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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치악산 구룡사에서 아침을 열다 본문

물길따라 떠나는 여행/관동대로 392km

치악산 구룡사에서 아침을 열다

다보등 2012. 9. 4. 08:30

치악산 구룡사에서 아침을 열다

 

 

 

 

 관동대로는 수도인 한양과 경기지방의 동부와 강원도를 연결하는 구실을 했다.이 길은 조선시대의 관리들뿐만 아니라 소몰이꾼이나 보부상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길이자 입신출세를 갈망하던 이들이 과거를 보러 가는 길이기도 했다. 또한 임진왜란 당시에는 고니시 유키나가가 거느린 일본군이 평해로를 따라 한양으로 진격하기도 했다. 천리길 관동대로를 4월부터 매월 한차례씩 이틀에 걸쳐 10월까지 걷고 있는 중이다. 8월의 관동대로는 5번째 길인 것이다.

 

 

 

오전 6시 숙소인 치악산유스호스텔에서 구룡사로 출발을 하였다. 그 아침에 치악산자락 너머로 해가 뜰 차비를 하고 있는지 동쪽 하늘이 붉게 물들었다. 오늘 일정을 시작하기전에 구룡사부터 잠시 들렀다 시작을 할 요량으로 선택의 여지를 주어 아침잠을 조금 더 잘 사람은 숙소에 남았다. 버스로 이동을 하여 구룡사 일주문에서 이른아침을 맞이한 일행들이 단체사진을 찍었다. 매표소직원들보다 일찍 서두른 탓에 입장료 2,500원을 내지 않고 입장을 하여 내심 기분이 좋았던 아침이기도 하다.ㅋㅎㅎ

 

 

신라의 고승 의상이 668년(문무왕 8년)에 세웠다고 전해지며 창건 당시 이름은 구룡사(九龍寺)였던 것을 조선 중기 이후부터 '아홉 구(九)자'를 '거북 구(龜)자'로 고쳐 써 오늘에 이른다고 한다.

 

 

 

 

 

 

 

 

 

어제 하루일정을 접었던 교향리 석조불두앞에서 오늘 일정을 시작을 하였다. 오후 늦은 시간의 석조불두보다는 아침 햇살을 받은 불두의 모습이 한결 밝고 멋지다. 아침 햇살을 받은 불두의 얼굴은 따스함이 느껴지고 콧날조차 더욱 우뚝하다. 이곳에서 관동대로 5차의 이틀째의 일정을 시작한다. 그나저나 아침부터 햇살 장난아니다. 오늘 무진장 더울것 같은 예감이다. 아니나다를까 예감은 정확했고 정말로 오늘처럼 더운 날도 없었지 싶은 그런 8월의 마지막 일요일이다.

 

 

 

 

 

 

 

교향리 석조불두를 뒤로하고 잠시 걷다보니 또 다른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119호인 원주 평장리 마애공양보살상을 만났다. 고려시대 전기에 조각된 공양보살상이라는데 커다란 암벽면에 비교적 얇은 선각으로 새겨져 있어 얼핏 잘 보이질 않는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니 얼굴이 두둑하니 후덕해 보이는 보살이 꽃을 공양물을 바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햇볕은 뜨거웠으나 이날 하늘에 구름이 환상적인 날이었다. 더운건 좋지 않았으나 하늘에 구름이 아름다운건 또 너무나 좋았다. 종일 하늘을 올려다보며 걷다보니 마음까지 두둥실 몽실몽실한 하늘의 구름을 닮아 가는듯 하였다. 아래 사진은 컴터화면에 깔아 놓고 혼자 즐기고 있는 중이다. 치악산 봉우리에 살짝꿍 올려져있는 구름모자가 너무 예쁘지 않은가?ㅎㅎ

 

 

어느새 발걸음은 원주시 소초면 평장리로 들어서고 있다. 조선시대 평장역이 있었던 평장리 두둑에서 내곡으로 가는 고개인 말치고개는 옛날에 강릉으로 다니는 큰길이었다고 한다. 평장리 동쪽에 있는 참산내기라는 산은 치악산줄기가 된다고 한다. 그래 그런지 평장리로 들어서며 아침 햇살을 받아 눈이 부신 치악산이 모습이 한눈에 보인다. 구름이 아름다운 하늘을 벗삼아 열심히 걷기에 돌입하다.ㅋ

 

 

 

 

 

 

 

 

 

 

 

 

 

 

옛길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포장된 도로를 걷다보니 참말로 돈도 안되는 짓을 하고 있는듯 하다. 아마도 뭐할라꼬 걸어가냐고 물으면 할말이 없을듯 싶다. 돈도 안되는 일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돈이 없으면 적막강산이요, 돈이 있으면 금수강산이다" " 돈 있으면 귀신도 부린다" "돈만 있으면 염라대왕의 문서도 고친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 그런 대단한 돈을 벌어도 시원찮을 시간에 이 뭐꼬?? 그러면서 걷다보니 포크레인 몇대가 늘어져 있는 길이 나타났다. 신정일 선생님은 이 길이 바로 21세기 마지막 관동대로라며 기어이 사진을 찍으라 하신다. 정말 덥고 지쳐서 암것도 하고 싶지 않은 순간에 포크레인이 늘어서 있는 길을 찍었다. 저 길 안쪽으로 진정 관동대로였건만 지금은 더 이상의 길은 없다고 한다.

 

 

 

 

아파트가 보이기 시작을 하자 저 곳은 도회지라 하시더니 정말 아파트가 늘어서 있는 곳에서 원주시내가 시작을 한다. 일행들은 아파트가 보이는 곳에서 바닥에 퍼질러 앉아 잠시 휴식을 취했다. 8월의 마지막 일요일 뜨거움은 극에 달한듯 하다. 아직 오전이건만 어찌나 뜨거운지 지쳐서 손가락, 발가락 하나도 움직이기 싫을 정도였다. 그러면서도 기어이 다시 일어나 걷기 시작을 하였다. 원주역까지는 걸어가야 오전일정이 끝나고 점심을 먹는다고 하니 별수없이 마냥 걸을 수 밖에 없다. 원주역까지는 50여분이 걸렸다. ㅜ.ㅜ

 

 

 

 

 

 

 

 

 

선두와 후미의 간격이 너무 많이나서 30여분은 기다린 끝에 모두 모여 버스로 이동, 식당으로 간다.

12시25분

점심 먹으러 버스에 타기전에 잠깐 원주역을 배경으로...

하도 힘들다보니 사진 찍는 사람들도 몇없다. 다 귀찮은 탓이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