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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지리산 그 세번째 종주길 둘째날 본문

지리종주

지리산 그 세번째 종주길 둘째날

다보등 2016. 10. 5. 21:58

지리산 그 세번째 종주길 둘째날

 

 

 

 

첫째날 : 성삼재 - 연하천대피소 1박

둘째날 : 연하천대피소 - 세석대피소 1박

세째날 : 세석대피소  -장터목대피소 - 천왕봉-장터목대피소-백무동

 

 

새벽녘 잠결에 빗소리가 들렸다. 오늘도 비는 여전할랑가 보다. 어젯밤 연하천 대피소에서 따뜻하고 편하게 잘 잤다. 대피소에서 담요를 두 장 빌려서 깔고 덮고 하는데 바닥에 까는 것은 담요가 아닌 매트로 바뀌었다. 각 2,000원씩 대여료를 내야 한다. 어제 비에 흠뻑 젖은 등산화지만 밤사이 조금 나아진듯도 하고 어쩌겠는가 그냥저냥 신어야지. 취사장으로 나가보니 고등학생들은 벌써 아침을 해먹고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왁지지껄 소란스럽던  학생들은 아침 7시쯤 노고단 방향으로 떠났다. 우리도 누룽지에 건조 북어국을 함께 넣어 끓여서 아침을 먹었다. 연하천대피소엔 마당에 물이 있어 참 편하다. 수건을 적셔서 초간단 세안을 했다.  대피소에서는 세제와 치약 사용이 금지이다. 그래서 양치는 소금을 준비 해 왔다. 설거지도 물로는 할 수 없다. 물티슈와 마른티슈로 설거지를 해야한다. 그리고 모든 쓰레기는 되가져 와야한다. 미리 준비해 온 비닐봉지에 이래저래 나온 쓰레기를 담아 배낭에 집어 넣었다.

 

 

 

 

고등학생들이 먼저 7시에 노고단방향으로 출발을 하고....

 

 

 

그다지 높지 않은것 같아도 1000m가 넘는 곳이다보니 커피가 빵빵하게 부풀었다.

우리는 빵빵해진 커피로 따뜻한 커피를 한잔씩 마시고....

세상에서 가장 작은 카페라고 선전을 하는 커피를 보온병에 담았다.

 

 

 

 

지난밤 따뜻하고 편하게 지낸 토끼방에서 담요를 정리하고 밖으로 나왔다. 연하천 대피소는 얼마전 보수공사를 하여 방 구조가 달라졌다. 단층이었던 방이 복층구조로 되었다. 어젯밤엔 몇 사람되지 않아 쾌적하게 보낸 것 같다.

 

 

 

 

벽소령 대피소까지 3.6km.

2년전 친구들과 종주에 나섰을때는 새벽같이  출발하여 벽소령에서 아침을 해먹었으나 오늘은 연하천에서 아침을 먹고 느긋하게 출발을 하였다.

아침 8시 17분 출발~~^^

여전히 비는 내리고 있다. 그러나 오늘은 흐림이라하니 일기예보가 정확하다면 비는 점점 개일 것이다.

 

 

 

산수국이 비를 맞으며 소소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빛바랜 사진처럼...

 

 

 

조릿대 숲을 지나...

 

 

 

지리산은 벌써 가을이다~~

궂은 날씨로 인해 다운된 우리들 마음을 단풍이 위로해 주었다.

 

 

 

 

투구꽃까지 이리 예쁘게 우리를 반긴다~~♬

 

 

 

 

헉?? 형제봉 바위 사이에 자라던 나무는 언제? 어이 쓰러졌을꼬?

자연의 섭리이겠으나 안타깝다.

 

 

 

 

나무에 대한 안타까움도 잠시....셀카를 찍는데 뭐가 그리 웃겼는지~~~ㅋㅋㅋ

 

 

 

마치 모닝빵같은  작은 버섯에게도 눈길 한번 주고~~^^

 

 

 

 

시야가 트이는 곳이지만 안개로 인해 암것도 보이질 않아 아쉽~~ㅠ

언니들 曰 지리산이 그리 녹녹치 않다며 다음을 기약하게 만든단다. 그려~~다음에 날씨 좋을때 와 보면 더 없이 좋을것이요~

지금은 볼 수 없는 풍경들이 더 없이 멋진 모습으로 보여질 것이구먼~~ㅎㅎ

 

 

 

 

 

 

 

 

「송알송알 싸리잎에 옥구슬~~

대롱대롱 풀잎마다 송송~~♬ 」

 

바위벽에 붙어있는 돌단풍에 송알송알 빗방울이 보석같다~~

 

 

 

 

 

 

벽소령대피소에 빨간 우체통이 보이질 않는다. 없어진 우체통을 두리번 찾다가 포기하고 취사장으로 내려갔다. 조용한 대피소...아무도 없는 취사장에서 젖은 비옷을 벗고 배낭을 내려놓았다. 두어시간 걸었건만 벌써 허리도 아프고 어깨도 뻐근하다. 다행인건 어제처럼 어깨가 아프지 않다는 것이다. 오늘은 배낭이 몸에 착 붙어서 편하다.어제는 왜 그랬을까?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며 잠시 쉬었다. 우리를 뒤따라 온 젊은 부부는 벽소령에서 이른 점심을 먹기로 했단다. 장터목까지 가야한다는 그들은 뒤로하고 우리는 세석방향으로 걷기 시작을 했다.

 

 

 

 

용담꽃이 비에 젖어 무거운 몸을 땅에 바짝 붙이고 있다. 용담꽃의 색은 짙은 파란 하늘을 닮은 이쁜 색이건만 비에 젖은 용담은 어째 션찮다.

곰의 쓸개인 웅담보다도 그 뿌리가 쓰다하여 용의 쓸개라는 이름으로 불리우기도 한다는 용담이다.

 

 

 

 

부인병에 약효가 뛰어나다는 구절초.

 

 

 

이 꽃의 이름은 무얼까요? 숙제를 풀지 못했다....;;

수리취꽃은 하도 궁금하여 꺽어 가서 세석대피소 직원에게 물어 보았건만 이 꽃은 그리하지 못했네...ㅠ

(이 꽃의 이름은 '흰고려엉겅퀴'라고 눈부신햇살님이 알려주셨답니다~~^^*)

 

 

 

 

 

 

 

지리산 잣도 만나고...

 

 

 

점심은 빵으로 대체~~

당연 따뜻한 커피도 함께~~

그래도 둘쨋날인 오늘은 비가 좀 잦아든 탓으로 어제처럼 서서 먹는 불상사는 없었다. 걷기도 한결 수월하였다.

 

 

 

 

 

 

 

 

수리취꽃~~^^*

 

 

 

선비샘이다. 날씨가 좋을때는 물병 채우기가 바빴는데...

물병에 물이 그냥인지라 그저 입만 적셨다.

스테인레스 국자는 큼지막해서 오뎅국물 뜨는데 쓰면 좋겠다고 웃었다. 하고 많은 국물중에 하필 왜 오뎅국물이었을까?ㅎㅎㅎ

 

 

 

 

 

 

지리산에는 산오이풀이 참 많다. 고산지역의 습기가 많은 곳에서 자란다. 쌍떡잎식물로 장미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비록 시들고 비에 젖었을 망정 그래도 이쁘다.

 

 

 

힘은 들지만 컨디션은 어제보단 좋다. 하루사이에 배낭도 몸에 적응이 되었고...비도 어제보다는 덜 오기 때문일까?

나만 그런것 같지 않고 두 언니들도 한결 수월해 보인다. 바닥에 깔린 단풍보는 재미도 쏠찮다. 울퉁불퉁 날카로운 바위들이 위태로이 길을 내주곤 했다. 다행인건 돌들이 미끄럽지 않다는것...그러나 언제나 안전이 우선이니 항상 조심조심이다.

 

 

 

 

 

세석대피소까지 2.7km가 남았다. 비는 그쳤다 다시 내렸다 오락가락이다. 다행인건 어제 흠씬 젖었던 신발이 발등부터 말라 간다는것~~!

좋은 현상이다~~ㅎㅎ

 

 

 

 

비를 흠뻑 머금은 쑥부쟁이~~

 

 

 

 

나무계단 미끄럼 방지 고무틈 사이에 잣송이가 부서져 알알이 박혀있다.

잣송이는 누군가의 등산화 발길에 부서지면서 빠져나 온 모양이다. 하나 주워서 까보니 실하게 잣이 들었다. 그냥 갈 수 없어 주워보니 제법 갯수가 많다. 배낭 주머니에 넣었다. 나중에 대피소에서 먹을 요량이었으나 막상 지리산에 있는 동안은 완전 잊어 버리고...집에와서 까먹었다는 뭐 그런 이야기~~ㅋㅋㅋ

 

 

 

"지리산 제일 봉 '천왕봉'을 찾아 보세요" 그러나 전혀 보이지 않는 시야를 아쉬워하며...

두 언니들은 다음에 꼭 다시 오겠다는 오기가 발동한다며~~

그나마 나는 날씨 좋을때 종주를 한 경험이 있는지라 그때를 상상하며 보이지 않는 천왕봉을 찾아 보았다.

 

 

 

 

 

 

 

칠선봉에 피어있는 산오이풀에게 인사도 나누고~~

 

 

 

 

 

빗방울과 거미줄로 치장을 한 회나무 열매를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비가 덜 와서 일까? 세석대피소까지의 부담없는 거리 때문일까? 오늘은 참 편하게 걸었다.

 

 

 

 

 

 

 

 

손대면 톡하고 터질것만 같은 그대!!

너는 또 누구니??

 

 

 

비에 젖어 처량한 모습의 산부추도 만났다. 슬쩍 건드려 보았더니 강한 부추냄새가 진동을 한다. 산부추잎과 비늘줄기에는 연한 마늘냄새가 나는데 이것은 알리신이라는 향기성분 때문으로 마늘과 부추에서 나는 향과 같은 성분이란다. 연한 잎은 보통 부추먹듯이 먹어도 된단다.

 

 

 

 

 

 

 

한치앞도 보이질 않던 시야가 잠시 아주 잠깐 살짝쿵 모습을 보여주었다. 구름이 잠시 벗겨지나 싶더니 것도 잠시 이내 모습을 감추었다.

 

 

 

 

 

 

 

돼지나물이라고 불리우는 미역취꽃

 

 

 

 

 

드디어 세석대피소로 접어든다. 안개속에 어렴풋이 바람개비 같은 풍력발전기가 보인다. 예전에도 있었나? 첨보는 것 같은데....

 

 

 

 

 

 

오후 4시 세석대피소에 도착을 하였다. 중앙홀은 개방을 해 둔 상태라 충전도하며 두다리 뻗고 쉬었다. 평일이라 예약인원이 몇명 되지 않는다고 한다. 날씨가 궂은지라 6시가 아닌 5시에 방 배정을 해주었다. 이곳에서도 역시 담요 두장을 대여(한장에 2,000원)하여 깔고 덮기로 한다. 연하천에서는 깔개는 매트였으나 세석은 여전히 담요이다. 

 

 

 

 

 

촛대봉을 갔다올까 했으나 안개로 인해 시야가 완전 꽝인지라 그냥 대피소에서 편하게 쉬었다. 6시가 넘으며 어두워졌고 우리는 저녁을 먹기로 하고 취사장으로 나갔다. 식사준비를 하고 있는데 마침 옆 테이블에서 함께 먹자고 초청을 하는 바람에 얼결에 고기에 소주까지 얻어 먹었다. 우리 저녁 메뉴인 라면과 누룽지도 끓여서 함께 나누었으니 훌륭한 저녁이 되었다.

 

 

 

 

 

세석대피소의 밤, 여자 6명이 그 큰 방을 차지하고 잠을 잤다. 옆자리의 여자는 남편과 함께 왔는데 어제 백무동에서 올라 장터목을 지나 세석대피소까지 왔단다. 하룻밤을 자고 다시 장터목을 거쳐 천왕봉에 올랐다가 중산리로 하산할 예정이란다.  건너편에 젊은 여자 한 명은 혼자 지리종주에 나선 길인 모양이다. 매트에 침낭까지 챙겨왔다. 대단한 그녀에게 입이 쩍 벌어지고...ㅋ

저녁 먹으며 한잔 얻어 먹는 소주탓인지 이내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