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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제14코스 강화도령 첫사랑길/강화나들길 본문

강화나들길

제14코스 강화도령 첫사랑길/강화나들길

다보등 2021. 4. 27. 11:28

어느새 4월 마지막 주말이다. 지난주보다 눈에 띄게 나뭇잎들이 무성해졌으며 노란 연두빛에서 선명하게 초록초록해졌다. 점점 날이 더워지기 시작하면 초록은 더 짙어질 것이다.

얼마전 남편은 무릎이 아프다며 오래 걷는 걸 조심하는 중이다. 강화나들길은 호젓한 숲길구간이 있어 혼자 걷기에 좀 거시기하여 당분간 못 걷겠다 싶었는데 이번에 딸이 따라 나섰다. 모처럼 딸아이와 함께 걷게 되어 내심 고맙고 반갑기도 하였다. 딸아이의 컨디션을 생각하여 거리가 좀 짧고 걷기 부담없을 것 같은 14코스를 선택하였다. 용흥궁공영주차장에 주차(평일 유료,공휴일 무료)를 하고 용흥궁앞 나들길도장함에서 출발인증도장을 찍고 오전 9시45분 출발을 하였다.

 

▶ 제14코스 강화도령 첫사랑길

용흥궁을 출발하여 중앙시장을 거쳐 골목길을 지나 산등성이에 오르면 뒤로 강화읍이 보이기 시작하고 조금 더 숲길을 오르면 청하약수터가 나타난다. 이곳이 원범(철종 어린시절 이름)과 봉이가 처음 만난 곳이다. 거북바위에 올라 소원을 빌고 남장대에 오르면 강화읍과 주변이 한눈에 들어 온다. 맑은 날에는 이북과 초지대교까지 볼 수 있다.

(거리 11.7km, 소요시간 3시간 30분)

 

용흥궁은 조선 25대 철종(1831~1863)이 왕위에 오르기 전 19세까지 살았던 집으로 강화도에 은거하며 살았던 집을 후일 그가 왕위에 오르고 난 이후에 보수하고 단장하여 궁이라고 고쳐부른 이름이다.

용흥궁은 몇번의 강화나들길로 인해 들렀던 곳이라 대충 들여다보고 지나친다.

 

용흥궁입구 강화나들길 14코스 출발인증도장함

심도직물 터

강화도는 예로부터 부녀자를 중심으로 수공업이 발달하였고 1920년대에 가내공업 형태의 직기가 도입되어 면직물과 견직물의 대량생산이 가능하였다. 1970년대부터 전성기를 맞이하기도 하였으나 산업의 발달과 저가 중국산 면직물의 수입 등으로 섬유공업의 번영은 힘없이 무너졌다.

2005년 강화군에서 소도읍 육성사업의 목적으로 용흥궁 공원을 조성하면서 심도직물 건물은 모두 사라지고 공장 굴뚝의 일부만 남아있어 당시 번창했던 강화경제의 명성을 기억하게 한다.

 

강화나들길 리본이나 안내목들이 잘 되어 있어 길찾아 걷는데는 무리가 없다. 중앙시장쪽으로 횡단보도를 건넌다.

강화도령 첫사랑길의 본홍색 하트시그널은 미소를 짓게한다.

 

큰 길을 버리고 골목에서 오른편으로 들어서면 좁디좁은 골목길이 가파르게 이어진다. 골목을 다 올라서면 갑자기 탁트인 앞쪽으로 강화읍이 보인다.

 

골목을 올라서면 탁트인 전경이 나온다. 포장된 길을 따라 직진해서 마을로 가는 것이 아니라(갈뻔하였다ㅋ) 왼편으로 꺽어 산으로 난 길을 따라 간다.

갑자기 공사중인 가림막이 떡하니 길을 막고있어 순간 당황~ 그러나 당황하지 말고 살짝 옆으로 난 발자국을 따라 들어서면 걷는데는 지장이 없을 정도이다. 그러나 조심은 나의 몫!

남산 근린공원 조성공사중이라는 안내글이 있다.

 

 

근린공원 조성공사중인 곳을 지나면 솔숲길이 이어진다. 소나무길은 완벽하게 아름답지만 은근한 오르막이라 스틱을 꺼냈다. 스틱 사용을 하면 훨씬 편하고 힘이 덜든다. 나는 도보시에는 늘 스틱을 애용하는 편이다.

 

청하동약수터에 도착하고 보니 15코스 걸을 때 온 곳이란 걸 단번에 알 수가 있었다.

15코스 때는 약수터 뒤편에서 걸어 들어왔던 것이다. 이번에 14코스에서는 앞쪽으로 들어섰다.

 

원범(철종)과 봉이가 처음 만난 청하약수터란다. 王하고는 상관없이 농사짓고 나무베다가 느닷없이 王이 되는 바람에 첫사랑 봉이와도 생이별을 하게 되고, 우격다짐(?)으로 왕이 되어서도 안동김씨의 세도정치에 제대로 정치를 펴 보지도 못하고 재위 14년 만에 33세의 나이로 허무하게 세상을 뜬 비운의 왕이다.

 

원범은 할아버지인 은언군이 사도세자의 서자였으며, 이후 정조 때 할아버지가 역모에 휘말리고 아버지는 귀양에서 풀려나 강화도로 옮겨 원범을 낳았다. 원범은 농사짓고 나무베어 팔면서 청년으로 자랐고 헌종이 후사가 없이 죽자 별안간 (영조의 혈손) 원범이가 왕으로 추대되었다. 이 때 그의 나이 19세였다.

 

거북바위, 소원을 비는 곳(?), 그냥 지나친다
거북바위 근처 약수터를 지나면 남장대가 코앞이다

15코스 걸을 때 암문을 통과하여 잣나무숲으로 들어갔었다. 이번엔 부드러운 능선처럼 보이는 산성위로 올라간다.

그러자 남장대와 산불감시초소가 한눈에 들어오는 방향으로 올라서게 된다.

지난번 15코스 때는 비가 오는 궂은 날이었으나, 오늘은 시야가 밝다.

어디가 어디인지 제대로 알 수는 없으나 강화도 동서남북이 한 눈에 선명하게 보인다. 가만보니 멀리 초지대교가 보인다.

멀지 않은 곳에 북한땅도 보인다. 전경안내도에는 해창포(개성시), 홍교면(개성시), 영정포(개성시)를 표시해 놓았다.

 

 

남장대- 강화산성에는 남산과 북산을 각각 남장대와 북장대를 서문 안에 서장대가 있었으나 모두 허물어진 것을 2010년 남장대 만을 복원하였다.

 

남장대에서 내려서서 국화리공동묘지 가는 방향으로 조금 진행하다보면,

아래 사진 오른편 국화리공동묘지로 가는 15코스 길이고, 14코스는 아래 사진 왼편으로 길이 이어진다.

이 구간에서는 14,15코스가 겹치는 길이 있어 헷갈리기 쉽상이라 정신 차려야 한다.^^;;

 

금낭화가 아름답게 피어있고, 다이아몬드(?)반지가 있는 작은 공원은 아마도 애버리지호텔 산책로인가 싶었다.

바로 아래쪽에 애버리지호텔이 있으므로.

 

에버리지호텔 뒤편(▲)으로 길은 이어지고, 우리는 호텔 입구쪽으로 와서 에버리지호텔마당에서 보이는 시원스런 마을 전경(▼)을 살짝 엿보고...

 

우리 두 모녀는 에버리지호텔의 화장실을 이용하였다.

북카페인가 싶은 예쁜 에버리지호텔 로비.

 

찬우물약수터 근처에서 점심으로 칼국수를 먹었다

찬우물약수터에는 이것저것 산나물이며를 파는 노점이 있었으며 노점 뒤편으로 찬우물약수터가 있다. 찬우물약수터에 눈길 한번 주고 앞쪽 식당에서 칼국수를 먹었다. 국물도 맛있고 김치도 맛있었다. 국수양이 많았는데도 불구하고 싹 다 먹었다는.

 

찬우물약수터

찬우물약수터를 지나 큰 도로를 건너 잠시 걷다보면 우거진 숲길로 가라 안내한다.

갑자기 하늘이 컴컴한 잣나무숲으로 들어서 걸으라니 좀전에 먹은 칼국수가 어찌나 배부른지 산을 오르면서 헉헉댄다.

길은 내내 푹신한 흙길을 걷는 구간이라 정말 좋았다.

딱히 쉴만한 공간이 보이질 않아 쓰러진 나무가 긴의자처럼 되어있는 곳에서 보온병의 따뜻한 커피를 마셨다.

딸아이랑 걷는 호젓한 강화나들길이 새로운 매력으로 느껴진다.

 

양봉을 하는 구간이라 살짝 긴장되었으나 별스런 일없이 지나쳤다.

아직은 빈 논이지만 조만간 모내기를 하고나면 푸른빛으로 물들 논두렁을 걷는다.

 

마치 안개꽃처럼 하얗게 피어있는 말냉이꽃길을 걷고, 얼룩소들이 모여있는 축사의 냄새를 피해 서둘러 걷다보니 갑자기 눈앞에 단아한 모습의 철종외가가 나타났다.

 

 

철종외가/인천광역시 문화재자료 제8호

철종 4년(1853)에 지은 집으로 철종의 외삼촌인 염보길이 살았던 집이다. 처음에는 안채와 사랑채를 좌우에 두는 'H'자형 가옥배치를 취하고 있었으나 행랑채 일부가 헐려 지금의 'ㄷ'자 모양의 몸채만 남아 있다.

 

 

♣ 오후 1시25분 철종외가 도착인증확인 도장을 찍었다.

잠시 철종외가를 둘러본 후 버스를 기다리던지 택시를 부를 생각으로 버스정류장으로 갔다.

마을길을 내려가서 도로변에 있는 대장간마을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할 새도 없이 52번 버스가 금방 도착하여 오후1시50분 버스를 탔다. 10여분 후 강화수협앞에 내려서 오전에 주차를 하였던 용흥궁으로~~~(눈누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