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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한라산둘레길 9,8,7구간을 걷고 나니 4시가 넘은 시간이다. 점심으로 김밥 한 개씩 먹은 터라 다들 허기가 진다. 성산일출봉 근처 '성산 흑돈쭐'이라는 식당에 예약이 되어있단다. 식당까지 50여분을 가는 버스 안에서 대부분 잠이 들었었다. 신호에 걸려 멈춰선 버스 차창으로 보이던 '오늘은 말고기 먹는날' 간판이 신기하고 낯설었다. 말고기는 제주에서 먹어 볼 수 있다던데 혹시 누구 먹어봤나 싶어 물어 봤더니 일행들 중 누구도 말고기를 먹어본 적이 없다며 호기심있게 내다보았다. 밖에서도 볼 수 있게 출입구쪽 벽면에 메뉴판을 붙여 놓았다. 마 사시미, 마 육회, 마 구이 등등 1인분 20,000 말 내장탕이나 말곰탕, 말 육회비빔밥도 있다. 무한리필 코스도 있다. 1인분 29,000원 혹시 말고기에 관심 있..
꽃샘추위로 3월 끝자락이 되어서야 우리 동네에 산수유도 피었고 매화꽃도 피었다. 그동안 아랫녘 동네에 온갖 봄꽃 소식들이 올라와도 우리 동네는 꿈쩍도 안 하더니 눈 가는데마다 산수유와 매화꽃이다. 사람 심리가 묘한게 그렇게 기다리던 꽃 소식이건만 이제야 피는 산수유도 시큰둥하고 매화꽃을 봐도 시큰둥하다. 그러다 오늘은 어느 빌라 옆에 목련꽃이 화사하게 핀 걸 보았다. 제법 먼거리였는데 일부러 목련꽃을 보러 길을 건너갔다. 이제 막 피기 시작한 지금이 가장 이쁠 때이다. 봉긋봉긋~~ 목련꽃을 감상하고 30여분을 더 걸어 도서관 가는 길에 한내천을 따라 노란 산수유가 활짝 피었다. 그 옆으로 개나리도 피기 시작을 하였다. 활짝 핀 산수유에 비해 개나리는 겨우 노란색만 내비친다. 개나리는 노란색을 보여 주며 ..
3월 16일 9구간 숫모르편백숲길을 한라생태숲에서부터 역방향으로 걷고 절물자연휴양림 정문을 빠져나와 도로를 잠시 걷다 보면 8구간 절물조릿대길로 접어든다. 나무데크로 길이 나있어 작은 풀들을 밟지 않고 걸을 수 있다. 비나 눈이 녹아 질척거리는 흙길도 밟지 않고 걸을 수 있다. 어쩌면 도보꾼들을 위한 배려이기도 하고 생태계 보호를 위한 조치가 아닌가 싶다. 8구간 입구를 들어서면 민오름을 향해 잠시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길은 오른쪽으로 꺾어지고 사려니숲 가는 방향으로 이어진다. 한라산둘레길 8구간 절물조릿대길 3km, 1시간 역방향 코스 안내 : 절물자연휴양림 입구 - 사려니숲 주차장 - 사려니숲 입구(비자림로) 절물조릿대길은 2013년 사려니숲길~봉개 3km 구간 조성된 숲길을 말하며, 2016년 사려..
3월 15일 금요일 늦은 시간에 하나둘 제주공항에 집결하였다. 도착 시간대가 오후 5시 이후로 각자 알아서 비행기표 구입하였고 한두 시간 차이로 14명의 일행들이 모였다(내일 새벽 시간대에 4명이 더 올 예정이다). 제주공항에서 렌터카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하여 15인승 승합차를 수령하였다. 렌터카회사 인근에 미리 예약된 식당(오후 7시 영업종료)은 7시가 넘어 도착한 우리를 위해 영업시간을 넘겨 문을 열어 두고 있었다. 붉은오름자연휴양림에서 따뜻하고 편안하게 하룻밤을 묵었다. 이곳에서 2박을 할 예정이다. 휴양림 특성상 시내와 멀어서 여러 가지 불편한 점도 있었다. 식당까지의 거리도 만만찮고 간식거리 하나라도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주변에서 살만한 상점이 없다. 둘레길 접근성은 좋지만 식당 오가는 동선이 너..
세상에는 수많은 숲길이 있으며 그 길은 사람의 발길이 이뤄놓은 자취입니다. 우리나라, 그리고 제주에는 다양한 숲길이 있습니다. 그 중에 가장 신비스럽고 아름다운 숲과 길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 한라산둘레길입니다. 단순히 나무와 풀, 바위와 오름, 그리고 하천과 목장을 끼고 있는 생태적‧경관적 요소만 제주의 문화와 제주인들의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공간입니다. 또한 신화 속 수많은 신들이 머물고 오가는 ‘신들의 길’이기도 합니다. 아직은 미완의 길이기는 합니다만 한라산둘레길은 세상 어느 길보다 소중하고 신비스런 길입니다.(한라산둘레길 홈페이지) * 국가숲길 : 산림청장이 제23조에 따라 조성된 숲길 중 산림생태적 가치나 역사 · 문화적 가치가 높아 체계적인 운영 · 관리가 필요한..
경기둘레길은 경기 남. 북부 외곽을 연결하는 849km, 60개 코스로 도내 15개 시. 군에 걸쳐 있는 걷기 여행길을 하나로 잇는 길이다. '함께 걸어 하나 되는' 경기둘레길은 평화누리길.숲길.물길.갯길 등 각 구간의 지역적 특성을 살려 시. 군별로 조성한 것으로 서로 단절돼 있던 걷기 길을 연결해 인접 지역 간 생태. 문화. 역사 등을 공유하면서 도민이 함께 걸을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다.(경기둘레길 홈페이지) 3월 9일(토) 경기둘레길 27구간(10.4km)과 28구간(9.2km)은 한 구간씩 걷기 애매한 구간이라 한꺼번에 두 구간을 걷는 날이다. 나는 20여일 전 발을 삔 뒤 처음 정식도보에 나선 길이라 두 구간은 무리인 것 같아 한 구간(27구간)만 걸을 작정이다. 다행히 전 구간을 다 걷는 A..
올리버 색스 '고맙습니다' 책을 상호대차로 신청하여 동네 도서관에서 책을 받으며 아! 하는 소리가 나왔다. 도서관 사서도 많은 책들 속에서 이 책을 한참 만에 찾아내었다. 그렇게 얇고 작은 책이다. 이 책은 핸드백에 넣고 다니며 메모할 수 있는 수첩 정도의 크기에 딱 그 정도의 두께이다. 삶의 마지막 2년 동안 쓴 에세이 네 편을 묶은 이 책에서 올리버 색스는 나이 든다는 것과 질병 그리고 죽음을 놀랍도록 우아하고 또렷하게 응시한다. 2005년 진단받았던 희귀병 안구 흑색종이 9년이 지난 후에 간으로 전이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러한 종류의 암에는 선택할 수 있는 치료법이 얼마 되지 않았고 의사들은 그가 살 수 있는 날이 6개월밖에 안 될지 모른다고 예측했다. 시한부 판정을 받은 색스가 남은 몇 달..
역대 조선왕조의 실록(實錄)과 왕실족보인 선원보(璿源譜)가 이운(移運) 되던 길 덕풍천길은 서울에서 경기도로 넘어오는 첫 관문이다. 하남의 앞마당이라 불리는 당정뜰을 시작으로 덕풍천 산책로를 따라가게 되는데, 자연의 정취를 사계의 변화와 함께 즐길 수 있는 구간이다. 경기 지역에서 유일하게 평야에 세워진 광주향교를 지나 덕풍천변도로인 고골로를 따라 남한산성 북문으로 이어지는 구간은 봉화로의 원형노선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 특히, 이 길은 병자호란 때 청군과 대치하여 남한산성에서 45일간 항전할 때 보부상들의 희생적인 보급로로 이용되는 등 국난 극복의 현장이기도 했다. 봉화로를 걸으며 역대 조선왕조실록과 왕실족보가 이운되던 역사 보장(保藏)의 흔적을 느껴보시길 바란다.(경기옛길 홈페이지) 봉화길 제1길 덕..
2월 말엔 며느리가 부장으로 승진했다는 기쁜 소식이 있었다. 휴일에 집으로 오라 해서 축하 파티를 해주었다. 살면서 자식들 잘 되는 것만큼 기쁜 일이 있겠나. 너도나도 다 아는 대기업에서 부장 승진이 되었으니 자랑스럽다. 아들은 진작에 부장으로 승진하였고 보아하니 일 잘하고 있는 것 같고, 이제 며느리까지 부장이 되었으니 세상 이래 기쁠 수가! 3월 4일 손자가 중학생이 되었다. 첫 등교하는 날 교복이 어색한 손자를 세워 놓고 사진을 찍었다. 입학식도 따로 없이 평소처럼 등교하니까 이렇게 사진으로 남기고 싶었다. 얼마나 뿌듯한지. 이건 비밀인데...ㅋㅋ 엄마아빠가 출근을 하니까 이른 아침에 우리 집에 왔다가 시간 되면 등교를 한다. 늘 그렇듯이 중학교 첫 등교 하는 날 아침에 커다란 쇼핑백(교복과 체육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