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오랜만에 광명누리길 산보 본문
발을 삔 지 열흘이 지났다. 목요일에 한의원 침 맞으러 갔더니 원장님이 발목을 이리저리 살펴보더니
침은 더 맞이 않아도 된다 해서 기분이 좋았다.
그래도 아직은 걸을 때 조심하면서 걷는다.
평지가 아닌 가벼운 산길을 걸어봐야겠다 싶어서 점심을 먹은 후 오랜만에 광명동굴에 갔다.
일요일이지만 요 며칠 날씨가 춥고 바람도 차서 만만하게 나들이하기엔 좋지 않은 날씨라 주차장이 널찍하다.
광명동굴에서 시작하여 광명누리길을 조금 걸었다.
날씨는 흐리고 미세먼지로 뿌연 날이었다.
날씨도 좀 쌀쌀하니까 오픈카페에 파라솔 아래엔 사람이 없고 왼쪽 텐트 안으로 들어갔다.
속도에 따른 걷기의 종류가 6가지가 있다.
읽어보니 '속보'가 가장 적당할 것 같다.
그러나 평지와 산길을 걸을 땐 조금 다르다.
숲길을 걸을 땐 대체적으로 산보나 속보일 것 같고,
평지(나의 경우 안양천)를 걸을 땐 급보로 걸을 때도 많다.
팔을 L자나 V자로 하고 몸을 세우고 빠르게 걷는다. 그것이 급보인 모양이다.
급보로 걸을 땐 5분에서 10분 정도 걷고는 속도를 늦춘다. 마냥 급보로 걸을 순 없다.
그러나 오늘은 완보 수준이다. 천천히 걸을 수밖에 없다.
아직은 조심하느라 빨리 걸을 수가 없다.
광명동굴을 지나 본격적으로 숲으로 들어간다.
나무들 어디서건 봄기운을 볼 수가 없다.
낙엽이 수북한 길을 이리저리 걸으며 발 상태도 확인하고 숲 내음도 맡아본다.
의자가 보일 때마다 잠시라도 앉아 쉬었다 간다.
어느 날 무엇 때문에 이래 되었는지 모르겠으나 부러진 가지가 흉하다.
코로나 시절 매일이다 시피 걷고 또 걸었던 길이라 돌 하나 나무 하나 반갑지 않은 게 없다.
그땐 어디 다른 곳을 갈 수도 없고 그저 집에서 가까운 이 길을 걷고 또 걸었더랬다.
광산개발의 시발점인 '황금노두'는 큰 바위 근처에 부엉이가 많이 서식해서 옛날에는 '부엉이 바위'로 불렸다.
일제강점기 시절 '황금노두'를 뚫어 광산개발을 진행하였고, 현재에도 동굴내부 제1동공에서 위쪽을 자세히 올려다보면 사람이 겨울 통과할 수 있을 정도의 좁은 틈으로 바깥 빛이 들어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칠엽수 나무 아래 열매가 한가득 떨어져 있어 몇 개만 골라 돌 위에 올려놔 보았다.
마치 군밤처럼 보이지만 칠엽수 열매이다.
마로니에라고도 불리는 칠엽수 나무는 가로수로 많이 심어져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이다.
가을에 떨어진 열매껍질을 까보면 마치 밤처럼 생겼다.
칠엽수 나무 열매는 독성이 있어 함부로 먹으면 안 된다.
산수유나무에 꽃봉오리가 맺혔다.
오늘 본 모든 나무 중에서 산수유나무에 가장 먼저 봄이 올 모양이다.
다른 때 같으면 이 길을 한 시간 정도면 끝냈을 것인데 오늘은 완보 또는 산보 수준으로 걸으니 두 시간 가까이 걸렸다.
날씨는 흐리고 미세먼지 많은 날이긴 하지만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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