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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 /한강 소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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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 /한강 소설

다보등 2026. 7. 21. 21:32

한강 작가가 노벨상을 수상하기 전 일찌감치 '채식주의자'를 읽었었다. 당최 이해되지 않은 기이한 내용이었다. 한강 작가는 금방 잊혔다. 

그리고 2024년 10월 10일에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자로 선정된 소식에 참으로 놀라웠다. 온 국민이 축하할 일인데 어찌 된 일인지 그 대단한 수상 소식이 흐지부지 된 듯한 느낌이 들었었다. 

 

6월 초 팔을 다치고 며칠 입원해 있는 동안 병원 복도 끝 작은 북카페에서 '소년이 온다'를 발견(?) 하였다. 

한 손 만으로 책장을 넘기며 책을 보기가 쉬운 일이 아님을 새삼 알게 되었고, 책 내용상 가볍게 훅 읽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그런지 그리 두껍지 않은 책인데 이삼일 걸렸다.

이 책의 시간적 배경은 1980년 5월 18일 광주민주화운동에서 2010년 즈음이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과 이후 남겨진 사람들의 삶.

어지러운 상황의 깊숙한 곳에 있는 인물들의 죽음과 살아남은 사람들의 트라우마에 대해 뼛속 깊은 곳까지 전율이 나도록 써 내려간 작품이다.
5.18 당시 15살 소년 동호는 친구 정대의 죽음을 목격한 것을 계기로 도청 상무관에서 시신을 관리하는 일을 돕게 된다.
그때 동호와 같이 있던 사람들이 각 챕터마다 화자로  나온다.

 

 

<소년이 온다>는 한강이 쓴 광주 이야기이다.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그날 파괴된 영혼들이 못다 한 말들을 대신 전하고 있다. 내용은 너무 무겁고 슬프고 분노가 일어나고 가슴이 무거워지지만 저자의 표현력과 진행력이 매우 돋보이는 책이다.  5월 광주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나올 만큼 나오지 않았나 싶지만 이미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였지만 그게 다는 아닌 것 같다. 

봄날의 오월을 지나 그 여름을 건너지 못한 동호, 동호를 떠올리며  <소년이 온다>를 읽어 보길 추천한다.

 

정치가 폭력을 만들고 그게 개인의 삶을 파괴하는 이 순환.

이 소설은 그 이후의 삶을 보여준다. 5월보다 더 잔인했던 그 가을까지.

그리고 5년, 10년, 20년, 30년.

거기에 없었던 그들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모나미 검은 볼펜이 악몽인 그들.

삶이 거기에서 멈춰있고 그 전으로 돌아가지 않는.

지금도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시선이 다른 무리가 있다. 정치가 바뀔 때마다 정쟁에 이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책을 쓴 작가가 노벨상을 받았다. 작가는 진실 만을 쓰고, 노벨상은 진실을 쓴 작가에게 상을 준다.

다른 상도 아니고 노벨문학상이다.

 

책 마지막에 에필로그가 있다.

작가가 이 소설을 쓰기 위해 동호의 흔적을 찾고 사람들을 만나고 현장에 가보는 과정들이 있다.

에필로그에는 작가의 고뇌와 진실을 향한 걸음이 담겨 있다. 에필로그 만으로도 책이었다.

이 책을 병원에서 읽었고, 퇴원 후 도서관에서 대출하여 다시 읽었다. 끝나지 않는 오월, 피지 못한 아이들의 영혼을 위한 간절한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