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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여행

돌배나무 꽃이 아름다운 4월의 서운산 석남사

다보등 2022. 4. 19. 11:52

일요일 아침, 날씨 좋은 휴일이라 마음 단디 먹고 출발한 길인데 어인 일인지 한산한(?) 도로를 달려 오전 9시40분에 안성 석남사 주차장에 도착을 하였다. 초입에 서운산자연휴양림을 지나 올라오면 석남사 주차장이다. 다소 좁다싶은 주차장에 주차된 차량은 좀 있었으나 그리 어렵지 않게 주차를 하였다. 석남사 입구에 도깨비 촬영지라는 안내가 있고 화사한 벚꽃 아래 석남사 입석이 있다. 

 

 

주차를 하고 차에서 내리니 제일 먼저 이 큰 꽃나무의 자태에 절로 감탄을 하게 된다.

마침 눈처럼 하얀꽃이 피어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풍기고 있었다.

분명 벚나무는 아니고 이 크고 아름다운 나무가 무엇인지 너무 궁금하여 종무소에 계시는 분께 물어보았다.

돌배나무라고 한다!!!

이 아름다운 꽃이 20여일 후면 지고 만다고. 마침 제 때 잘 왔다고.

일부러 때 맞춰 온 것은 아니지만 아름다운 돌배나무 꽃을 한아름 선물을 받은 것 같이 기분이 좋았다.

 

돌배나무

 

무섭게 인상을 쓴 것 같으나 실상은 귀엽게 보이는 사천왕상을 지나 경내로 들어서면 마당이랄 것도 없이 위로 쭉 뻗은 긴계단 위에 대웅전이 있다. 

 

 

특이하게도 계단 양옆으로 기와를 얹은 담장이 이어진다.

그 계단은 대웅전까지 3단의 축으로 쌓았는데 대웅전으로 오르는 웅장함이 느껴졌다. 

그 계단을 오르는 느낌이 일반 계단 오를 때와는 사뭇 다르다.

그래서 도깨비 촬영지로 선택되었나 싶다. 

 

 

석남사는 통일신라시대에 건립되었고 고려 초기 해거국사가 중창을 하였다고 전해지는 천 년이 넘은 유서깊은 절이다.

임진왜란 때 소실 후 조선 후기에 다시 중수하였다.

문화재로는 석남사 대웅전(경기유형문화재 제108호), 석남사 영산전(보물 제823호) 등이 있다.

 

 

웅장하고 엄숙한 느낌을 주는 긴계단을 올라 가다보면 대웅전 아래 오른편으로 영산전(보물 제823호)이 있다.

날렵하고 멋스럽게 치켜 올려진 정면 3칸, 측면 2칸의 다포계 공포를 갖춘 팔작지붕이다. 

영산전은 석가모니불과 그의 일대기를 그린 팔상전을 함께 모신 불전이다. 

1562년 처음 건립하였으며 임진왜란 때 소실을 면하였다.

 

석남사 영산전, 보물 제823호

 

 

대웅전 앞 쪽에 걸린 알록달록 풍등은 일반적으로 절에서 보던 연꽃등과는 다른 모양이다.

드라마 도깨비에서 공유(김신)가 왕과 누이를 위해 날리던 풍등을 표현한 듯하다.

스님의 낭낭한 불경소리가 들리는지라 대웅전 아래에서 삼배만 하고 영산전을 한 바퀴 돌았다.

 

 

대웅전 아래 계단에서 바라본 석남사와 4월의 서운산 봄 풍경이 아름답다.

이곳은 김신이 자신을 죽이라 하였던 왕과 그의 누이 동생을 위해 풍등을 날리던 곳이기도 하고,

김신과 왕려가 서로를 알아보고 만나는 극적인 장소이기도 하다.

 

 

석남사는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로 소문이 난 후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절이 되었단다.

드라마 도깨비를 재미있게 보았던 터라 벚꽃나무 아래 도깨비 칼이 그려진 곳에서 공유 대신 남편을 세워보았더니...

영 느낌이 안나더라는...ㅋㅋㅋ

 

 

도깨비는 어떤 드라마인가 하면,

김신(공유)은 고려의 장군이었다.

전장에서 계속 승리를 거두었고 왕에게 승리를 고하러 돌아온 그에게 내려진 어명은 죽음이었다.

가슴에 검이 꽂혔고 그렇게 죽나 싶었지만,

무슨 신의 의도였는지 가슴에 검이 꽂힌 채 죽지 못하고 그렇게 900여 년이 넘는 세월을 살아간다.

그가 불멸의 삶을 끝낼 수 있는 방법은 오직 도깨비 신부를 만나

그녀가 자신의 가슴에 꽂힌 검을 뽑아주는 것 밖에 없었다.

그렇게 천년을 살아내고 있는 김신이었다.

 

 

돌배나무 꽃이 화사한 4월의 석남사 풍경은 도깨비 촬영지라는 것보다 더 인상적이다.

돌배나무는 석남사 명물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겠다. 

돌배는 그냥 먹지는 않고 효소를 담그는 용도로 쓰인다고 한다.

가을에 돌배가 주렁주렁 달렸을 어떤 좋은 날에 석남사엘 와야겠다는 이유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