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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마침내 산티아고 데 꼼포스텔라/산티아고순례길 34일차(2) 본문

해외 트레킹/산티아고순례길 800km

마침내 산티아고 데 꼼포스텔라/산티아고순례길 34일차(2)

다보등 2021. 2. 5. 22:11

2018년 6월 14일

산티아고순례길걷기 시작한 지 34일차에 마침내 산티아고 데 꼼포스텔라 대성당앞에 도착을 하였다.

한 달을 넘게 걸어와 마주한 대성당앞에서 그저 덤덤한 내가 너무 낯설었다. 이렇게 덤덤하리라고는 전혀 생각도 못했다.

한달을 넘게 편안한 집을 떠나 지구 반대편의 거친 땅을 걸어왔다. 감격과 기쁨의 날이어야 마땅할 날이다. 그러나 이 감정을 미쳐 느낄 새도 없이 자리를 떠야했다. 큰 도시에서 알베르게 잡는 일이 장난아닌지라 알베르게를 잡아 놓고 다시 대성당으로 오기로 하였다.

우리가 가고자 하는 알베르게는 도시 건너편에 있었으므로 다시 순례길을 걷는 기분으로 멀리까지 그렇게 걸어야했다.

다행이 알베르게는 자리가 충분하였고 내일부터 며칠간 피니스텔라에 갔다올 것이므로 며칠 후 돌아와서 묵을 것까지 미리 예약해 놓았다.

그런데 알베르게에 반가운 이들이 먼저 와있었다. 언젠가부터 만나지 못했던 장삼룡씨도 만났다. 마주칠 때마다 코리안친구라고 부르던 쾌활한 크로아티아 아저씨도, 일본인 3인방도 만났다.

한동안 길에서 만나지 못했던 반가운 이들을 숙소에서 만나니 그 또한 반갑기 그지 없었다.

 

알베르게에 배낭을 내려놓고 다시 대성당으로 돌아왔다. 성당까지 거리가 만만찮다. 공식적인 까미노의 완주를 위하여 순례자사무실에서 끄레덴시알에 마지막 스템프와 산티아고 주교회에서 보증하는 순례인증 증서인 꼼뽀스뗄라를 발급 받는다. 대성당의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가다보면 순례자사무실이 나온다. 완주증을 받기 위한 순례자들의 줄이 길다. 한 시간을 기다려 드디어 완주증을 받고보니, 이 순간이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순례길의 마침표를 찍는 순간인가 하는 뿌듯함과 허전한 기분이 들었다..

느긋한 마음으로 대성당앞 오브라도이로광장에서 속속 도착하는 순례자들과 관광객들을 바라보며 여유를 즐겼다. 그러다 이제 성당 안으로 들어가 야고보의 관도 구경하고 성당안 이곳저곳을 둘러 보았다.

 

순례길의 종착지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이지만 세상의 끝이라는 의미로 0.00km가 새겨진 돌비석이 있는 피스떼라는 산티아고에서 90km 밖에 있다. 어떤이는 그 길을 걸어가기도 하고, 또 어떤이는 버스를 타고 가기도 한다. 우리는 후자를 택했다. 내일 땅끝 피스떼라로 가기위해 버스편을 알아보러 터미널로 갔으나 버스표는 예매는 안되고 시간맞춰 터미널로 나와야 한다길래 잠시 고민을 하였다. 며칠 피스떼라에서 머물 것이고, 그 곳 주변을 돌아보며 관광을 할 수 있는 관광버스투어를 하는 여행사를 찾아갔다. 유럽대륙의 끝이라고 하는 피스떼라와 묵시아를 가면서 볼거리 관광도 하는 버스인지라 좋을 것 같았다. 여러곳을 경유하고 마지막에 피스떼라에서 하차하여 며칠 묵기로 하였다.

이제 저녁을 먹으러 식당을 돌아댕기다 결국은 스시집에서 김밥(에 매료되어)과 우동으로 간단하게 저녁을 했다.

오늘은 대성당에 도착하고도 알베르게갔다 다시 대성당으로, 산티아고 거리 이곳저곳을 많이 걸은터라 너무 피곤하다. (5만보를 넘게 걸은 날이다)

 

건너편으로 우리가 묵을 말베르게가 있는 동네이다

대성당이 있는 곳에서 우리가 묵을 알베르게는 상당히 먼거리에 있었다.

붉은 지붕들이 즐비한 동네의 오른쪽으로 보이는 커다란 성같은 건축물이 우리가 묵을 알베르게이다.

 

알베르게
대성당이 있는 오브라도이로광장

 

 

34일간 걸으며 받은 도장들이 앞뒤로 즐비한 크레덴시알
황금빛 향로가 대성당의 천장을 크게 비행하는 보따푸메이로 강복의식, 매일 낮 12시에 봉헌한다

대성당의 금빛 찬란한 중앙 제대에는 순례자들이 뒤에서 포옹을 하는 산티아고의 좌상이 모셔져 있다. 산티아고 상을 포옹하기 위해서는 제단 뒤의 별실로 가야 하는데 제대 오른쪽으로 가서 옆으로 난 좁은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성수기에는 순례자들로 줄이 길어서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하던데 다행이 줄이 길지 않아  금방 차례가 돌아왔다. 황금으로 장식한 산티아고 상의 뒷면에서 성인을 포옹하고 입맞춤을 할 수 있다.

 

대성당 뒤편에서 아외 음악회가 열렸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즐기는 모습이 더 없이 아름다웠던!
알베르게에서 보이는 산티아고의 밤 풍경, 너무 아름다워서 넋을 놓고 바라 보게 된다. 34일의 여정이 이렇게 마침표를 찍는건가 싶어 참으로 허전한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