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걸어서 세계속으로/이집트 (25)
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2023년 1월 8일(일) 호루스 신전을 가기 위해 새벽 5시에 기상하였다. 서둘러 준비를 마치고 5시 20분에 크루즈에서 내려 길 위로 나서니 수많은 마차들이 즐비하다. 우리는 미리 예약된 마차들이 있으니 망정이지 그냥 개인적으로 마차를 타려면 호객하는 마부들에게 엄청나게 시달려야 할 것 같았다. 일단 마차는 왕복으로 타야 하므로 내가 탔던 마차 번호를 기억해 놔야 한다. 마차 한 대당 세명 혹은 네 명이 탔는데, 팁(일인당 $1)은 돌아와서 주라고 하더라. 새벽공기를 가르며 마차는 속도를 내고 달리는데 어찌나 바람이 찬지 자라목처럼 목이 움츠러들었다. 발도 시리고 손도 시리고, 더군다나 먼지는 또 어찌나 심하던지... 우리는 대부분 마스크를 잘 쓰고 다녔다. 새벽 먼지가 날리는 도로를 달릴 때는 마스..
1월 7일, 토요일 새벽 사막을 3시간을 넘게 달려 도착한 아부심벨은 우리가 세계사 교과서에서나 보던 깜짝 놀랄만한 신전이 있었다. 아부심벨 신전은 이집트 신왕국 제19왕조 람세스 2세의 제위 기간 중에 건축된 신전으로 사암층을 뚫어서 만든 암굴 신전이다. 아스완 하이댐 건설로 수몰될 위기에 처해 있었던 이 신전은 이집트 정부가 유네스코의 도움을 받아 현재의 위치로 이전 완료했다. 이주와 유적 구출 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이집트를 도와주기 위해 유네스코는 1960년 범세계적인 모금활동을 전개하였고, 우리나라에서도 크리스마스 실을 구입하는 방식으로 모금활동에 참여했다고 한다. 1964년 마침내 고대 파라오 시대의 유적을 구출하기 위한 공사를 시작했다. 인류의 귀중한 문화유산을 구하는 일에 우리나라도 동참을 ..
2023년 1월 7일(토) 새벽 3시 40분에 크루즈에서 내려 아부심벨로 향한다. 아스완에서 아부심벨까지는 280km로 3시간 30분이 걸렸다.(그러니 새벽에 출발할 수밖에) 사막의 새벽은 춥다. 그 새벽에 사막을 달리는 버스 안은 무지 추웠다. 다행히 큰 무릎담요를 가져간 덕분에 넉넉하게 목까지 덮고 잠을 청했다. 차창으로 얼핏 보이던 ASWAN을 서둘러 찍고는 동틀 때까지 잤다. 이집트의 국토 97%가 사막이라 어떻게든 나일강물을 이용하여 농지를 만들기 위한 수로 공사가 한창이었다. 아부심벨 가는 도로 옆으로 여기저기 스프링쿨러가 작동을 하며 푸른 작물이 자라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주로 밀 농사를 많이 한다고 했다. 가이드 말에 의하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식량 대부분을 거의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는 나일강을 따라 오르내리는 나일 크루즈에 탑승을 하였다. 나일 크루즈는 아스완에서 룩소르, 룩소르에서 아스완을 오가며 보통 3박 4일로 운행된다. 우리는 아스완에서 콤옴보, 에드푸를 거쳐 룩소르로 가는 일정이다. 룩소르는 고대 이집트의 수도로 이집트의 옛 정취를 느끼고 싶은 여행자라면 꼭 들러야 하는 도시이다. 나일강을 따라 길게 유적지들이 있기 때문에 다른 교통편보다 크루즈를 이용하는 것이 시간도 절약되고, 또한 이집트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나일강을 따라 움직이는 크루즈를 타고 온전히 나일강은 느끼는 것도 이집트 여행의 즐거움이다. 더불어 온 하늘이 오렌지빛으로 물드는 나일강의 일몰을 감상하는 것이다. 우리는 나일강가에 즐비한 크루즈 중 한 척에 승선을 하였다. 총 4층으로 된 크루즈는 ..
기차는 밤새 나일강을 달려 예정된 시간보다 40여분 늦은 오전 10시 무렵 아스완역에 도착을 하였다. 일정이 바빠진 관계로 기차에서 내리자 이내 버스에 올라타 미완성 오벨리스크를 보러 출발을 하였다. 아스완의 채석장은 전 국토의 95%가 사막 지대인 이집트에서 유일한 화강암 채석장이다. 고대 파라오 시대로부터 그리스 로마 시대에 이르기까지 아스완의 채석장은 이집트의 중요한 화강암 산지로 유명하다. 기자의 피라미드, 날렵한 자태를 뽐내는 오벨리스크, 수많은 신전, 기타 이집트의 돌로 된 건축물들은 이 아스완의 채석장이 아니었으면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누워있는 대작, 미완성 오벨리스크 아스완의 미완성 오벨리스크는 석공과 기술자들의 재능 부족 때문이 아니라 뜻하지 않게 바위에 생긴 균열 때문에 오늘날까지도..
2023년, 1월 5일, 오후 4시 54분, 알렉산드리아를 떠나 카이로로 돌아가는 길에 해가 지고 있었다. 처음 카이로에서 알렉산드리아로 갈 때는 너무 피곤하여 내내 잤다면, 오늘 다시 카이로 가는 버스 안에서는 차창으로 보이는 풍경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오!! 멀리 이집트 피라미드가 보인다. 큰 것 두 개와 작은 것 하나... 카이로 기자지역에 있는 것으로 우리가 아는 그 피라미드가 저곳이라고 한다. 나중에 둘러볼 곳이지만 이렇게 석양이 지는 시간에 차창으로 먼저 만나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셀레이고 흥분되었다. 카이로 시내로 들어서며 석양은 더욱 붉게 타올랐다. 머나먼 남의 땅에서 노을을 보니 마음이 스산하였다. 카이로에서 남부 도시 아스완까지 가는 방법은 비행기, 기차, 고속버스. 미니버스 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