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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호암산 능선길 본문

산행일기

호암산 능선길

다보등 2022. 9. 12. 07:35

추석 나흘 전에 아들네 식구가 코로나 확진을 받고 내가 손자를 돌보았으므로 혹시나 나도 감염되었을 지도 모를 일이라 긴장된 날을 보냈다. 며칠 내내 아침 저녁 진단 키트 검사 상으로는 음성으로 나왔다. 뒤숭숭한 가운데 이번 추석엔 차례를 지내지 않기로 남편이 결정을 내렸다. 갑자기 내린 결정이라 당황스러웠다. 그래도 하던 명절 일이라 몇 가지 음식을 장만하였다. 차례를 지내지 않는다고 편한 것이 아니었다. 몸은 편하지만 마음은 편치 않았다. 만들어 놓은 여러가지 음식들은 아들이 와서 가져갔다. 손자는 처음 며칠 동안 40도에 육박하는 고열로 며칠 호되게 앓았다. 열이 내리니 또 축쳐져서 잠만 잔다고 한다. 그 소식을 들으며 어찌나 안쓰러운지...며느리는 그냥저냥 특별한 증세없이 잘 이겨내고 있다. 

그렇게 세상 심난하고 허전한 추석날 아침에 송편 몇 개와 탕국을 곁들여 아침을 먹었다. 명절날 아침이 이렇게 할일이 없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조용한 집이 어색하기 이를데가 없다. 

 

 

하여 송편과 사과를 배낭에 넣고 집에서 가까운 호암산이나 삼성산엘 가자며 나섰다.

10시가 안된 시간이지만 명절 아침이라 늘 많은 사람들도 붐비던 등산로 초입도 조용하다.

삼막사- 안양예술의 공원으로 갈까하다가 그보다 짧은 코스인 호암산으로 결정을 하고 야무지게 스틱을 잡고 출발이다.

 

 

호암산 능선길은 호압사에서 출발 하지만 우리는 접근이 용이한 석수역에서 출발하여 호압사 방향으로 내려갈 계획이다. 다시 호압사에서 석수역으로 돌아 오는 길은 서울둘레길 관악산구간이 조성이 되어있다. 석수역에서 호암산, 삼성산 방향 첫 시작은 건강백세계단이다. 가파른 돌계단을 한참을 올라야 해서 시작하자마자 숨이 턱에 찬다. 계단이 주는 압박감을 '건강백세계단'이라며 심적 부담을 덜어주는 지도 모르겠다. 

 

 

처음으로 탁트인 공간에 서면 와~~탄성이 절로난다.

금천구, 광명시 일대가 발아래 펼쳐졌다.

하늘과 구름은 말해 뭐해!!

코로나로 심난한 우리집 걱정을 단칼에 떨쳐 버릴 수가 있는 속시원함이다.

 

 

수많은 발길에 반질반질 닳고 닳은 등산로, 제 각각의 모양의 소나무가 주는 멋스러움은 볼 때마다 참 좋다! 

평소 많은 등산객들로 붐빌 산이지만 오늘은 명절 오전이라 아직은 조용하다. 

멋진 조망터에서도 다른이의 방해를 받지 않고 오래 머물며 구경할 수 있어서 좋았다.

 

신랑각시바위
신랑각시바위
제2우물지

 

호암산 능선길

금천구, 관악구, 안양시 경계인 호암산 정상 부근에 다다라 석수역 완만한 산책로와 큰 바위가 어루러져 있어 산행하는 즐거움이 있다. 덤으로 한눈에 보이는 금천구 시가지 광경이 일품이며, 인근 사적 343호인 한우물 및 호암산성 등 문화유적지도 볼 수 있다.

 

 

 

호암산은 서울 금천구 시흥동에 위치한 393m의 바위산으로 관악산 서쪽 끝 봉우리이다. 또 유명한 역사 유적지 호압사를 품고 있으며 길게는 삼성산과 연결되어 있는 도심 속 등산 힐링 코스로 손꼽아주는 곳이다.

 

호암산 정상 태극기

 

어마어마한 크기의 바위들은 저마다의 모양들로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게 만든다.

호압사 방향으로 가는 길에서 만난 암석들 역시 기대 이상으로 멋지다.

산행하기에 그리 부담스럽지 않은 높이의 산에서 볼 수 있는 풍광 또한 어느 유명 산 못지 않다.

 

 

예전에 깔닥고개라 불리우던 가파른 오르내리막이었으나 지금은 편해진 나무 테크 계단으로 된 깔닥고개를 쉼없이 내려와 호압사에 도착하면 소나무 그늘 아래 편하게 쉴 수 있는 쉼터가 있다. 

이곳에서 호압사를 바라보는 풍경이 참으로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 호압사를 찾은 많은 사람들도 아마 다 같은 마음일 것 같다. 이곳에 앉아 호압사를 바라보는 것도, 오가는 이들도 보는 것도, 바람이 지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참 좋은 장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