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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천리길 관동대로 1구간을 울진군 북면 부구리에서 마치다 본문

물길따라 떠나는 여행/관동대로 392km

천리길 관동대로 1구간을 울진군 북면 부구리에서 마치다

다보등 2012. 5. 2. 11:09

천리길 관동대로 1구간을 울진군 북면 부구리에서 마치다

 

 

 

 

 

 

왕피천 제방에 흐드러진 벚꽃길에 취해 휘적휘적 걸었다. 포장된 도로지만 누구하나 투정을 부리는 이 없다. 벚꽃 그윽한 꽃향기가  사라질때쯤 인적없는 마을에 드문드문 집들이 있다. 사람은 구경할 수가 없는데 개가 마구마구 짖는다. 아마도 한적한 마을의 개들은 씽씽 지나치는 자동차는 많이 보았을터이지만 이렇듯 많은 사람을 보기는 저도 첨일 것이다. 니눈에도 터벅터벅 도로를 걷는 우리가 신기한 것이냐? 왈왈 짖는 것으로  격려를 하는 것이냐? 온 동네가 떠나가라 짖어도 누구하나 내다보는 이도 없다. 논에는 아직 어떤 기미도 보이지 않지만 밭에는 봄농사를 시작한 흔적들이 보인다. 까만 비닐을 덮어 놓은 밭에는 무얼 심었을까?  그 와중에도 벚꽃과 진달래가 번갈아 나타나며 눈을 호사를 시킨다.

 

 

 

 

 

 

 

 

 

 

 

울진 화성리에서 오전 일정을 마쳤다.그리고 버스로 이동을 하여 울진의 어느 바닷가로 돌아와 점심을 먹었다. 시원한 대구탕으로  허기진 속을 채웠다. 잠시나마 봄빛을 담고 있는 바다를 바라보고 시원한 동해바람을 즐겼다.

 

 

 

 

다시 시작된 오후 일정엔 도로를 버리고 숲으로 이어진 길을 걸었다. 푹신한 흙을 밟고 걷자하니 온 몸이 편안해지는 느낌이다. 꽃향기 못지 않은 솔향기 그윽한 숲길은 후정리까지 이어졌다. 산둔덕엔 봄철 다양한 나물들이 있어 걷는 걸음 짬짬이 나물을 뜯는 부지런하고 손빠른 도반들이 있어 감탄을 자아낸다. 머위며 민들래, 쑥, 냉이, 달래, 돌미나리 등등  봄철 들녘엔 자연산 나물들이 지천이다.

 

 

 

 

 

 

 

 

 

 

 

 

 

 

 

 

 

 

 

 

 

 

 

신울진 원자력 발전소현장을 지나며 어느새 우리는 울진군 북면 고목리의 너른 벌판에 들어섰다. 구불구불 논두렁을 지나 다시 올라선 도로 어디쯤에서 옥계서원 유허비가 있는 비각을 지나며 잠시 담장너머로 기웃거리 보기도 하였다.

 

 

 

 

 

 

 

 

옥계서원 유허비/경북 울진군 북면 고목1리 610-2

옥계서원은 우암 송시열, 석당 김상정, 만은 전선 세선생을 함께 모시는 서원이다. 원래 옥계서원은 영조 16년(1704)에 울진읍 읍내리 옥계동에 '사(祠)'를 세우고 우암선생 진상을 받들어 모셨으나 곧 철폐되었다. 그 후 정조 1년(1777)에 죽변면 봉평리 초평동에 중건하였으며 순조 29년(1829)에 '서원'으로 승격되었다. 또 순조 32년(1832)에는 죽변면 화성리 용장동에 이건하여 석당선생을 추가 배향하고 철종 9년(1858)에 만은 선생을 서원 옆 별묘에 제향하였으나 고종 5년(1868)에 철거되었다. 그 후 1939년 봉평 옛 터에 유허비를 세웠다가 1942년 고목리 금성동으로 유허비를 옮기고 강당을 세웠으나 강당은 낡아 허물어졌다. 그러다가 2005년 유허비를 지금의 위치로 옮기고 비각을 세워 보호하고 있으며 제사일은 음력 3월16일이다.

 

 

 

 

 

 

 

 

울진군 북면 부구리에서 이틀간의 여정을 마친다. 조선시대 있었던 9개의 간선로중 하나인 관동대로는 동대문에서 출발하여 여주, 원주, 대관령, 강릉을 거쳐 삼척을 지나 울진의 평해까지 가는 구백이십리 길이고 걷는데 열사흘이 걸린다. 정철의 <관동별곡>이 이 길위에서 씌어 졌으며 율곡이나 신사임당,허균과 허난설헌, 김시습,정철,이색 등 내노라 하는 수많은 선조와 또 유배객이 지나갔던 길 '관동대로'이다. 392km 관동대로 그 길을 걷고자 평해에 도착을 하여 이틀간 1구간을 걸었다. 신정일선생님께서 '관동대로: 서울에서 평해까지 옛길을 걷다'를 펴낼때는 동대문에서 평해까지 열사흘 내쳐 걸으셨지만 이번엔 9번으로 나눠 역으로 걷기로 하였다. 우리도 평해에서 시작을 하여 점점 서울이 가까워옴이 심리적으로 훨씬 편한것 같아 좋았다. 다시 5월에 관동대로 2구간이 시작될 것이지만 아쉽게도 나는 그때는 터키 여행중이라 참여를 할 수가 없겠다. 6월에 있을 3구간을 기약하며 1구간을 여기서 내려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