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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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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종주

줌마 5인방 지리종주 둘째날-촛대봉으로

다보등 2013. 6. 5. 10:24

줌마 5인방 무대뽀 지리종주 둘째날- 촛대봉으로

 

 

 

 

 

 

둘째날 (2)

 

문득 멀찌감치 보이는 천왕봉과 제석봉,장터목대피소가 잘룩한 산허리쭘이 보인다. 손에 잡힐듯 가깝게 보이는 거리지만 저곳은 내일에서야 닿을 수 있는 곳이다. 시원시원한 신록의 산빛은 가슴속까지 청량한 느낌이 쏟아져 들어 온다. 권경업님의 '산은 바다입니다'라는 시에서 산은 밀려가고 밀려 오는 푸른 숲 출렁이는 바다인듯 하다고 하였다. 너나없이 하루분의 분진과 소음을 정량으로 먹어대야 하는 도시라고 하였다. 그 도시에서의 일상을 잠시 접어두고 그리운듯 찾아 온 지리산에서의 산행은 나로 하여금 더욱 열심히 성실하게 살아야겠다는 새로운 각오를 다지게 한다.

 

 

 

우리는 어제 용산역을 떠나 구례구역에 내려 택시로 성삼재로 이동을 하여 노고단을 거쳐 지리산으로 들어섰다. 연하천대피소에서 첫날밤을 보내고 벽소령을 거쳐 오늘 둘째날을 묵을 세석대피소롤 향하는 길이다. 첫날은 미쳐 몸이 따라가지 못한 배낭의 무게와 새벽차를 타고 떠난 피로감으로 다들 힘들어 했으나 지리산 청정한 공기를 마셔서인지 하룻밤을 보내고 난 우리들은 씩씩하게 지리산을 즐기고 있음이다.

 

 

 

 

 

 

 

 

어느덧 멀리 촛대봉이 보이며 세석대피소가 지척이다. 걸음이 절로 빨라진다.

우리는 오후 2시 40분 세석에 도착을 하였다. 예정한 대로 정말이지 벌건 대낮이다.ㅋㅋ

여기서도 김제에서 온 중학생들 한무리가 진을 치고 있다. 이들도 오늘밤 세석에서 우리랑 지낼것이라 한다. 아이들 소란스러움에 세석이 북적이고 떠들썩하다. 오후6시에나 방을 배정한다니 일단 벤치하나를 확보하여 자리를 잡고 숨부터 돌린다. 벽소령에서 우리에게 물을 떠다주던 총각이 먼저 도착하여 자리잡고 있다가 알은채를 한다. 그리고는 우리의 빈물통을 달라더니 잽싸게 물을 길어다 준다. 그는 화대종주중이고 오늘은 장터목까지 가야한다. 그리고 장터목에서도 대기자라며 걱정이다. 학생들이 많다보니 온전한 예약이 쉽지가 않았던 모양이다. 물을 떠다준 고마운 마음에 은혜를 어찌갚나 했더니 김치있으면 달란다. 그럼그렇치~~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ㅋㅋ

양숙씨 배낭에 있던 종갓집포장김치 하나를 꺼내 주었더니 고맙다며 집에서 담근 김치없냔다. 짜식 맛은 알아가지고...그러나 고걸 줄수는 없지. 우리도 아껴먹고 내일 김치찌게로 하일라이트를 장식해야 하므로 줄수는 없고 대신 참치캔을 하나 주었다. 여기까지 메고온게 어딘데 짜샤~~ㅋㅋ

 

 

 

 

 

 

 

한시간쯤 쉬다가 촛대봉으로 갔다오기로 하였다. 할일없이 대피소에 그저 앉아 있느니 훌쩍 다녀오기로 하였다.

아직도 태양은 머리위에 떠있고 뜨겁긴하지만 뭐...부담없이 빈몸으로 나서는 길이라 한결 몸이 가볍다.

 

 

 

 

세석평전은 철쭉으로 유명하다고는 하나 지금은 개체수가 적어 유명세와는 달리 별 볼품은 없어 보이는듯 하다. 그러나 전체적인 풍경은 정말 아름답다. 세석대피소는 지리산에 있는 대피소중 가장 아름다운 곳에 자리한듯 보인다.

 

 

 

 

 

 

 

 

 

촛대봉에서 바라보이는 천왕봉과 함께 지리산 깊숙한 속살들이 아름답다. 다시 한번 이년전 가을 종주때를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당시 세석대피소에서 새벽 5시에 길을 나서니 한치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속을 헤치며 걸었던지라 촛대봉이고 주변 풍광이고 전혀 볼 수도 없었던지라 훤한 대낮에 보는 지금의 전경이 새록새록 신기하고 아름답기 그지없다. 사계절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지리산을 다시금 찾게 만드는 매력이 이런것에 있는둣하다.

 

 

 

 

 

 

 

 

 

 

 

 

일찌감치 저녁을 먹었다. 오리훈제를 두봉지를 사왔는데 어제 연하천에서 한봉지만 먹고 오늘 나머지 한봉지를 털었다. 원지가 메고 온 수제누룽지를 끓여서 먹었는데 별미다. 역시 직접 손으로 눌린 누룽지가 제일이다.

일찌감치 저녁을 먹고 대피소에 들어 카메라며 휴대폰밧데리를 충전기에 꽂아놓고 옷을 갈아 입었다. 물휴지로 간단 샤워를 한 셈이다.역시나 오늘도 소금으로 짜디 짜게 칫솔질을 하고 물휴지로 얼굴을 닦아냈다. 예전에 히말라야에서의 보름을 생각하면 이곳은 천국이다.이런저런 험한(?) 경험들이 웬만한 불편함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버릇이 되었다. 누가 뭐라던 나는 그저 좋은 경험이었다 생각한다.

 

 

 

 

오후 6시 우리는 제일 먼저 방을 배정받고 일찌감치 자리에 누웠다. 대피소에서는 담요 한장에 천원씩으로 깔고 덮고 두장에 이천원에 침구를 빌릴 수 있다.  사진에서 보이는 숙소의 아랫층은 학생들에게 배정을 하였고 그외는 나무계단을 밟고 올라야 하는 이층에 배정을 받았다. 담요 한자락을 깔은 좁디좁은 자리지만 세상에서 제일 편하다.반듯하게 누우면 꽉차는 그런 넓이다. 돌아 눕기도 거시기한 좁은 면적이라 여자들보다는 남자들은 많이 불편할둣 싶다. 열명 남짓한 일본인들이 지리종주를 온 모양이다. 우리가 누운 머리맡 건너편에 그네들중 여자 5명이 누웠다. 일본인들은 누구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조용조용한 민족이라고는 하나 이들은 별종인지 누워서 제법 떠든다. 조금 거슬리긴 하나 뭐 어쩌겠냐...그러더니 코까지 제법 곤다.

내옆에 누운 어느 산악회를 따라 온 여자는 아까 샘터에서 보니 치약으로 이도 닦고 크린싱제품으로 세수도 하길래 개념없다고 들으라고 옆에서 궁시렁거렸던 그 뇨자다. 조금 재수없기는 하지만 옆자리인지라 슬쩍 물어보니 대전에서 왔단다. 처음 지리산에 왔다며 내일 새벽 2시에 출발이란다. 아마도 천왕봉에서 일출을 볼 요량인 모양이다. 이 여자는 일행과 함께 새벽 1시부터 부스럭거려 잠을 깨웠다. 끝까지 재수없는 뇨자다.ㅋ

내가 너무 성격이 까칠한건가?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