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고색창연한 시골의 작은 절 '김제 귀신사' 본문

사찰여행

고색창연한 시골의 작은 절 '김제 귀신사'

다보등 2022. 6. 20. 21:50

'귀신사歸信寺'는 전북 김제시 금산면 청도리 모악산 기슭에 있는 사찰이다.

신라 문무왕 16년(676)에 의상대사가 창건하고 당시에는 국신사國信寺라 하였으며 국신사國神寺로 표기되기도 한다.

신라 말 도윤이 중창 한 뒤 현재의 이름(歸信寺)으로 개칭하였다. 

 

 

 

귀신사는 금산사의 말사이다. 일주문도 없이 그저 계단을 올라서면 보물로 지정된 대적광전이 지척이다.

돌아올 歸, 믿을 信자를 쓰는 귀신사歸信寺는 영원을 돌아 다니다 지친 신이 쉬러오는 자리이다.

흔히 생각하는 그 귀신이 아니다. 자칫 귀신이란 발음으로 인해 오해가 있기도 하다.

 

 

현존하는 건물은 보물 제826호로 지정된 대적광전을 비롯하여 명부전. 산신각. 요사채 등이 있고, 주요 문화재로 귀신사 3층석탑(전라북도유형문화재 62). 귀신사부도(전라북도유형문화재 63). 귀신사석수(전라북도유형문화재 64) 등이 있다.

 

대적광전 보물 제826호
명부전

 

임진왜란 때 절이 불 탄 후 복구한 건물로 보이는 대적광전은 보물 제826호로 지정되었으며  다포계 맞배지붕으로 양옆에 풍판을 달았다. 앞쪽 처마는 겹처마이고 뒤쪽 처마는 홑처마로 된 것이 특이하다. 정면 3칸에는 빗살 창호를 달고 좌우 퇴간은 벽체로 처리했다. 본래 이 건물은 2층으로 지어졌었으나 조선 순조 23년(1823)에 1층으로 낮추어 다시 지어졌다. 안에는 천장까지 닿을 만큼 거대한 소조 비로자나 삼불좌상(보물 제1516호)이 모셔져 있다.

 

 

법法, 보報, 화化 삼신불(비로자나불, 석가모니불, 노사나불)을 모셨다. 모두 소조불인데 1980년에 금물을 입혔다. 건물에 비해 불상이 너무 커서 앞에 선 사람은 머리를 한껏 뒤로 젖혀야 불상의 얼굴이 보일 정도다. 귀신사 소조 비로자나 삼불좌상은 보물 제1516호로 지정되었다.

 

 

귀신사 뒤편으로 높은 언덕 위에 귀신사 석탑, 귀신사석수가 있다.

귀신사 일대를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멋진 풍경도 덤으로 즐길 수 있다.

 

 

불교와 민간신앙의 남근숭배사상이 어우러진 신앙미술품으로 남서쪽 솔개봉을 향해 엎드려 앉은 사자상은 고려시대에 만든 것이다. 등 위에 남자의 성기처럼 생긴 마디진 돌기둥을 세웠으며 그 위에 또 하나의 작은 돌기둥을 얹었다. 전하는 말에 따르면 이 사자상은 이곳 지형의 나쁜 기운을 누르기 위해 세웠다고 한다.

 

귀신사석수,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64

 

귀신사 삼층석탑

고려 시대에 세워졌을 것으로 여겨지는 백제 양식을 계승한 석탑으로 꼭대기 부위가 크게 손상되었다. 높이는 4.5m로 몇 장의 판석으로 짜인 층단식 기단은 외곽석을 포함하여 3단을 이루지만 높이와 폭이 축소되어 1층 지붕돌의 폭보다 좁다. 

 

귀신사 3층석탑, 전라북도유형문화재 62

 

바다와 가깝고 내륙으로 가는 길목인 요충지며 넓은 평야와 모악산에 자리한 지리적 요인 때문일까?

고려 말 왜구가 창궐하면서 귀신사는 수난을 당하여 사격이 쇠퇴하고 이는 조선초까지 이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조선 초 설잠 김시습(1435~1493)이 귀신사를 찾아 남긴 한 편의 시는 당시 모습을 잘 보여준다.

 

 

가을 풀 가득한 곳 석양 중에 와보니

홀로 선 빈산에서 생각은 끝없어라

돌탑은 무너진 채 꽃비만이 내리고

깨진 비석 들풀에 엉켜있는 듯하네

얼마간의 성패야 흘러가는 물 같은 것

옛날에도 관하에서 기러기를 보냈지

세상의 흥망이 모두 이와 같을까

/김시습

 

요사채
대적광전 앞 배롱나무

 

귀신사를 나와 오른편으로 조금 걸어 나오면 김제 청도리 삼층석탑이 있다.

형태와 양식으로 보아 고려시대에 만든 것으로 여겨진다. 몸체와 지붕이 일부 부서지거나 없어졌지만 대체로 원형을 간직하고 있는 편이다. 장식이 별로 보이지 않는 소박한 탑이다. 인근에 있는 귀신사와 관련이 있는 탑으로 보인다. 전라북도 문화재자료 제153호로 지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