도 한다. 신라 말 도윤이 중창 한 뒤 현재의 이름(歸信寺)으로 개칭하였다. 귀신사는 금산사의 말사이다. 일주문도 없이 그저 계단을 올라서면 보물로 지정된 대적광전이 지척이다. 돌아올 歸, 믿을 信자를 쓰는 귀신사歸信寺는 영원을 돌아 다니다 지친 신이 쉬러오는 자리이다. 흔히 생각하는 그 귀신이 아니다. 자칫 귀신이란 발음으로 인해 오해가 있기도 하다. 현존하는 건물은 보물 제826호로 지정된 대적광전을 비롯하여 명부전. 산신각. 요사채 등이 있고, 주요 문화재로 귀신사 3층석탑(전라북도유형문화재 62). 귀신사부도(전라북도유형..

일요일 아침, 날씨 좋은 휴일이라 마음 단디 먹고 출발한 길인데 어인 일인지 한산한(?) 도로를 달려 오전 9시40분에 안성 석남사 주차장에 도착을 하였다. 초입에 서운산자연휴양림을 지나 올라오면 석남사 주차장이다. 다소 좁다싶은 주차장에 주차된 차량은 좀 있었으나 그리 어렵지 않게 주차를 하였다. 석남사 입구에 도깨비 촬영지라는 안내가 있고 화사한 벚꽃 아래 석남사 입석이 있다. 주차를 하고 차에서 내리니 제일 먼저 이 큰 꽃나무의 자태에 절로 감탄을 하게 된다. 마침 눈처럼 하얀꽃이 피어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풍기고 있었다. 분명 벚나무는 아니고 이 크고 아름다운 나무가 무엇인지 너무 궁금하여 종무소에 계시는 분께 물어보았다. 돌배나무라고 한다!!! 이 아름다운 꽃이 20여일 후면 지고 만다고. 마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