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경기옛길 삼남길 1길 한양관문길 본문
5월 21일(토)
지난 1월 시작하여 5,6,7,8길까지 걷고는 멈춘 경기옛길을 다시 걷기 위해 집을 나섰다. 걷던 길이라 얼른 해치우고 싶었다. 삼남길은 전체 1길~10길까지 있다. 사실은 9길과 10길을 걸을까 하다가 마음을 바꿔 1길 한양관문길로 변경을 하였다. 전철 4호선 남태령역 2번 출구로 나와 좀 걸어가면 남태령 표석도 나오고 삼남길 1길 한양관문길 스탬프함이 있다.
경기옛길은 조선시대 실학자 신경준 선생이 '도로고'에서 언급한 육대로(六大路)를 토대로 역사적 고증과 현대적 재해석을 거쳐 조성한 역사문화 탐방로이다.
육대로 중 삼남길 1길~10길 중 5,6,7,8길을 걷고는 이래저래 다른 일로 밀려서 중단하였던 터이다.
이번에 다시 걸을 요량으로 1길 한양관문길을 걷기위해 전철 4호선 남태령역으로 왔다.
♣ 한양으로 가는 관문(9.7km) : 남태령 표석- 온온사- 과천향교- 가자우물-인덕원 옛터
한양관문길은 남태령에서 시작한다. 남태령역 2번 출구를 나와 남태령 방향으로 조금만 걸으면 남태령 옛길 표석을 볼 수 있다. 과천성당을 지나 만날 수 있는 온온사는 정조가 능행차 당시에 묵어간 곳이기도 하다. 온온사를 뒤로 하고 관악산 등산로의 입구이기도 한 과천향교, 과천시청과 정부과천청사를 지나면 물맛이 훌룽하여 정조가 벼슬을 내렸다는 가자우물을 만날 수 있다. 여기서 좀 더 길을 재촉하면 인덕원 옛터에 도착한다.(경기옛길 홈피)
남태령을 지나 다음 목적지는 온온사이다.
낯선 길 위에서 이정표가 없으면 당황스러울 판인데 삼남길 시그널이 곳곳에 눈에 잘 띄는 곳이 부착되어 있었다.
지나는 사람이 별로 없는 한적한 곳에서는 버튼을 눌러야 보행자신호가 바뀐다는 안내가 있다.
가끔은 아무 생각없이 서있다가 퍼뜩 정신을 차리고 버튼을 누를 때도 있었다.
용마골 입구에 들어서니 온갖 표시들로 어지럽다.
주변에 나름 멋진 빌라들과 주택들이 있는 마을을 지나며 오래된 저 이발소는 현재 영업 중인지, 옆의 종합설비도 역시 장사하고 있을까하는 쓸데없는 궁금증을 안고 지나친다.
?? 길은 갑자기 계곡 안으로 들어서라 한다.
옆의 시그널을 보아하니 맞긴 맞는 것 같은데...
비라도 왕창 오는 날엔 어쩌라고?
여름 장마철엔 갈 수나 있나?
아마도 계곡을 내려서 걷다 어디쯤에서 경기옛길 시그널이 있었겠으나 미쳐 보지 못하고 계속 계곡을 걸었다. 더 큰 이유는 계곡에 들어서 조금 들어가자 왼편의 허름한 막사같은 곳에서 댕댕이들이(한 두마리가 아닌)목청껏 짖어대는 바람에 놀라서 내쳐 앞만보고 빠르게 걸었다. 그렇게 혼비백산 계곡을 한참을 걷다가 뭔가 잘못 되었다 싶어 대충 길인 듯 싶은 곳에서 계곡 오른편으로 탈출을 하였다.
그러나??
어째 이상하다...관악산 정상으로 가는 등로를 따라 가고 있다는 걸 얼마가지 않아 눈치를 챘다.
다시 아까 그 지점으로 되돌아와 이번엔 계곡 왼편으로 탈출을 하고(사실 길은 없었으나 대충 뚫고 나갔다) 조금 가다보니 관악산둘레길, 과천생태길 표지석을 만났다. 흐미...완전 반갑기 그지없었다.
이제 어디로 가야할 지 가리키는 방향을 들여다보니 남태령쪽에서 왔으니 관촌약수터, 과천지식정보타운 방향으로 가야할 것 같았다. 계곡 안에서 이래저래 30여 분을 허비하였다.
엉뚱하게도 계곡에서 한참 헤매다 드디어 눈 앞에 짠하고 나타난 오렌지색 삼남길 리본이 어찌나 반가운지~~
리본이 오렌지색인 이유가 너무 이해가 되었다~~ㅋㅋ
어떤 이는 한 번만에 잘도 갔을 것 같은 구간을 자칫 미아가 될 뻔하였다.
숲을 벗어나 도로에 나서니 과천성당이다.
이제 온온사가 얼마 남지 않은 거리에 있는 것 같다.
나는 보지 않은 오래 전에 끝난 드라마 '6년째 연애중' 촬영지였다는 이 오래된 빌라는 입구부터 특이한 구조다.
드디어 마주한 온온사는 한 눈에 딱 봐도 오래된 커다란 은행나무가 시원스런 모습으로 맞아준다.
수령이 600년이 넘었다는 은행나무는 여기저기 상처를 치료한 흔적이 있다.
그 오랜 세월을 살아왔는데 이제 앞으로는 아프지 말고 잘 살기를 바래~~
온온사는 조선 인조 27년(1649)에 지어진 과천현의 객사이다. 객사는 임금을 상징하는 나무패인 전패를 모셔 놓은 곳이다. 백성들은 객사에서 일정한 날짜에 임금이 계신 궁궐을 향해 절을 하는 의식을 치렀다. 객사는 외국에서 온 사신이나 나라의 일을 하는 관리들의 숙소로 이용하기도 하였다. 객사는 고을의 수령이 일을 하는 동헌보다 더 지위가 높다. 그래서 고을의 가장 중심이 되는 곳에 위치하며 건물도 정성을 다해 지었다.
온온사(穩穩舍)는 정조가 수원에 있는 아버지 사도 세자의 묘소인 현릉원에 참배하고 돌아오던 길에 머물며 붙여 준 이름으로 '경치가 아름답고 몸이 편안하다'는 뜻을 담고 있다.
온온사에서 간식을 먹으며 잠시 편하게 쉬었다.
바람도 조용하고 사위도 조용하다.
푸르른 나무그늘이 참 좋았다.
온온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과천향교가 있다.
잠시 향교 안을 들여다보고 이내 발걸음을 재촉하였다.
거리는 온통 선거 관련된 스피커 소리로 떠들썩하다.
과천외국어고등학교가 있는 이 길이 주는 느낌이 참 좋았다.
빨간벽돌의 오래된 2층짜리 주택과 줄지어 선 나무들...외국의 어느 골목을 걷는 그런 분위기랄까...
과천향교를 지나고 길은 가자우물로 향하고 있다.
그래 어서 가자가자~~~ㅎㅎ
5월은 어딜가나 장미가 제일 눈에 많이 보인다.
평택시청을 지나고 정부과천청사도 지나고...
정부의 온갖 행정기관들이 다 모인듯 한 거리를 걷고 걸어...
가자(加資)우물
조선시대 제22대 정도대왕은 아버지 사도세자의 원묘인 현릉원 능행길에 과천을 통과하였는데, 어느 날 이곳에 심한 갈증을 느끼자 한 신하가 근처의 우물물을 떠다 바쳤다. 정조가 이 물을 마시고 물맛이 매우 좋다하여 당상 품계의 벼슬을 내렸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이렇듯 '가자우물'이라는 이름은 임금이 가자(정3품 이상의 품계)를 내린 우물이라는 데서 유래된 것이며 예로부터 마을사람들은 물맛이 좋고 차다고 하여 '찬우물'이라고도 불렀다.
그랬던 우물이지만 현재는 보아하니 그저 우물자리만 남은 것 같아 보였다.
주변이 이래 변했으니 물이 말라버린 듯 하다.
이제 다음 목적지는 인덕원 옛터이다.
헉??
길이 없어졌다!!!
끝도 없이 파헤쳐진 어마어마한 넓은 현장은 과천지식정보타운 공사라나 뭐라나...
위험한 공사현장으로 막무가내로 진입할 수 없는지라 횡단보도를 건너 맞은편 도로를 따라 걷기로 하였다.
그렇게 도로를 따라 인덕원역 방향으로 갔다.
어디메쯤에서 길을 건너야 하는데 딱 한 곳에 있는 횡단보도를 놓치고 나니...
건너는 시점을 놓치는 바람에 원래 길보다 멀리 돌아 인덕원역까지 오게 되었다. 4호선 인덕원역 1번출구로 들어가서 8번 출구로 나왔다. 당황스럽게도 갑자기 지하도에서 밖으로 나오니 잠시 방향을 잃어 왔던 길로 되돌아가는 헤프닝을 겪기도 하다가 다시 8번출구로 돌아왔다.
경기옛길 사인을 찾아 두리번거리다가 발견!!
까마득한 전봇대 기둥 위에 우회로 안내가 되어 있다.
이곳에서 출발하는 사람들도 신경쓰지 않으면 보이지도 않을 높이에 달려있다.
조금전 과천지식정보타운 공사중이라 멀리 우회하였던 구간의 우회로 안내인 것이다.
그러면 우리가 지나온 길 어딘가에도 있었을라나?
다시 정신 차리고 횡단보도를 건너 왼쪽으로 가다보니 식당과 상가들 사이에 인덕원터 표시석이 나타났다.
초반에 관악산 계곡에서, 공사구간 우회하느라 인덕원역에서 이래저래 헤매느라 시간이 많이 걸렸다.
낮 12시이긴 하지만 아직 점심 먹기엔 이른 듯 하고, 온온사에서 먹은 간식 덕분에 배도 고프지 않아 내쳐 제2길 인덕원길로 출발하였다.
인덕원 - 경기도 의왕시, 안양시, 과천시의 분기점으로 교통망이 이리저리 사방으로 통한다. 조선 중기까지 원(院)이 설치되어 여행자들의 숙소로 이용되었으며 원이 폐지된 조선 후기부터는 자연적으로 가겟집들이 생겨나 주막거리로 불릴 만큼 이용자가 많았다. 오래 전부터 교통의 요지였음을 알 수 있다.
원(院)이란, 조선 시대 공무 여행자들의 숙박시설로 일반 여행자들이 이용하는 가겟집과 함께 장거리 여행자들에게는 필수적인 편의 시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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