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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트레킹/2016 미서부트레킹

그랜드 캐년 그 장엄한 자연의 일부가 되어...

다보등 2016. 8. 11. 12:10

그랜드 캐년 그 장엄한 자연의 일부가 되어...

 

 

 

 

 

 

 

그랜드캐년 종주 하루전 페이지에서 여장을 꾸려 그랜드 캐년 사우스림에 오후 3시무렵 도착을 하였다.

숙소인 브라이트 엔젤 로지에 들기전 그랜드 캐년을 조망할 수 있는  Desert View 전망대에 시간을 잠시 보냈다. 우리가 내일 걸을 캐년의 깊은 바닥 콜로라도 강을 전망대에서 내려다 볼 수 있었다. 희미하게 그어진 길을 따라 걸을 생각을 하니 가슴이 벅찼다. 저 깊은 협곡아래에 서면 어떤 기분이 들지 전혀 상상이 되지 않았다. 죽기전에 꼭 한 번은 방문해 보아야 한다는 10대 비경에 항상 상위에 랭크되는 그랜드 캐년은 애리조나 주 북서부에 위치하고 있다. 세계 각지에서 이 그랜드 협곡을 보기위해 연간 천 만명이 모여들고 있단다. 헤아릴 수 없는 영겁의 세월동안 돌출하고 내려앉고 깍이고 마모되며 만들어진 저 거대한 협곡, 그랜드 캐년....살아있는 지구의 삶이 그대로 표출되어 있는 곳. 펼쳐진 장대한 풍광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까마득한 저 아래의 콜로라도 강...

내일 저 곳까지 13km를 걸어 내려 가면 만나게 된다. 긴 여정 어느 정도의 고통이 따를지 알 수 없지만 살짝 흥분이 되었다. 수많은 관광객들이 눈길 한번 주고 돌아 서는 것이 대부분인 곳. 그 어마어마한 협곡의 속살 깊숙히 두발로 걷는다는 벅찬 예고편을 감상하는 시간이었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는 자부심도 있었다. 

 

 

 

 

뜨거웠던 하루를 태우며 서산으로 저무는 해는 깊고도 깊은 캐년의 협곡을 물들이며 저물어 갔다. 뜨거운 태양까지도 아름답기만 한 이런 모습들이 내일이면 지옥이 된다는걸 미쳐 눈치도 못채고 마냥 행복한 순간들이었다. 그 죽을 것 같았던 기억들은 집으로 돌아와서도 한달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그 사이 몸에서 기억하던 고통이 어느 정도 빠져 나가서일까? 섭씨 45도에 육박하던 그랜드 캐년을 종주가 아닌 왕복을 하게 되었고  지옥같았던 그 고통의 순간들이 꿈이었나 싶다. 정말 그 모든게 다 꿈이었을까? 사람은 아픈 기억을 쉽게 잊기 때문에 살아갈 수 있는 모양이다.

 

 

 

 

 

 

 

2016년 6월 21일

드디어 미서부 그랜드 셔클 종주의 하이라이트 그랜드 캐년 종주를 하는 날이 오긴 왔다. 며칠동안 몇 곳의 트레일을 걸어 본 바에 의하면  한낮의 캐년의 사막 기후는 장난 아니게 뜨거움을 경험하였던지라 그랜드 종주는 일찍 서두르자는 의견이 나오고...새벽 4시에 기상을 하여 아침을 먹었다. 마침 생일을 맞으신 분이 계셔 그 새벽에 미역국을 준비 한 성의가 더 놀라웠다. 도시락과 간식을 챙겨 브라이트 엔젤 트레일 헤드에 도착을 하니 일출전이라 계곡은 어둠이 깔려있었다. 이상 기온으로 평소보다 캐년 림의 온도가 섭씨 10도나 올랐다 한다. 게다가 콜로라도 강에 이르면 또 다시 섭씨 10도 이상이 올라 갈 것이라 한다. 한낮 기온이 40도가 넘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오늘 그랜드캐년 종주는 예상 소요시간 10시간짜리로 1335m Down(13km)+ 3km(river trail), 1460m Up(11km), Total 27km를 걷는 트레일(그러나 우리는 왕복을 하게된다 ㅠㅠ)로 진작부터 두 주먹 불끈 쥐고 전의를 다졌다.  우리는 나중에 닥쳐올 재앙에 대해선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발걸음 가볍게 브라이트 엔젠 트레일 헤드를 경쾌한 걸음으로 떠났다.

 

 

 

 

미쳐 해가 뜨기전 오전 5시 우리는 기념 사진을 찍고 그랜드 캐년으로 첫발을 대딛었다.

 

 

 

 

 

오전 5시 15분 그랜드 캐년의 아침이 밝아 온다. 그랜드 캐년의 장엄한 그 아침의 시간을 잊지 못할 것이다. 종주에 대한 자신감은  힘찬 아침과 함께 다시금 각오를 다지게 한다.

 

 

 

 

 

 

 

 

 

 

 

 

 

 

 

 

 

 

350미터 내려 간 2마일쯤에 레스트 하우스가 있어 첫번째 물을 조달할 수 있는 곳이지만 출발한지 얼마 되지 않은 곳이다보니 그냥 지나친다.

출발지였던 브라이트 엔젤 트레일에서 사우스 카이밥까지의 27km구간중 10km구간까지는 물을 공급받을 수 있는 곳이 세군데 있다고 했다. 그 첫번째가 이곳이다. 그러나 나머지 17km구간은 물을 공급받을 수 없는 구간인지라 마지막 인디언가든에서는 물을 최대한 많이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다들 우선 무거우니까 심각하게 받아 들이지 않았다. 폭염속의 협곡을 걷는다는게 어떤건지 우리는 전혀 상상도 하지 못했다.

 

 

 

 

 

 

2편으로 넘긴다...

 

 

  이번 미서부 그랜드 서클 종주 트레킹의 하일라이트라고도 할 수 있는 그랜드캐년 27km 종주는 보통 10시간 정도 걸리는 트레일이라고 한다. 당일 더위를 조금이라도 피할 요량으로 새벽 5시 브라이트 엔젤 트레일을 출발하여 건너 편 사우스 카이밥으로 가는 27km의 장도에 올랐다. 그러나...섭씨 45도에 육박하는 그랜드캐년을 종주가 아닌 왕복을 하였고 17시간이 넘는 사투끝에 밤 11시쯤 출발지였던 브라이트 엔젤 트레일로 다시 돌아왔다. 그 지옥같았던...악몽같았던 그 날을 생각하면 지금도 울컥 목이 메인다. 오로지 정신력 하나만으로 무사히 돌아왔다. 그리고 이틀 후 인천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고 돌아와서도 한참을 힘들어 했었다. 처음부터 계절을 고려해서 사우스 카이밥 트레일에서 출발을 해 브라이트 엔젤로 올라 오는 코스를 선택을 했어야 했다. 그랬어야 했다. 브라이트 엔젤에서 출발하여 10km구간까지는 물을 공급받을 수 있는 곳이 세군데 있다. 그러나 나머지 17km구간은 물도 그늘도 없는 구간이라고 했다. 그랜드 캐년으로 들어 선게 6월 하지...이상 기온으로 예년에 없던 폭염에 미서부가 펄펄 끓고 있었다. 카이밥에서 출발을 했다면 한낮에 물을 공급받을 수 있는 포인트에 도착을 하였을 것이고 일정은 순조롭게 진행되었을 것이다. 계절을 전혀 고려치 않았던 코스선택이 지옥 트레일이 될줄이야...산악가이드의 미스진행이었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는건 아니지만 단지 코스 선책을 잘 못해서, 다시 되돌아 오면서 겪은 고통 때문이라서가 아닌 그가 우리에게 보여준 비겁한 행동 때문에 정신적으로 더 고통스러웠다.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