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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그 세번째 종주길 첫날 본문

지리종주

지리산 그 세번째 종주길 첫날

다보등 2016. 10. 3. 20:29

지리산 그 세번째 종주길 첫날

 

 

 

 

2016년 9월 28~30(2박3일)

 지리종주 코스 : 첫날 성삼재 출발 - 연하천 대피소(1박)

                          둘째날  연하천 대피소 - 세석대피소 (1박)

                          셋째날 세석대피소 출발 - 장터목 대피소 - 천왕봉- 장터목대피소 - 백무동하산

 

 

 

 

 

 

용산역에서 아침 5시 20분에 출발하는 기차는 구례구역에 오전 7시39분에 도착을 하였다. 구례구역에 내리니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다. 일기예보상으로 비가 온다고는 했지만 이럴땐 원망스럽게도 일기예보도 딱딱 들어 맞는다. 이 아침 구례구역에 배낭을 메고 내리는 사람은 대여섯명 정도? 보통 전날 야간열차를 타고 지리종주에 나서는 사람들이 많은지라 이렇게 평일 아침에 도착하는 산객은 없는 모양이다.구례구역앞에서 다슬기탕으로 아침을 먹고 택시를 불러타고 성삼재로 이동을 했다. 일인당 1만원이라더니 세 명임에도 4만원을 달라고 한다. 대신 천은사입장료는 기사가 냈다. 성삼재로 가는 길...택시기사는 구례구역이 왜 구례구역인지 아는가 묻는다. 그러면서 구례구역이 있는 자리는 순천시 땅이란다. 그러다보니 구례역이라 할 수 없어서 구례입구역이라고 구례구(口)역이란다. 아하 그렇군요! 새로운 사실 하나를 알게 되었다.ㅎㅎ

구전으로 내려오는 지리산에 대한 전설도 들어가며 가다보니 어느새 성삼재에 도착을 하였다. 비가 오는 성삼재엔 주차된 차량도 서너대 정도. 입담좋은 기사와 작별을 하고 우리는 본격적인 등산준비를 마치고 오전 9시 20분 성삼재를 출발하여 노고단으로 향했다.

 

 

 

 

 

 

 

성삼재 입구 탐방지원센타에 배낭 무게를 달아 볼 수 있는 저울이 있길래 내 배낭을 달아보니 9kg이다. 내 배낭속에 몇벌의 갈아 입을 옷들과 코펠, 버너가 있고 전투식량, 라면,빵 등이 있다. 종주가 끝날때 까지 내 배낭의 무게는 별반 줄어 들지 않을 것들로 채워졌다. 두명의 언니들과 함께 하는 산행이라 대부분의 먹거리는 다른 언니들 배낭에 들어있다. 배낭무게를 감안하여 햇반은 대피소에서 구입할 요량으로 준비물에서 제외시켰다. 각각의 대피소마다 왠만한 것은 판매를 하므로 굳이 무겁게 가져가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11월 1일 이후부터는 라면과 캔 제품(참치, 햄 등)은 판매를 하지 않는다고 하니 참고해야 할 것이다.

 

 

 

 

 

성삼재에서 노고단까지는 45분 정도가 소요되었다. 빗속에 반겨주는 노고단 대피소가 반가웠다. 산아래에서는 몰랐는데 단풍이 눈길을 끈다.

 

 

 

 

스틱도 꺼내고 본격적인 준비를 하며 잠시 쉬었다가 출발을 하는데 노고단입구에 쑥부쟁이가 함초롬이 피어있다.

 

 

 

 

 

 

노고단고개에서 천왕봉 방향으로 내려서기전에 그동안은 별 생각없이 지났던 반야봉을  오늘은 한 눈에 알아 보았다. 언니들에게 반야봉을 가르쳐 주었다. 짝궁둥이 반야봉을 보며 "반만 야한 봉우리가 반야봉인가?" 애니언니 말에 함께 웃었다. 그래 그런것 같다.ㅋㅋㅋ 반야봉을 감싼 구름이 금방 금방 사라졌다 나타났다를 반복한다.

 

 

 

노고단 방향으로도 구름이 가려졌다가 어느 순간에 벗겨지곤 하였다.

 

 

 

 

 

25.5km를 삼일에 걸쳐 걸어 가야한다. 오늘은 연하천 대피소까지 열심히 가보자~~아쟈!

 

 

 

1987년 우리나라 최초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지리산'

 

 

 

이번에 지리종주를 함께 한 두 언니이다... 애니언니는 70년대 어찌어찌 와보고 정식 종주는 첨이고, 이다언니는 중산리에서 천왕봉은 오르긴 했으나 역시 종주는 첨이다. 내가 그나마 두어번 경험이 있는지라 앞장을 섰다. 워낙 함께 오지여행을 많이 다닌 언니들인지라 어딜 가든 뭐를 하든 척척 손발이 잘 맞는다. 그래서 엄청 편해서 좋다.

 

 

 

 

잎은 다 떨구고 열매만 메단 누릿장 나무 열매...

고약한 냄새가 나서보면 영락없이 누릿장나무가 있었다. 비가 와서일까? 냄새가 고약하게 풍겼다. 냄새가 고약하여 누릿대나무라고도 한단다. 그러나 냄새는 고약하나 8-9월에 산기슭이나 골짜기에 엷은 붉은색으로 예쁘게 꽃이 핀다.

 

 

 

 

 

투구를 쓴것 처럼 보인다고 투구꽃이란다. 그러고보니 고깔모양의 투구를 썼다. 지리종주 내내 볼 수 있었다.

 

 

 

 

 

 

 

구절초와 쑥부쟁이가 나란히 자리를 잡았다. 잎도 다르고 어쩌고저쩌고 하지만 복잡한 설명없이 그냥 가장 쉽게 구별하는 법은 꽃의 색인 듯...

하얀꽃은 구절초, 보라색은 쑥부쟁이~^^*

 

 

 

산오이풀은 비어 젖어 한없이 후줄근하다.

 

 

아쉽게도 구름은 모든것을 삼켜 버렸고...

 

 

 

 

 

앞뒤로 한사람도 만나지 못했던 이 날...

마침 빗줄기가 약해진 틈을 타 셀프카메라로 사진을 찍어도 보고...

한없이 느긋하게 즐기면서...

 

 

 

'애수', '당신이 슬플 때 나는 사랑한다'라는 꽃말을 가진 용담이다. 지리종주 내내 함께 한다고 보면된다.

 

 

 

 

 

이 꽃의 이름이 궁금했다. 얼핏 꽃 생김새를 보고 처음엔 엉겅퀴인가 했다. 그러나 잎은 취나물같이 생겼고 꽃은 아래를 보고 피었다. 

키가 엄청 큰 넌 대체 누구니??

(그 이름이 하도 궁금하여 이튿날 세석 대피소 직원에서 물어 보았다. 한방에 궁금증 해결~'수리취 꽃'이라고 했다. 아하! 잎이 너무 질겨서 나물로는 못 먹고 떡 해먹는 다는 그 수리취?)

 

 

 

 

 

 

임걸령 샘터에 도착을 하였으나 빗속에 걸어 오며 그다지 목도 마르지 않았다. 그러나 지리산에서 가장 맛 좋기로 소문난 임걸령 샘물을 그냥 지니칠 수 없는지라 한바가지 가득 떠서 마시기도 하고 식당에서 채워 온 물병에 물을 비우고 임걸령 샘물로 채웠다. 샘터 주변에 하얀 고마리꽃이 빗속에  소박한 아름다움을 준다.

 

 

 

 

 

 

 

 

어디메쯤인지 모르나 점심을 먹기로 하였다. 비는 여전히 내리고 적당한 곳에서 서서 먹는 수밖에 없었다. 비가 어지간만 해도 어디 앉아서 먹을 요량이었으나 비는 거세고 어디 앉을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다. 점심은 김밥을 준비했다. 보온병에 담아 온 따스한 커피가 있어서 목 넘김이 좋았다. 비와 김밥과 커피...그리고 지리산...비가 와도 좋았다.

 

 

 

오후 1시 40분 삼도봉에 도착을 하였다.

삼도봉에 왔다는 인증사진을 남기고...미련없이 다시 길을 나섰다.

 

 

 

단풍을 전혀 생각지 않았는데 지리산엔 가을 분위기가 한창이었다. 노란 단풍이 있는가 하면 붉은 단풍이 길을 수 놓곤 하였다.

다른 나무들과는 달리 단풍나무 곁을 지날려면 길 조차 환하게 밝았다. 천고지가 넘는 곳이다보니 단풍도 빨리 드는 것일까?

배낭이 잘못되어 어깨를 누르는 것일까? 왼쪽 어깨가 너무 아파 어깨를 왼쪽으로 기울이고 배낭끈을 살짝 들었다 내렸다를 반복하며 걷는다.

 

 

 

 

 

 

 

 

힘들게 올라 온 토끼봉...

빗줄기가 조금 가늘다 싶어 배낭을 벗어 놓고 스트레칭을 하였다. 왼쪽 어깨가 어찌나 아픈지...무거운 배낭에 짓눌린 어깨도 주무르고 허리, 팔, 다리...초콜릿 등 간식을 챙겨 먹었다.

 

 

 

 

 

 

오르락 내리락 끝없을 것 같았던 나무계단을 지나 명선봉이다. 이제 연하천 대피소가 코앞이다. 발걸음이 절로 빨라진다.

 

 

 

어찌나 낙엽이 예쁜지 힘든것도 잊고 발걸음이 떨어지지를 않는다.

 

 

 

 

 

오후 5시 드디어 연하천 대피소에 도착을 하였다. 대피소엔 종주에 나선 고등학생들이 와글거렸다. 평일이라서인지 일반인 산객들은 몇팀 되지 않는다. 여자들 방인 토끼방엔 토탈 8명의 여자들이 함께 잠을 잤다. 학생들을 제외하면 일반인은 혼성팀 3팀, 여자들로만 구성된 우리팀, 그래서 전체 4팀 정도가 되는 모양이다. 아이들과 취사시간을 피하니 북적이지 않아서 좋았다. 종일 비를 맞으며 걸은 탓으로 많이 피곤하다. 언제나 그렇듯 첫날은 익숙하지 않은 배낭무게 때문에 더 힘들다. 연하천대피소 매점에서 햇반과 부탄가스를 샀다. 그리고 취사장에서 오리훈제로 저녁을 먹었다. 꿀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