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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모래, 비 그리고 시간이 만든 빛의 마술 쇼 '엔텔롭 캐년' 본문

해외 트레킹/2016 미서부트레킹

바람과 모래, 비 그리고 시간이 만든 빛의 마술 쇼 '엔텔롭 캐년'

다보등 2016. 8. 8. 08:17

바람과 모래, 비 그리고 시간이 만든 빛의 마술 쇼 '엔텔롭 캐년'

 

 

 

 

 

 

Wind, Sand, Rain and Time

시시각각 마술처럼 색이 변하는 빛의 향연!!

오색의 빛깔이 비단결처럼 일렁이는 곳...

바람과 비와 모래 그리고 시간이 만들어 놓은 곳. 이런 신비스런 미사여구로 설명을 늘어 놓는 곳이란 바로 페이지 인근의 또 하나의 명물 엔텔롭 캐년이다. 상류의 Upper 엔텔롭캐년과 하류의 Lower 엔텔롭캐년 두 곳이 있는데 둘다 공히 나바호족의 부족 공원으로 일반인들의 접근을 금지하고 그들이 운영하는 투어나 가이드와 동행을 해야만 둘러 볼 수 있는 곳이다.

 

 

세계적인 사진가들이 성지처럼 찾아드는 이 명소는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빛에 따라 신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황홀한 풍경을 보여준다. 대자연의 손길로 빚어졌다지만 너무도 신비롭고 아름답다. 좁고도 깊은 협곡에다 마술을 부린듯. 눈으로 직접 보고도 믿기지 않은 화려한 빛의 마술 쇼를 관람하느라 목을 있는대로 젖히고 보다보니 목이 미치게 아플 지경이었다. 입을 다물 수 없을 정도의 화려한 쇼는 1시간30분만에 끝났다. 그동안의 미서부 여행중 하이라이트가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신비스럽기 그지없이 멋진 곳이었다.

 

 

 

 

 

미국 남서부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이곳 엔텔롭 캐년은 라스베이거스에서 북동쪽으로 270마일 떨어진 애리조나 페이지 동쪽의 나바호 인디언 보호구역에 있다. 나바호족이 운영하는 투어를 이용해야만 협곡 내부로 들어갈 수 있다. 대부분의 협곡이 그렇듯이 캐년 내부는 두세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좁았다.

 

 

 

 

 

 

 

철계단을 오르내려야 하는 Lower 투어를 했다. 투어엔 사진 작가 투어가 있고 일반인 투어가 있다. 물론 우리는 일반투어였지만 사진작가 투어는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촬영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캐년 내에서 좀 더 오래 머무르게 해준단다. 당연히 비용이 비싸겠지?

 

 

 

 

 

 

 

수많은 사진작가들이 작품을 소개하면서 엔텔롭캐년을 가장 유명하게 만든 사진은 아무래도 협곡 사이로 한줄기 빛이 들어와 신비로운 빛의 마술을 보여주는 것이었는데 특히 늦봄에서부터 초가을까지 그 색과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이 시기에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몰린다한다. 바위 사이로 갈라진 엔텔롭캐년의 입구가 나타나고 철계단으로 준설하여 관광객들을 아래로 내려가게 한다. 겉에서 보면 일반 다른 계곡과 다를 것이 없는 협곡이었지만 내부로 진입할 수록 부드럽게 바람과 물에 의해 깎여져 한껏 풍성한 매력이 가득 채워진 비단길이 이어진다. 흡사 도자기 안에 들어 온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한다.

 

 

 

 

 

열명 정도 단위로 가이드가 하나씩 붙어 인솔하는데 우리는 두명의 가이드가 붙었다. 이들 가이드가 역사적 배경이나 캐년의 형성과정에 대한 설명이나 사진을 아름답게 찍게 해주는 도움 같은 것 보다는 시간에 맞춰 끝내게 하는 감시자 역할에 충실한 그들을 보며 그 옛날 이 불모의 황야에서 먹는 것 하나 해결하기 위해 원시적인 삶을 살던 인디언들이었나 싶을 정도로 변모한 현실이 안타깝기도 했다. 사진을 제대로 찍을 시간적 여유도 없이 어찌나 빨리 전진하라고 재촉을 하는지 짜증이 날 지경이었다.

 

 

 

 

그래도 그 중 착한 인상의 우리 가이드는 시나브로 좋은 사진이 나올 수 있는 지역에서 어떻게 찍으면 좋은 사진이 나올 수 있는지 방법에 대해 가르쳐 주며 직접 시범도 보이곤 해서 나름 도움이 되었다. 나중에 이 가이드에게는 강요가 아닌 팁을 주고픈 마음이 절로 생겼다.

 

 

 

 

 

 

 

 

 

 

태초에는 그냥 강물이던 시냇물이던 물줄기가 흘러가면서 휘휘 돌아 갔을 것이고 그 장구한 세월이 바위를 깎고 깎아 깊이가 더해가며 자연이 만든 작품이기에 더욱 오묘하게 깊은 협곡을 만들어 냈다. 구불구불 동굴 같은 길을 돌아가면 부드럽게 들어 오는 빛 덕분에 곳곳에서 붉은색의 바위와 물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곡선과 장관이 눈앞에 비현실적으로 펼쳐진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빛의 투사에 사물은 한 공간에서도 전혀 다른 느낌으로 미를 선사한다.

 

 

 

 

 

 

 

 

 

 

 

 

 

 

 

 

 

 

 

 

 

 

 

 

 

마술 쇼가 끝나고 나면 출구는 이렇듯 한사람이 간신히 빠져 나올 수 있는 좁은 틈사이로 나오게 된다. 이 또한 전혀 예상치 못한 출구였다. 사진찍는 포인트도 알려주고 직접 시범까지 하면서 안내한 우리의 인디언 가이드에게 알아서들 조금씩 팁을 주었다. 반면에 미쳐 사진찍을 시간조차 주지않고 연신 목소리를 높여 Keep going! Keep going! 빽빽거리던 다른 가이드에겐 아무도 눈길도 주지 않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