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신이 빚은 화려한 조각품 브라이스캐년 트레킹 본문

해외 트레킹/2016 미서부트레킹

신이 빚은 화려한 조각품 브라이스캐년 트레킹

다보등 2016. 8. 1. 09:00

신이 빚은 화려한 조각품 브라이스 캐년 

 

 

 

 

 

 

특별한 체험을 하기 위해 브라이스 캐년에서는 글램핑형 천막 숙소에서 하루밤을 보냈다. 일교차가 심한지라 밤새 어찌나 추운지 잠을 설치고 말았다. 기상시간을 한시간 당긴다는 전갈이 왔다. 어차피 추워서 잠은 깬 상태인지라 서둘러 털고 일어났다. 일찍 아침상이 차려졌고 마치 소풍이나 나온듯이 옹기종기 모여 아침을 먹었다.

 

 

 

 

든든하게 아침을 차려먹고 브라이스 캐년으로 향한다. 브라이스 캐년에 이르기전에 사방으로 붉은 색 첨봉들이 가득하다. 입경하는 도로에 아치형의 터널이 수문장처럼 버티어 섰다. 연청색 하늘이 청명하게 드리우고 붉은 사암의 화려한 조각들이 펼쳐진 드넓은 전시장에 들어서니 입이 떡 벌어지는데 아침부터 햇살이 뜨겁다.

 

 

 

 

 

 

 

 

 

어젯밤에 야간트레킹으로 다녀갔다는 표시는 이정표를 보고서야 알겠다. 달빛도 비치지 않던 깜깜한 밤이었던지라 아무것도 보이질 않았으니 풍경을 짐작도 할 수 없었던 그 길을 밝은 햇살아래 다시 걸으니 장관도 이런 장관이 없다. 볼 수 있는 것의 고마움을 새삼재삼 느끼며...

 

 

 

 

 

 

2300미터 고지에 145평방 킬로미터의 계단식 원형분지에 장대하게 펼쳐진 신의 정원을 내려다보며 저마다의 경탄을 표현한다. 1875년 이 지역에 이주해 살았던 몰몬교도들 중 Ebeneezer Bryce라는 목수의 성을 따 명칭이 된 브라이스 캐년은 1928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거대한 원형극장으로 유럽의 성곽들이 총총히 세워진 요새같기도 하고 중국의 시황제가 만든 병마용 같기도 한 첨봉들이 가득하게 들어서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색의 향연이 벌어지는데 참...압권입니다.

 

 

 

 

 

 

 

 

 

 

 

 

 

유타주의 남쭉에 위치한 이 곳은 섬세하고 환상적인 모습으로 지구상 그 어떠한 것과 비교할 수 없는 독특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수만개를 헤아리는 기기묘묘한 첨탑 하나하나는 수많은 세월동안 비와 바람이 깎아낸 자연의 조각품이다. 바다밑 토사가 쌓여 형성된 암석이 융기 돌출 후 빗줄기와 강물에 의해 본래의 토사는 씻겨 내려가고 비교적 단단한 암석들만이 남아 지금의 첨탑들이 만들어졌는데 이러한 기묘한 핑크빛 바위 기둥들을 후두(Hoodoo)라 별칭한다. 모래돌(Sandstone)이라 불리어지는 바위기둥들이 너무도 부드러워 손이 닿으면 쉽게 으스러지기도 한다. 지금까지도 끈임없이 풍화작용을 거치고 있는 이곳도 아마도 수많은 세월이 흘러가면 어떤 모습으로 변할까 싶지만 전혀 상상이 되지 않는다.

 

 

 

 

 

 

 

 

 

 

캐년을 따라 첨탑들 아래로 내려가는 트레일이 23마일로 길게 연결되어 있다. 이를 다 경험해 보려 한다면 백칸트리 야영산행을 하며 완주하거나 구간별 나누어 걸을 수 밖에 없다. 선라이즈 포인트에서는 동트는 아침 신비한 색의 변화를 눈으로 확인하고, 선셋포인트에서는 지는 해를 바라보는 낙조가 일품이란다. 여장을 꾸려 트레킹을 시작한다. 선라이즈 포인트에서 시작되는 가든 트레일 그리고 이어지는 나바호 트레일, 삼림속의 수목처럼 그 무수한 첨탑들이 가득한 협곡을 누비며 걷게 된다. 가장 뚜렷하게 저 나름의 형상을 하고 있는 후두들이 많은 곳이다. 가히 여왕의 정원이라 이름 지을만큼 아름다운 길이 바로 이 길이다고....

 

 

 

 

 

 

 

 

 

 

 

 

 

 

 

자연이 빚어낸 하나의 걸작품인 'HOODOO'라는 미스테리한 이름으로 회자되는 첨탑들이 즐비한데 빅토리아 여왕의 후두에서는 영판 그렇다며 무릎을 치기도 하였다. 허구많은 후두들이 저마다의 이름값을 하는 듯 태양의 이동에 따라 그 색의 공연을 휘황찬란하게 펼치고 있다. 그렇게 여왕의 정원을 거닐고 이어지는 나바호 트레일은 300미터 깊이의 협곡으로 이루어져 더욱 다양한 무려 650여 가지의 다양한 색조를 발광하는 바위탑들을 더욱 가까이서 볼 수 있으며 장대한 세퀘이아 나무들과 황금계곡이 만들어 내는 별천지가 펼쳐진다. 계곡을 향하여 내려 갈수록 미끄러지기 십상이며 첨탑사이의 간격도 비좁아지면서 환하던 주변은 어두워지고 짙은 그늘이 드리워진다.

 

 

 

 

 

 

 

 

 

나바호 계곡에 이르니 어디서 날아왔는지 씨앗 하나가 자리잡고 뿌리내린 전나무 한그루가 협곡 밖 세상구경을 하기우해 발돋움하며 근 150년이란 세월을 한자리 지키고 있었다. 너무 기특한 그 나무를 가만히 안아주었다. 뭉클한 뭔가가 내 가슴으로 툭 들어 오는 것 같았다.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감동이었다. 가장 낮은 지점, 협곡의 가장 저점에서 올려다보는 장엄한 캐년의 모습은 가히 장관중의 장관이 아닐 수 없다.

 

 

 

 

 

 

 

 

 

 

 

 

 

이제 내려 온 만큼 올라야 한다. 까마득한 길은 뜨거운 햇살만큼이나 억 소리나게 만들었지만 쉬엄쉬엄 걸어 오른다. 너무 가파르다보니 지그재그로 길을 내었다. 몇번이나 쉬어가며 조그만 그늘이라도 있으면 얼굴부터 디밀고 본다. 한낮의 뜨거운 햇살은 조금도 걸러지지 않고 그대로 머리 위로 내리 꽂히고 있다 . 배낭에 들어 있던 물을 조금씩 마시며 물의 소중함을 다시 깨닫게 된다. 벌써 두병째 물병을 비웠다.

 

 

 

 

 

 

 

 

 

 

 

 

 

 

 

비지땀을 흘리며 정상으로 귀환했다. 선셋 포인트에서 마지막 나바호 트레일 일대를 조망하라고 전망대를 만들어 두었다. 다시금 우리가 지나 온 길을 더듬어 확인해 본다. 우리가 저 안에 안기어 브라이스를 걸었던 이 순간 이 자리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벅차게 감사하고 소중한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