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제주오름 (37)
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용머리 해안은 두어 번 왔던 곳이기도 하고 딸과도 함께 온 인연이 있다. 따져 보니 딸과 온 것이 그럭저럭 10년도 더 된 것 같다. 그때 20대였던 딸은 이제 삼십 후반이 되었다. 그러니 나도 그만큼의 나이를 더했다. 입구와 가까운 앞쪽 주차장은 차량들로 만원이라 더 안쪽으로 들어가서 주차를 하였다. 평일임에도 용머리해안을 찾은 관광객들이 많다. 용머리 해안은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 인 것 같은데 주차장이나 상점들, 더 많아진 숙박시설들, 식당등 용머리 일대 분위기는 많이 달라졌다. 매표소로 가면서 보니 좀전에 자동차로 산방산의 뒤태를 보며 지나왔다면 용머리해안 입구에서는 산방산의 익숙한 앞모습을 보게 된다. 매표를 하고 마치 처음 온 것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탐방로를 따라 입장을 하였다. 날씨가 좋지 않..
안덕 계곡 인근에서 점심을 먹고 용머리 해안으로 이동하던 중 안덕 계곡 이정표를 보고 가던 길을 돌려 주차를 하였다. 제주올레 9코스가 지나는 길이기도 하고 딸아이는 작년에 시어른들과 제주 왔을 때 들렀던 곳이라고 한다. 오늘은 서울로 돌아가는 날이다. 비행시간이 오후 늦은 시간이긴 하지만 용머리해안도 갈 참이고 이후엔 동문시장도 들르고 차도 반납하고 하려면 바쁘다. 오래전 내가 제주 올레 9코스를 걸을 적엔 안덕계곡이 포함되지 않았었는데 지금은 안덕계곡이 9코스에 추가로 포함되었다고 한다. 일정에 없는 장소지만 마침 지나는 길이라 들렀다. 제주의 계곡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계곡이다. 병풍처럼 둘러쳐진 기암절벽과 평평한 암반 계곡에서 유유히 흐르는 맑은 물이 멋스러운 운치를 자아낸다. 안덕계곡은 먼 옛날..
너무나 멋지고 좋은 날씨다. 파란 하늘과 흰구름 그리고 방주교회 '거 방주교회 가기 딱 좋은 날씨구먼~~' 어제와 달리 화창한 아침이다. 이타미 준. 낯선 이름의 건축가이다. 언젠가 티브이에서 그를 다룬 내용을 보았었다. 그때 제주 방주교회를 메모해 두었었다. 제주에서 꼭 들르고 싶었던 방주교회를 방문하는 날이다. 그동안 숙소가 제주 동쪽에 있던 관계로 방주교회가 있는 제주 서쪽은 공항 가는 길이기도 하므로 동선상 마지막 날 들르기로 한 터였다. 며칠 동안 오전이면 꾸무리하던 하늘이 오늘은 아침부터 쨍하다. '오늘은 방주교회 가기 딱 좋은 날'이다. 방주교회!! 지붕에서부터 느껴지는 범상치 않은 외관. 이타미 준은 재일 한국인 건축가로 한국 이름은 유동룡庾東龍이다. 하지만 한자 성인 '유庾'가 일본에 없..
5월 22일 제주도 삼일째 오전에 선흘곶 동백동산 탐방을 하고 나서는 비가 왔다. 이승악오름 탐방을 포기하고 교래리에서 점심을 먹었다. 그 사이 비가 그쳤다. 비도 그쳤겠다 이제 어딜 갈까 폭풍 검색을 하였다. 비가 오는 바람에 미수에 그친 이승악오름을 다시 찾아가기엔 거리상 멀기도 하거니와 일단 맥이 풀렸다. 오전에 오며 가며 물영아리오름과 붉은오름 안내표지판을 본 것이 생각나 궁리 끝에 물영아리오름으로 결정했다. 나도 딸아이도 물영아리 오름은 처음이라 이왕이면 초행지여서 좋았다. 오전에 갔던 동백동산도 람사르습지보호지역인데 우연찮게 선택한 물영아리오름도 역시 람사르습지보호지역이다. 물영아리오름 습지는 2000년 12월 5일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으며 2006년 11월 18일 제주도 최초로 람사르습지..
제주 온 지 삼일째 5월 22일 월요일 제주 날씨는 늘 오전에 흐렸다가 차차로 맑아지곤 하였다. 사실 쨍하고 맑은 날보다는 흐린 날이 돌아다니기엔 좋은 것 같다. 어제 제주올레 1코스를 걸었다면 오늘은 선흘리 동백동산과 이승악오름을 가볼 예정이다. 선흘리 동백동산은 내가, 이승악오름은 딸이 선택한 곳이다. 일단 차로 이동을 하는 동선을 고려하여 숙소에서 그나마 가까운 선흘리 동백동산을 먼저 가보기로 하였다. 30여분을 달려 선흘리 동백동산 널찍한 주차장에 도착을 하였다. 선흘곶 동백동산 1981년 제주 기념물 제10호로 지정되었다. 선흘리 동쪽에 있는 넓은 면적의 상록활엽수 천연림으로 20여 년생 동백나무 10여만 그루가 숲을 이루고 있어 동백동산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으며 종가시나무 후박나무 비쭈기나무 등..
오전에 제주도 와서 몇 군데 다니다 보니 그럭저럭 오후 4시가 넘어가는 시간이 되었고 숙소를 찾아 가 보기로 하였다. 나중에 저녁 시간에 해녀 이야기를 들으며 공연도 보고 음식도 먹을 수 있는 특별한 제주를 경험할 것이므로 미리 숙소에 가서 짐도 내리고 잠시 쉬기로 하였다. 3박 4일 묵을 숙소는 문주란 자생지로 유명한 토끼섬 인근의 독채이다. 제주 돌담이 구불구불 이어진 동네 한가운데 있는 옛날 시골집 느낌 그대로의 외관을 가진 집이다. 주차장도 따로 없는 골목길 가운데 있는 집이므로 어두워지기 전에 미리 길을 알아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었다. 둘이 지내기엔 좀 크다 싶은 독채지만 시골 친척집에 다니러 온 것 같은 분위기였다. 허름한 외관에 잠시 당황하였으나 깔끔한 내부에 마음이 놓였다. 큰 방 2개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