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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김훈 에세이 '자전거여행'에서 ^^* 본문

일상스케치

김훈 에세이 '자전거여행'에서 ^^*

다보등 2012. 5. 14. 09:00

김훈 에세이 '자전거여행'에서 가져 온 글

 

 

 

 

   작년 12월 딸과 함께 제주도여행중 이틀을 묵었던 게스트하우스 책장에 꼽혀 있던 김훈의 에세이 '자전거여행'을 읽었다. 글중에 마음에 닿았던 글이 있어 메모를 해 두었다. 책을 읽던 때가 겨울이라 5월의 자작나무에 대한 글을 읽으며 간지러운 느낌을 받았다. 되바라진 짙은 녹색을 가진 여름산보다는 연두빛 새잎이 돋아나는 수채화풍의 5월 신록을 좋아라 하는 나...그리고 겨울 햐얀 기둥으로 남아 있는 자작나무를 좋아 하는 나... 그의 글을 옮겨와 5월의 신록을 사랑하는 내 마음을 대신한다.

 

 

 

" 5월의 산에서 가장 자지러지게 기뻐하는 숲은 자작나무 숲이다.

하얀 나뭇가지에서 파스텔톤의 연두색 새잎들이 돋아날 때 온 산에 푸른 축복이 넘친다.

 

 

 

 

 

자작나무 슾은 생명의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작은 바람에도 늘 흔들린다.

 

  

 

 

 

자작나무 숲이 흔들리는 모습은

잘 웃는 젋은 여자와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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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 숲은 멀리서 보면

빛들이 모여사는 숲처럼 보인다.

 

 

 

 

잎을 다 떨군 겨울에 자작나무 숲은

흰 기둥만으로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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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나무, 갈참나무, 떡갈나무 숲들의 신록은 거칠게 싱싱하다.

그 숲의 이파리들은 아름다움의 정교한 치장으로 세월을 보내지 않고

여름의 검푸른 초록을 향해 거침없이 나아간다.

 

 

 

이 숲의 이파리들은 억센

사내들의 힘줄같은 잎맥을 가졌다.

 

 

 

 

이 숲은 봄의 현란함이 아니라 여름의 무성함속에서

완성되는 넓고 힘센 활렵수들의 숲이다.

 

 

 

이 숲에서는 짙은 비린내가 나고

바람이 불 때마다 폭포소리가 난다."

 

 자전거여행-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