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성모님의 돌배가 닿았다는 묵시아마을/Fisterra 가는 길 본문

해외 트레킹/산티아고순례길 800km

성모님의 돌배가 닿았다는 묵시아마을/Fisterra 가는 길

다보등 2021. 2. 5. 23:15

2018년 6월 15일(산티아고 35일차)

34일간의 이 모든 게 끝난 건가?

새벽 댓바람에 나서던 일들을 이제 할 필요가 없어졌다 생각하니 허전하기도 하고 홀가분 하기도 하다. 오늘은 7시가 다 되어 일어났다. 코고는 소리가 천둥소리 같았으나 이제 익숙해졌는지 잘잤다. 모처럼 늦은 기상도 기분좋은 일이다.

 

지구가 둥글다는 걸 모르던 시절 로마인들이 땅끝이라 믿었던 곳, Fisterra. 그 곳으로 간다.

걸어서가 아니라 버스타고 간다. 걸어가는 게 아니라서 살짝(?) 아쉽긴 하다. 땅끝마을 피스떼레에서 이틀을 묵고(암 것도 안하고 뒹굴거릴 생각에 흥분된) 다시 산티아고로 돌아올 것이다. 우리가 피스떼레를 가는 방법으로 택한 관광버스는 가는 길에 묵시아를 먼저 들르는 일정이다.

이틀 후에 다시 올 것이므로 배낭속 무거운 짐은 꺼내서 대충꾸려 맡겨 놓고 가벼워진 배낭을 메고 출발을 하였다.

알베르게에서 8시에 나와 어제 미리 알려준 호텔 유니버설앞 버스탑승장으로 왔다. 탑승시간이 이른지라 근처 카페에서 커피 & 크로아상으로 아침 해결.

 

대형버스를 타기로 했으나 투어회사에서 우리 일행 7명만 따로 승합차를 배차해 주었다. 아마도 피스떼라에서 내리는 우리 대신 다른 관광객을 더 태워야 했나보다. 덕분에 편하게 이동을 했다.

 

산티아고에서 한시간 정도 달리니 묵시아다.

흐린 하늘에 바닷바람이 어찌나 세고 차가운지 추위에 떨어야 했다. 6월 중순이건만 대서양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장난아니다.

성모님이 작은 배를 타고 이베리아 반도 서부지역 선교를 위해 묵시아에 와 있던 야고보 사도를 도와주시려고 묵시아 해안가에 오셨다고 한다.  그래서 이곳을 성모 발현지 중 하나로 꼽는다. 그때 타고온 배를 닮았다는 커다란 바위가 해안가에 있다. 자그마한 묵시아성당이 대서양을 향해 서있다.

 

묵시아성당 뒷편으로 자그마한 언덕(산이라 하기에 너무 낮은)이 있어 올라가 보았다. 그 곳에 보이는 파스텔톤의 묵시아마을이 너무 아름답다.

 

 

성모님이 타고온 돌배라고 하는...

 

대서양에서 불어오는 세찬 바람에 잠시 정신을 차리고 보니 눈앞에 성모님과 관련된 묵시아 성당이 있다. 성당 앞쪽 바닷가에 성모님이 타고온 배를 닮은 커다란 돌배(?)가 있다.

 

대서양을 바라보고 있는 묵시아성당

 

이 해안가에 몇 년전 유조선이 침몰하여 기름 유출사고가 있었는데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제거가 됐다고 한다. 그 사고를 잊지않기 위한 높이 11미터의 조형물이 서있다. 마치 우리네 태안 앞바다의 유조선 기름 유출사고와 같은 맥락인듯 싶다. 

 

높이 11미터 조형물, 2002년 발생한 기름유출 사고를 기억하고자 세워졌다

 

 

조형물을 뒤로하고 언덕을 오르면 아름다운 묵시아마을이 한 눈에 들어온다.

파스텔톤의 아름다운 마을이다.

이 마을에서 하룻밤을 유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러나 우리의 최종 목적지는 피스떼라이다.

 

 

파스텔톤의 아름다운 마을 묵시아 Mux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