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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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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종주

줌마 5인방 무대뽀 지리종주 세째날-천왕봉

다보등 2013. 6. 7. 08:51

줌마 5인방 무대뽀 지리종주 세째날-천왕봉

 

 

 

 

 

 

지리종주 마지막날...

 

어느 산악회를 따라 대전서 왔다는 옆자리 여자의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잠이 깼다. 새벽2시에 출발을 한다더니 한시부터 부스럭거리며 들락거리기를 40여분...그것을 시작으로 여기저기서 쉴새없이 부스럭거리는 소란스러움에 드디어는 새벽4시 자리에서 일어날 수 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머리맡에 자리잡았던 일본여자 5명은 3시반쯤부터 지속적으로 부스럭거려 도저히 견딜 수 없을 지경이었다. 참다참다 그만 좀 부스럭거릴 수 없냐? 시끄럽다고 조용히(?) 한마디했다. 잠시후 그들은 사라졌다. 화장실이나 가자하고 나왔더니 일본여자들은 방앞의 홀에서 나머지 가방을 수습하느라 부스럭거림을 계속하고 있다. 그 모습을 보며 눈길도 주지않고 밖으로 나왔다. 무서울 정도로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다는 그들도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밖은 생각했던 것보다 시야가 밝다. 길이 보일 정도로 어둡지 않으니 5시에 출발하자던 약속은 이왕에 잠도 깼고 서둘러 배낭을 메고 밖으로 나왔다. 우리는 지난밤 잠자리에 들기전에 배낭을 꾸려놓은 상태였다. 아침에 일어나서 배낭만 둘러메고 나오면 되게 말이다. 새벽 4시30분...어렴풋이 하늘이 밝아지고 있었다.다행이 길은 시야가 방해받지 않을 정도로 잘 보인다. 시원한 새벽 공기를 마시며 당차게 발걸음을 촛대봉방향으로 옮긴다. 어제 미리 다녀 온 눈에 익은 길이라서인지 신새벽인데도 불구하고 다들 잘들 걷는다.

 

 

 

 

오전 5시 10분...

촛대봉에 오르니 멀리 천왕봉방향에서 일출이 시작되는 모양이다.

붉은 띠가 드리워진 모습에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감상을 하였다. 오늘도 역시 날씨가 쾌청하여 천왕봉에서 해맑은 일출을 볼 수 있을 모양이다.

구름이 전혀없는 하늘이라 조금은 밋밋한 해돋이가 될려나...

 

 

 

 

 

 

 

 

 

잠시 쉬면서 얼굴손질(?)에 들어갔다. 대피소를 출발하기전에 샘터에서 이는 닦고 나선 참이다. 이제 길바닥에서 쉬면서 간단하게나마 물티슈로 얼굴을 닦고 썬크림을 발랐다. 해가 떠올랐고 계속 해를 보고 가야하므로 일단은 썬크림바르는 시간이 필요했다. 빵을 꺼내 어제 선비샘에서 먹다 남은 딸기잼을 마져 발라먹고 패트병에 커피를 넣고 흔들어 어제처럼 냉커피를 만들어 먹었다. 아주 간편하고 맛있는 커피먹는 방법이다. 그러는 사이 우리곁을 일본인팀이 지나간다. 우리가 출발할즈음 그들이 대피소에서 아침을 준비하는 것을 보고 온 터이다. 새벽에 시끄럽다고 구박을 하였으나 그들과 장터목대피소까지 그럭저럭 함께 일행인듯 걸었다. 슬쩍 눈인사도 나누며...

 

 

 

 

아침햇살을 받아 보석처럼 반짝이는 영롱한 아침이슬...

 

 

지나 온 연화봉을 뒤돌아 보고...

 

 

 

 

세석대피소를 출발하여 2시간 30여분...

오전 7시 좀 못미쳐 장터목에 도착을 하였다. 천왕봉을 갔다 온 사람들로 대피소는 안팎으로 붐볐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이곳에서 아침을 해먹기로 하였으나 좀전에 빵을 먹고 한 관계로 이 참에 천왕봉을 갔다와서 아침을 먹기로 하였다. 잠시 쉬었다 다시 배낭을 짊어졌다. 나중에 생각하니 대피소 한켠에 배낭을 두고 가도 되었는데 그냥 메고 나섰다. 다시 돌아 올터인데 말이다...

 

 

최종 목적지 천왕봉을 향하여~~gogo~

 

 

 

일본인팀이 우리 뒤를 따르고 있다. 오늘은 천왕봉까지 이들과 함께 할  모양이다.

 

 

 

 

 

우리랑 스치며 지나는 학생들이 반가이 인사를 나눈다. 청주에서 왔단다. 이들 말고도 청주아이들은 시차를 두고 몇번 더 만났다. 김제와 청주는 이번참에 아이들을 지리산으로 보내 니네들 도시가 텅비었겠다며 우스개소리를 하며 서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해맑은 미소로 답하는 아이들을 보며 요즘의 무서운 아이들의 이미지는 멀리멀리 날려 버린다. 산에서 만나는 아이들은 한결같이 천사같은데 뉴스를 장식하는 아이들은 어째서일까? 그런저런 생각을 하니 머리속이 복잡해진다.

 

 

통천문앞에서 길게 줄을 섰다. 천왕봉을 오르려면 하늘로 통하는 좁은 문을 통과해야하는 의식이 남았다. 천왕봉을 오르는 이들은 우리랑 일본인팀들뿐이다. 일본인들은 나이가 지긋해 보였는데 체력들이 좋다. 그다지 쉬는것도 없이 그렇다고 빨리 걷는것도 아닌 꾸준히 쉼없이 산행을 한다. 그들의 속도가 조금은 느린듯 하나 그렇다고 우리가 추월을 할 정도로 느린것도 아니고 하여 그저 편하게 그들 뒤를 따랐다.

 

 

 

 

 

우리가 첫날 노고단을 출발하여 지나 온 반야봉이 구름위에 엉덩이를 내민듯 둥둥 떠있다.

참으로 까마득하다. 산넘고 산넘어 예까지 왔다 생각하니 참 뿌듯하다.

 

 

 

 

 

 

드디어 오전 8시10분 천왕봉 정상에 도착을 하였다.

나는 천왕봉이 세번째이다. 종주로는 두번째인 셈이다. 가슴 벅차게 기쁨이 몰려왔다.

이번엔 친구들의 보호자역으로 왔으니 더욱 내가 대견할 수 밖에! 여기까지 잘 따라와준 친구들에게도 감사하고 니들 수고했다~~!

 

 

 

 

 

 

 

 

 

 

 

 

장터목으로 하산하며 제석봉에서 보이는 반야봉은 그 사이 구름을 벗어내고 그 모습을 보이는 중이다. 차라리 구름속에 가린듯 모습이 훨씬 매혹적이다.

 

 

 

 

천왕봉을 갔다 온 두시간 남짓 그렇게 북적이던 장터목대피소는 조용해졌다. 남숙이가 오늘을 위해 며칠 메고 온 김치로 김치찌개를 맛나고 푸짐하게 끓였다. 햇반도 데우고 하여 맛난 식사시간을 가졌다. 그동안 가져왔던 밑반찬들도 바닥을 들어냈다. 김치찌개를 건져 먹고 남은 국물에 라면을 두개나 넣고 끓여 이번엔 점심이라는 이름을 붙여 또 한그릇씩 비웠다. 천왕봉을 다녀오니 다들 마음도 홀가분하고 입맛도 살아났나 보다. 간단하게나마 설거지를 하고 배낭을 꾸려 하산 준비를 하였다. 그때 삼숙이가 비명을 질렀다. 처음엔 벌레에 쏘였나했다. 배낭에 쓰레기봉지를 밀어 넣다가 캔뚜껑에 손가락을 베었다. 피가 뚝뚝 떨어지는데 아찔하니 앞이 안보였다. 휴지로 꽉 잡고 지혈을 하는 동안 마침 장터목으로 하산하려고 준비중인 김제의 중학생들에게 가서 구급약을 빌려왔다. 간단하나마 약을 바르고 붕대를 감고나니 힘이 빠진다. 막판에 피를 보다니? 삼숙인 그래도 다행이라한다. 새끼손가락이라 스틱잡는데 그다지 거슬리지 않으니 그나마 불행중 다행이라 하니 긍정적인 그 마음에 우리 모두 한시름 놓았다. 그래 삼숙아 불행중 다행이다~~ㅎㅎ

 

 

 

 

 

 

 

 

오전 11시 백무봉방향으로 본격적인 하산을 하였다. 안내도엔 하산시간이 3시간 걸린다고 적혀있다. 마음이 푸근하고 넉넉하다.

쉬엄쉬엄  제대로 쉬어 가면서 하산하기로 한다. 그런데 백무동방향으로 하산길이 장난아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내내 내리막에 돌을 밟아야 하는 길이다. 쉬지 않고 돌을 밟고 내려가는 길은 정말 피곤하고 힘이 든다. 그나마 다행인게 우리가 하산이라는 점이다. 올라 오는 이들을 보니 정말 장난아니겠구나 싶었다. 하산 세시간동안 내내 내리막에 돌길이다.

 

 

 

 

 

 

참샘에서 또 한번 목을 축이고 물통을 채운다. 수건도 적셔서 목에 둘렀다.

하산길이 힘들어도 내내 그늘이고 시원한 바람이 자주자주 불어 주니 행복하다.

 

 

 

하동바위 아래 출렁다리

 

 

 

 

 

 

드디어 정확하게 세시간만에 하산을 하였다. 우리는 가게에서 입맛대로 맥주를 고르고 아이스크림을 골라 우리에게 건배를 하였다.

정말 자랑스러운 우리 친구들~~!ㅎㅎ

처음엔 배낭무게에 많이들 힘들어 하더니 하룻밤을 보내며 금방 적응을 하더니만 지치지도 않고 잘 해냈다.

물론 초짜중에 초짜인 양숙이는 내내 많이 힘들어 하였으나 그래도 많이 뒤쳐지지 않고 잘 해냈다.

물론 코스를 짧게 잡은 내덕인줄 알아라~~ㅋㅋ

 

 

 

 

탐방지원센터에서 그동안 우리가 모아 온 쓰레기 무게를 계량기에 달았다.

1,850g이나 되었다. 2박3일동안 우리에게서 나온 쓰레기이다. 하나도 버리지 않고 각자의 배낭에 각자의 쓰레기를 짐어지고 왔다.

물론 그 와중에 삼숙인 피(?)도 보았다. 삼숙이 이름으로 1kg, 내 이름으로 850g를 그린포인트로 올렸다.

종량제 봉투를 구입하여 쓰레기를 담아 버렸다. 우린 철저한 그린산행을 한 셈이다. 또 한번 뿌듯해지는 순간이었다. ㅎㅎ

 

 

 

그린포인트제도란?

국민 스스로 국립공원 내 쓰레기 수거활동에 참여하거나 공원 내 쓰레기 및 자기 쓰레기를 되가져가는 경우 무게를 달아 포인트를 지급하는 범국민 정화활동이다. 누적된 적립 포인트는 국립공원 시설사용료(야영장, 주차장, 대피소 등)로 사용하거나, 공단이 마련한 소정의 상품(컴팩타올, 멀티스카프, 밸트, 양말, 물통, 장갑 등)으로 교환할 수 있다.

 

 

 

 

백무동으로 하산을 하니 서울로 가는 차편을 이용하기가 정말 좋다.

하산하자 바로 인근에 버스정류장이 있어 이곳에서 버스를 타면 동서울까지 편하게 갈 수가 있었다. 우리는 2시10분무렵 하산을 하였는데 버스가 14시 50분에 있다. 근처에서 밥을 먹고 서울로 갈 요량이었으나 그러자면 다음 버스를 타야했으므로 서울가서 저녁을 먹기로 하고 14시50분 버스를 탔다. 하산시 막차가 오후 6시인지라 행여나 그 시간에 도착못할까봐 걱정을 했는데 시간이 널널하니 얼마나 느긋한지 정말로 기분 짱이었다.

 

 

   

 

 

 

 

  동서울 도착 오후 7시!!!

터미널 주변에서 뒷풀이를 하기로 하였다. 우선 시원하게 맥주 한잔씩으로 시작을 하였다. 어찌나 션하고 달콤(?)한지~~ㅋ

매운 쭈꾸미볶음으로 저녁을 맵게(?) 먹고  다음을 기약하며 아쉬운 작별을 하였다. 이들과는 작년에 증도를 1박2일 다녀왔는데 올핸 지리종주를 하였다. 내년엔 또 어데를 갈지...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