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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15박 16일, 315킬로미터, 폭풍의 언덕을 지나 북해까지. 작가 이영철은 오래 다녔던 직장에서 퇴직하자마자 배낭 하나 둘러매고 도보여행을 시작했다. 사는 것이 바빠 오래도록 마음 한편에 접어두었던 꿈, '세계 10대 트레일'을 완주하고 싶다는 소망은 그렇게 현실이 되었다. 퇴직 후 5년 만에 영국 '코스트 투 코스트'를 비롯해 10대 트레일을 모두 완주했다고 한다. 섬나라 영국은 지형적으로 우리 한반도와 닮았다. 반도에는 견고한 휴전선이 남북을 가르고, 섬의 허리에는 고대 성벽의 흔적이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를 구분 짓는다. 스코틀랜드 바로 아래쪽인 잉글랜드 북부 지방을 서해안에서 동해안까지 횡단하는 총거리 315킬로미터 도보여행길을 가리켜 '코스트 투 코스트 (Coast to coast Walk CT..
올리버 색스 '고맙습니다' 책을 상호대차로 신청하여 동네 도서관에서 책을 받으며 아! 하는 소리가 나왔다. 도서관 사서도 많은 책들 속에서 이 책을 한참 만에 찾아내었다. 그렇게 얇고 작은 책이다. 이 책은 핸드백에 넣고 다니며 메모할 수 있는 수첩 정도의 크기에 딱 그 정도의 두께이다. 삶의 마지막 2년 동안 쓴 에세이 네 편을 묶은 이 책에서 올리버 색스는 나이 든다는 것과 질병 그리고 죽음을 놀랍도록 우아하고 또렷하게 응시한다. 2005년 진단받았던 희귀병 안구 흑색종이 9년이 지난 후에 간으로 전이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러한 종류의 암에는 선택할 수 있는 치료법이 얼마 되지 않았고 의사들은 그가 살 수 있는 날이 6개월밖에 안 될지 모른다고 예측했다. 시한부 판정을 받은 색스가 남은 몇 달..
넥플릭스 중국영화 '人生大事'를 보고... 인생에서 죽음보다 더 큰일은 없다 (영화 대사 중...) 아버지의 장의업체 '상천당上天堂'을 물려받은 산메이(주일룡)는 그냥저냥 사명감 없이 장의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샨메이는 어느 날 외할머니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도 없고 이해도 할 수 없는 어린 샤오원(양은우)의 외할머니 장례식을 맡아 치르게 되었다. 외할머니와 단 둘이 살고 있던 샤오원은 이미 외할머니의 장례식이 끝났는 데도 산메이를 쫓아다니며 외할머니를 내놓으라고 생떼를 부린다. 생떼에 시달리던 산메이는 샤오원에게 화장터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를 보여주며 '외할머니는 이제 두 번 다시 볼 수 없다. 외할머니는 사라진 게 아니라 연기가 되어 하늘로 올라가 별이 되었다.'라고 말해 준다. 그날 이후 샤오원은 홀..
무려 백 년 전 남자들만 할 수 있다는 지휘자에 도전장을 내민 당찬 여성 안토니아 브리코가 있었다. 클래식 음악사 최초로 뉴욕필을 지휘한 여성 지휘자로 역사에 기록된 실존 인물 안토니아 브리코의 삶을 담은 영화 를 보았다. 더 컨덕터는 2018년 발표된 네덜란드 영화이다. 우리나라엔 2019년 11월에 개봉되었다. 나는 음악에 대해서 더군다나 지휘자에 대해서는 더욱 문외한이지만 100년 전 여성의 지위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영화는 1920년대를 배경으로 안토니아 브리코가 지휘자로 활약하는 화려한 순간뿐 아니라 그녀가 이겨내야만 했던 차별의 괴로운 시간과 모습까지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Antonia Brico (1902.06.26. ~ 1989.08.03) 캘리포니아 버클리 음대에서 지휘를..
신윤복의 월하정인은 눈썹달 아래 담 모퉁이에서 은밀히 이루어지는 밀회장면을 포착한 잘 알려진 그림이다. 이 작품은 서울 간송미술관에 소장된 국보 제135호 《혜원전신첩(蕙園傳神帖) - 신윤복 필 풍속도 화첩(申潤福筆風俗圖畵帖)》에 수록된 풍속화 중 하나이다. 아래 정보는 네이버 검색에서 옮겨 왔다. 그림 속의 눈썹달은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달이 아니라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그림을 그릴 때 초승달을 잘못 그린 것으로 단순하게 생각했지만 충남대 천문우주과학과 겸임교수 이태형 님이 승정원일기를 토대로 천문학적으로 분석하여 이 그림이 그려진 날짜와 시간대를 추정했다고 한다. 일상적으로 밤에는 달의 볼록한 면이 위를 향할 수 없다. 이는 달의 볼록한 면 쪽에 태양이 있기 때문이다. 밤에는 태양이 없어서 달의 ..
는 책 보다 '일 포스티노' 영화로 먼저 보았다. 원작이 있는 영화는 늘 그렇듯 원작이 궁금하여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든다. 이야기의 흐름은 마리오가 중심이지만 소설은 시인 네루다의 이야기이다. 실존 인물 네루다와 가상 인물 마리오의 우정을 통해 인간적인 네루다의 모습을 그린다. 저자 안토니오 스카르메타는 시인에게 헌사하는 마음으로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책과 비교해보면 영화와 원작은 내용과 결말이 다르다. 그러나 영화나 소설은 우체부 마리오는 네루다에게 우편물을 배달하면서 점차 시를 좋아하게 되고 그런 마리오와 세계적인 시인 네루다의 우정을 다루고 있다. 안토니오 스카르메타의 소설 '네루다의 우편배달부' 칠레 산티아고에서 120km 떨어진 이슬라 네그라 마을에 시인 네루다가 정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