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동트는 동해 묵호항에서 관동대로 3차를 시작한다 본문

물길따라 떠나는 여행/관동대로 392km

동트는 동해 묵호항에서 관동대로 3차를 시작한다

다보등 2012. 6. 18. 07:48

동트는 동해 묵호항에서 동대로 3차를 시작한다

 

 

 

 

 

 

조선시대 있었던 9개의 간선로중 하나인 관동대로는 동대문에서 출발하여 여주, 원주, 대관령, 강릉을 거쳐 삼척을 지나 울진의 평해까지 가는 구백이십리 길이고 걷는데 열사흘이 걸린다. 정철의 <관동별곡>이 이 길위에서 씌어 졌으며 율곡이나 신사임당,허균과 허난설헌, 김시습,정철,이색 등 내노라 하는 수많은 선조와 또 유배객이 지나갔던 길 '관동대로'이다. 392km 관동대로 그 길을 4월부터 11월까지 걸을 예정이다. 신정일선생님께서 '관동대로: 서울에서 평해까지 옛길을 걷다'를 펴낼때는 동대문에서 평해까지 열사흘 내쳐 걸으셨지만 이번엔 8번으로 나눠 4월부터 11월까지 평해에서 동대문으로 걷기로 하였다. 평해에서 시작을 하여 점점 서울이 가까워옴이 심리적으로 훨씬 편할것 같아 좋았다.

 

 

<구름낀 흐린 아침이라 해는 수면에서 멀찍이 올랐을때야 구름속에서 볼 수 있었다.숙소방안에서 창을 열고...>

 

 

 

그 길중 1차는 울진 평해에서 시작을 하여 울진군 북면 부구리에서 마쳤다. 2차를 북면 부구리에서 시작을 하여 묵호에서 2번째 여정을 접었다. 그러나 2차 관동대로는 내가 터키여행중이라 동행을 하지 못했다. 2차 관동대로는 울진 북면 차마고도와 같은 아름다운 갈령재에서 용화리에 이르는 관동대로 옛길, 용화해수욕장, 바닷길이 아름다운 초곡, 비운의 고려 공민왕릉과 삼척의 죽서루, 그리고 동해시에서 마침표를 찍었다. 2차 관동대로에서는 함께 걷지 못한 길이긴 하지만 작년 동해해파랑길을 걸을때 두발로 거쳐간 길이긴 하다.

 

 

 

2차에 이어 이번 3차 관동대로는 묵호항에서 대관령 너머 횡계에 이르는 구간이다. 묵호항, 망상, 옥계, 강릉, 강릉 객사문, 대관령, 국사당, 횡계까지 이어질 3차 관동대로를 6월에 2박3일 여정을 함께 하였다. 일찍 찾아 온 무더위로 은근 걱정을 하였으나 다행히 바람 적당히 불어 오는 날씨인지라 상쾌한 기분으로 걸을 수 있어 좋았다.

 

 

옛 향수를 자극하는 납작한 집들이 포진해 있는 동해시의 골목골목에 나붙은 간판들이 60-70년대 드라마 세트장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무심히 지나칠 수 없는 재밌는 가게들이 있어 카메라에 담아 보았다. 수궁, 아방궁, 춘향이, 명월 등 맥주양주를 파는 술집들의 이름이 한결같지 재밌다. 춘향이와 명월이 어느 것이 좋으냐는 물음에 명월이 보다는 춘향이라 한다. 명월이보다는 그래도 춘향이가 있어 보인다나 어쩐다나~~ㅎㅎ

 

 

 

 

 

 

야는 무신 잘못을 했길래 이렇게 벌을 서고 있는지...ㅎㅎ

 

 

 

묵호항을 지나 어달 해변을 걸으며 작년 해파랑길을 걸을 때가 생각이 난다. 작년 이 곳을 걸을때가 9월이었다. 9월은 그나마  한더위가 살짝 지난 날씨였지. 그리고 지금 6월 일찍 찾아 온 더위긴 하지만 7-8월 한더위만 하랴...묵호하면 심상대 소설 '묵호를 아는가'를 신정일선생님이 읽어 주시던 글귀가 생각이 난다. 언제나 돌아가면 읽어봐야지 하였지만 아직 읽어 보지도 못한 소설이다. 하지만 언제나 '묵호를 아는가' 심상대는 기억을 하곤 한다.

      

    『내게 있어서 동해바다는 투명한 유리잔에 담긴 술 한잔의 소주를 연상케 했다. 어느 때엔 유리잔 밖에서 이랑지어 흘러내리는 소주 특유의 근기를 느껴 매스껍기도 했지만 대체로 그것은 단숨에 들이켜고 싶은 고혹적인 빛깔이었다. 파르스름한 바다, 그 바다가 있는 곳, 묵호, 그렇다, 묵호는 술과 바람의 도시다. 플라타너스 낙엽을 밟고 서서 시내 버스를 기다리다가 문득 무언가 서러움에 복받쳐 오르면 그들은 이 도시를 기억해 냈다. 바다가 그리워지거나 흠씬 술에 젖고 싶어지거나 엉엉 울고 싶어지기라도 하면 사람들은 이 술과 바람의 도시를 허둥지둥 찾아 나서는 것이었다. 그럴때면 언제나 묵호는, 묵호가 아니라 바다는 저고리 옷가슴을 풀어 헤쳐 둥글고 커다란 젖가슴을 꺼내 주었다.』

 

 

 

 

 

문득 벚나무에 까맣게 익은 버찌가 무수히 많이 달렸다. 그냥 지나칠 수 없는노릇이다. 너나없이 까치발을 하고 나뭇가지를 내려 따먹기 바쁘다. 입안이 온통 짙은 보랏빛 까만 물이 들고 버찌를 따느라 손이며 옷자락에 물이 드는 것도 모른채 연신 씁쓸하고 달착지근한 버찌에 홀려 지체를 하였다. 사실 버찌의 맛보다는 따먹는 재미에 정신이 더 팔리기도 하였다.

 

 

다양한 선전문구가 쓰여진 현수막을 보니 참으로 재밌다. 쉴때는 사실 몰랐는데 사진으로 볼라치니 웃긴다~~ㅎㅎ

전화번호가 서울인 것도 있는 걸 보니 관광객들을 겨냥한 광고인가보다...멀리 동해까지 걸어 놓은 현수막의 광고효과가 궁금하다 ㅋ

 

 

 

 

 

 

 

주말을 맞이하여 망상오토캠핑장에 많은 휴가객들이 있어 눈길을 끌었다. 텐트를 칠 수도 있고, 캠핑카를 빌릴 수도 있는것 같고, 펜션도 있어 가족수에 맞게 취향따라 이용을 할 수 있으니 고르는 재미가 있다고 할까?

 

 

 

 

 

 

 

 

 

 

 

 

상해변을 지나 옥계로 접어드는 길 한라시멘트의 육중한 몸집이 보이기 시작하는 도직교위에 서니 아래로 동해의 푸른물과 나란히 영동선철길이 내려다 보인다. 오늘은 아마도 종일 포장된 도로를 걸어야 하는 모양이다. 이렇듯 도로를 끼고 걸어야 하는 길은 참 재미는 없고 힘만드는 길이다.매번 이쁘고 걷기 좋은 길을 걸을 수는 없지만 매연가스도 장난아니고 차량들의 속도 또한 위협적이다. 이런 길은 한켠으로 걷는다고는 하지만 언제나 신경이 곤두서는 도로이다. 우짜든동 재미는 없는 길이다.

 

 

 

 

 

 

 

도로를 버리고 옥계해변의 송림으로 들어섰다. 이제서야 제대로 숨을 쉴 수가 있는 것 같다. 깊게 심호흡하며 솔숲으로 들어가니 투명하고 맑은 공기가 온 몸에 부딛치는 것 같다. 잠시나마 이렇듯 숲길을 걸을 수 있다는게 정말 기분좋은 일이다. 좀전까지만 해도 씽씽 달리는 차량들의 소음공해에 죽을 것만 같더니만 금새 기분이 좋아졌다.

 

 

해파랑길 표지가 달라졌나? 그동안 보아오던 해파랑길 표지가 아닌 새로운 디자인이다.

 

 

 

 

 

 

 

이번엔 산딸기닷!! 얼마나 산딸기가 많은지 여기저기 널렸다 널렸어~~모두들 산딸기 따먹기에 여념이 없다. 잠시 따다보면 한웅큼이다. 산딸기도 실하게 생긴 딸기이다. 모처럼만에 모두들 신났다. 그리고도 걸어 가면서 산딸기를 참 많이 만났고 그때마다 남겨놓고 가야하는것을 아까워했다. 내 몫을 두고 가는듯이 말이다.

 

 

 

 

 

 

금진2리 바닷가마을 자그마한 슈퍼에서 시원한 캔맥주를 사서  원샷~!! 그 시원함이라니!

그리고도 아이스바 하나씩 집어 들고 길바닥에 주저 앉았다. 이러느라고 선두와의 거리가 멀어지긴 하였지만 이후로는 버스를 타고 점심 먹으러 이동을 하였다. 오전일정이 금진리 바닷가 마을에서 마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