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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지리산 그 세번째 종주길 세째날 본문

지리종주

지리산 그 세번째 종주길 세째날

다보등 2016. 10. 6. 14:09

지리산 그 세번째 종주길 세째날

 

 

 

 

 

첫째날 : 성삼재 - 연하천 대피소 1박

둘째날 : 연하천 대피소 -세석 대피소 1박

세째날 : 세석대피소 -장터목대피소 - 천왕봉 - 장터목 대피소 -백무동 하산

 

 

 

 

오전 5시 30분 세석대피소를 출발하였다. 비는 거세게 내리고 있다. 어제 내린 비의 양이 2mm인데 오늘 새벽 벌써 4mm란다. 비는 종일 내릴 예정이다. 중국쪽에서 소멸된 태풍이 한반도에는 비를 많이 몰고 왔다고 한다. 배낭커버며 비옷을 챙겨입었다.  카메라는 배낭속 깊숙히 집어 넣었다. 대신 사진은 핸폰으로 찍었다. 거센 빗속에 나설려니 스틱을 쥔 손에 힘이 들어 간다. 어둠속에 해드랜턴 불빛만 어지러이 흔들린다.

 

 

 

 

 

어둠속에 촛대봉도 그냥 지나쳤다. 거친 길은 희미하나마 육안으로 식별이 가능하다. 불빛에 날리는 빗줄기가 어지럽다. 오히려 해드랜턴 불빛 없이 그냥 걷는 것이 한결 편한것 같아 꺼버리고 걸었다. 문득 뒤돌아 보면 먼발치에서 빗속에 몽환적인 풍경이 있어 발걸음이 느려진다. 이런 풍경을 볼 수 있음에 감탄하며 어차피 비는 피할 수 없으니 이런 날씨나마 최대한 즐길 수 밖에....

 

 

 

 

 

 

 

 

 

 

장터목 가는 길에 가장 아름다운 연화평전도 빗속에 그 모습이 보이질 않아 아쉽다. 마주 오는 이들과 조우하며 반가운 인사를 나눈다.

서로를 겪려하며~~^^

 

 

 

 

 

 

 

1721m연화봉에 올라섰다. 장터목대피소까지는 이제 지척이다. 주변은 온통 안개로 인해 지척도 분간이 안되지만  순간순간 풍경이 나타나는 깜짝 쇼가 매력적이다. 초 단위로 바뀌는 풍경이 안타까워 한참을 서성거렸다.

 

 

 

 

 

 

 

 

 

 

 

 

 

 

 

 

 

 

 

 

 

 

 

 

어제 세석대피소 직원들에게 물어서 알게 된 수리취 꽃이다. 이름을 알고 보니 더욱 반갑운 수리취 꽃이다. 잎은 억세서 나물로는 먹지 않고 떡을 해 먹는다. 모싯잎 떡과 함께 내가 좋아 하는 수리취 떡...

 

 

 

 

 

 

 

일출봉을 지나 10여분 가니 흐릿한 안개속에 장터목 대피소가 나타났다. 대피소 취사장엔 몇 사람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흠뻑 젖은 비옷과 배낭을 벗으니 세상 몸이 날아 갈 것 같다. 샘터에서 물을 길어다 라면과 누룽지를 끓였다. 무언들 맛있지 않은게 있을까 싶다. 빗소리를 들으며 먹는 음식으로는 역시 라면만 한게 없다 싶었다.ㅎㅎ

 

 

 

 

 

 

배낭을 장터목대피소에 맡겨두고 천왕봉으로 출발을 했다. 앞뒤로 사람이 없으니 지리산 전체에 우리 세명뿐인것 같은 생각이 든다. 장터목 대피소 취사장에서 우리보다 앞서 떠난 이들이 천왕봉을 찍고 내려 오며 건투를 빈다. 산에서는 잠시의 인연도 소중하다. 서로 걱정해주며 안녕을 빌어주니 이 아니 고마울 수가....

 

 

 

 

 

 

 

 

 

 

 

 

 

비바람속에 천왕봉에 올랐다. 아무도 없는 천왕봉은 처음이다. 천왕봉 정상석이 비바람속에 홀로 서있는 모습은 참으로 낯설다. 항상 사람들로 북적여서 차례를 기다려야 했는데 말이다. 서로를 찍어주며 삼일간의 빗속 투혼을 축하했다. 1915m 지리산 정상 '천왕봉'에 오기위해 2박3일을 걸어 왔건만 정상에서 머문 시간은 고작 몇분이다. 한가롭게 여유를 부릴 상태가 아니었다. 천왕봉에 올라서며 비는 더욱 거세졌다. 거기다 바람이 너무 세서 서있기 조차 어려웠다. 서둘러 내려 올 수밖에 없었으니 허무하다며 아쉬워했다. 바람을 조금이나마 피할 수 있는 곳에서 정상주 대신 정상커피(?)를 마셨다. 따뜻한 커피는 이런 궂은 날씨에 안성마춤이다. 비와 바람과 커피...험한 날씨도 낭만적으로 변했다.

 

 

 

 

 

 

어제 세석대피소에서 함께 지낸 부부가 우리 뒤를 따라 올라왔다. 서로 사진 찍어주기~~

중산리로 하산한다는 그들을 뒤로하고 우리도 비바람을 피해 서둘러 내려섰다.

 

 

 

백무동으로 하산하는 길....

하산하는 내내 돌투성이 계단길이라 무척이나 힘들다. 정작 종주길보다 하산길이 더 힘들구나야~~ㅠ

 

 

 

 

 

참샘에서 한 바가지 물을 마시고~~

 

 

 

하동바위 아래있는 흔들다리는 폐쇄되고 나무데크로 다시 다리를 만들었다. 보아하니 산사태가 났던 모양이다.

 

 

 

 

 

 

이런 대책없는 돌길을 걸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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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무동으로 하산하면 서울가는 버스가 바로 있어 지루한 내리막이라 힘은 들지만 차편이 편해서 좋다. 

우리는 5시 동서울행 버스를 탈 수 있었다. 종일 비가 많이 와서 배로 힘은 들었으나 성공적으로 지리종주를 마쳤으니 이 아니 좋을 수가!!

내년 봄 철쭉 필때를 기약하며 고단한 몸을 버스에 싣고 서울까지 푹 자볼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