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광명동굴 - 가학산 자락 산책 본문

일상스케치/광명누리길

광명동굴 - 가학산 자락 산책

다보등 2025. 2. 11. 21:18

겨울 들어서 주로 안양천을 걸었는데 오늘은 모처럼 오랜만에 광명동굴 가학산 방면을 걷기로 하고 나섰다. 우리 동네에서 시작하는 광명동굴 제3주차장을 지나 은근한 오르막을 오르다 보니 길 한쪽에 있는 측백나무들이 길 쪽으로 일제히 구부정하게 인사하는 모양새다. 지난 번 폭설 때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아예 부러지거나 혹은 비스듬히 기운 것인데 그 후로도 여러 차례 눈이 내려 여즉 일어나지 못하고 꼬부랑 나무가 되었다. 

 

 

입구에 못 보던 시설물이 생겼다. 편하게 앉을 수 있는 의자인 모양이다. 봄에는 그런대로 괜찮을 것 같은데 그늘막이 없어서 여름엔 어떨지 모르겠다. 곁에 나무그늘이 드리워지면 괜찮으려나.

새로 생긴 그네, 아이들에게 인기다

 

숲으로 들어서며 보니까 바싹 마른 나무잎이 온전하게 달려 있는 나무도 있고 절반쯤 남아있기도 하고, 거의 대부분 떨구어진 나무도 있고 완전히 나목인 것도 있다. 잎을 떨구지 못하고 달고 있는 건 나무마다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

 

 

본격적으로 숲으로 들어서니 겨울 오후의 해가 부드럽게 퍼진 길은 색감도 좋고, 발밑에 밟히는 느낌도 좋다.

온전히 나만의 길인 것 같아 우쭐우쭐 어깨도 들썩이고 팔도 힘차게 흔들며 걸어본다. 

 

 

 

광명동굴에서 여기까지는 광명누리길 구간이다. 

이곳에서는 구름산을 거쳐 광명보건소 방향으로 가기도 하고 가학산으로 갈 수도 있는 삼거리로 소통쉼터라 한다. 나는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틀어서 가학산 쪽으로 향한다. 이 길에서는 평일에 드문드문 사람을 만나곤 하는데 휴일이라 그런가 쉼터에 사람들이 많다.

가학산 방향

늘 지나던 길인데 이 나무에 이런 혹이 있었나?

갑자기 생긴 건가?

두눈 부릅뜨고 있는 혹부리 영감 같다.

 

 

 

 

광산개발의 시발점 황금노두가 있는 바위 아래 땅속으로는 아마도 광명동굴이 개미굴처럼 이리저리 얽혀 있을 것이다. 노두에서 광명동굴로 가는 이 길에 모양 좋은 소나무들이 제법 있었는데 지난번 폭설로 부러진 나무들이 많았던 모양이다.

올해는 유난히 이런 나무들이 많다. 폭설로 찢어지고 부러진 나무들이 워낙 많아서 처음엔 놀랍고 안타까웠으나 이젠 이런 모습들이 놀랍지도 않다. 이런 것도 자꾸 보다보면 무뎌지는 모양이다.

 

광산의 흔적이 남아있는 모습을 위에서 내려다보며 광명동굴 입구로 내려간다.

굳이 동굴입구까지 가지 않고 지나쳤었는데 오늘은 오랜만에 동굴입구 방향으로 내려갔다.

 

1912년 일제가 자원수탈을 목적으로 개발을 시작한 광명동굴(구. 시흥광산)은 일제강점기 징용과 수탈의 현장이자 해방 후 근대화ㆍ산업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산업유산이다. 1972년 폐광된 후 40여 년간 새우젓 창고로 쓰이며 잠들어 있던 광명동굴을 2011년 광명시가 매입하여 역사ㆍ문화 관광명소로 탈바꿈시켰다. 광명동굴은 산업유산으로서의 가치와 문화적 가치가 결합된 대한민국 최고의 동굴테마파크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연간 1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세계가 놀란 폐광의 기적을 이루었다.(광명동굴 홈페이지)

광명동굴입구
광부와 소녀상이 있는 곳
광명동굴 지하수가 흘러 나오는 곳

 

 

오후 4시, 2-3시간 걷고 돌아와 장떡을 해서 간식이라고 먹고는 배가 불러서 저녁은 건너 뛰었다. 

그랬더니 막상 잘 시간이 되니 배가 고프다. 참고 자야하나 갈등 끝에 결국 우유를 마셨다.

(비밀인데... 오레오 비스킷도 함께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