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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경기옛길 삼남길 제3길 모락산길 본문

경기 옛길

경기옛길 삼남길 제3길 모락산길

다보등 2022. 6. 15. 07:12

옛마을의 고즈넉한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길 - 경기옛길 제3길 모락산길

모락산길은 과거를 보기 위해 한양으로 가던 이들이 걸은 길이다. 백운호수와 연결된 이 길은 세종의 넷째 아들 임영대군의 묘역을 지나 모락산 동쪽으로 이어진다. 오매기마을을 지나 의왕시가지 쪽으로 길을 잡으면 정조 능행차길의 중요한 지점인 사근행궁터를 지나 골사그내로 갈 수 있다. 사근행궁터를 거치지 않고 통미마을을 거쳐 골사그내로 갈 수도 있다. 골사그내에서 지지대비가 있는 지지대고개를 넘으면 삼남길은 수원에 접어든다.

♣ 모락산길(13.6km)-소요시간 3시간 40분

- 백운호수입구- 임영대군묘역-오매기마을-사근행궁터-골사그내-지지대비 

 

경기옛길 제3길 모락산길

 

 

아침부터 경기옛길 1-2길을 걸었고 이제 백운호수  주변에서 잠시 쉴까했더니만 사진 몇 장 찍는 동안에 그냥 앞만 보고 저만치 가버린 남편을 따라 쉬지도 못하고 임영대군묘역 방향으로 걷기 시작을 하였다. 오후 1시가 막 넘어서고 있는지라 점심을 먹어야 하지만 좀 더 걸어도 무방하긴 하다...암튼 저날은 생각지도 않게 많이 걸은 날이다. 이리저리 알바하느라 헤매기도 하면서 거의 30km를 걸었다. 

 

 

호수 위로 테크가 놓여져 있어 시원한 호수를 즐기며 테크 위로 걸어도 좋겠으나 경기옛길은 호수를 끼고 걷는 것이 아니므로 자칫 시그널을 놓칠 수가 있다. 호수를 끼고 도로를 따라 잠시 걷다보면 횡단보도를 건너 호수와 영 멀어진다.

 

 

횡단보도를 건너면 보이는 상황으로는 얼핏 길이 없을 것 같지만 길은 굴다리 방향으로 안내를 한다. 굴다리를 지나면 호젓한 길로 접어들며 여기저기 많은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는 식당들이 있었다. 그러나 만만하게 먹을 만한 메뉴들이 아닌지라 식당을 곁눈으로 보면서 지나쳤다.

 

 

<임영대군 이구 묘역 및 사당/경기도 문화재자료 제98호>

조선 세종과 소헌왕후 심씨 소생의 4번째 아들 임영대군 이구(1418~1469)의 묘역 및 사당이다. 세종 10년에 임영대군에 봉해졌으며 시호는 정간이다.  임영대군은 둘째 형인 세조가 안평대군을 죽이고 조카인 단종을 폐위시키고 왕위에 오르자 신변의 위협을 느꼈고 몰래 이곳으로 피신하여 절터골로 불리던 계곡에 토굴을 파고 숨어 지내면서 매일같이 산 정상(모락산)에 올라 대궐을 향하여 망배례를 드리며 종묘사직과 국태민안을 기원하였다. 또한 조카인 단종을 추모하는 마음이 사무쳐 수시로 유배지인 영월 쪽을 향해서도 절하였다고 한다.

 

 

스탬프함은 임영대군 사당을 지나 마을로 내려오면...어수선한 전봇대 아래 스탬프함이 있다.

 

 

 

오후 2시가 되어가며 본격적으로 배가 고팠다. 마침 걷는 방향에 식당이 있어 들어갔다.

가마골 한상차림에서 황태구이를 주문하였는데, 돌솥밥과 황태구이 한상이 거하게 나왔다.

돌솥밥의 누룽지까지 닥닥 긁어 먹었다.

 

 

 

이제 잘 먹었으니 밥값을 해야지~~남은 구간 잘 걸어 봅시다!

길은 모락산으로 이어진다. 어디선가부터 모락산둘레길이라는 표지가 계속 따라온다.

같은 길인 듯 하나 같은 노선을 아니므로 삼남길 표시에 집중해야 한다.

 

 

호젓한 모락산 숲길을 걷다가 마침 쉬어가기 딱 좋은 곳을 만났다. 

점심을 먹고  내쳐 걸었으니 잠시 쉬어 갈 타임이다. 보온병에 남은 커피를 마져 따라 마신다.

비록 식은 커피이긴 하지만 지금 이곳에서의 티타임이 아주 맘에 들었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한껏 푸르른 나뭇잎들에 눈이 정화되는 것 같다. 숲 속의 고요가 딴 세상같다.

툭툭 털고 일어나 다시 걸음을 재촉한다.

쉰 만큼 또 열심히 걷기로.

 

 

곳곳에 눈에 잘 띄게 경기옛길 시그널이 있어 길을 놓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항상 정신 바짝 차리고...하천을 따라 걷다가 징검다리를 건너 마을을 걸어 지난다. 

 

 

사근행궁터로 가느냐, 통미마을로 가느냐 분기점이 나왔으나 길게 생각할 것도 없이 당연 스탬프함이 있는 사근행궁터 방향으로 간다. 통미마을로 가면 골사그내로 가는 지름길인지 거리가  짧다고 한다.

 

 

 

지금은 의왕시청 별관으로 사용 중인 사근행궁터에 도착하면 사근행궁터 기념비 옆으로 스탬프함이 있다. 

1789년(정조 13) 양주 배봉산에서 수원 화성으로 사도세자의 묘를 이장하던 정조 일행이 시흥로를 따라 남행하다가 이곳에 이르렀다. 정조는 1760년 사도세자가 온양 온천에 행차하면서 잠시 쉬어간 일을 기념하여 마중한 이곳 노인들에게 경기감사로 하여금 쌀을 나누어주게 하고 행궁을 지으니 이름을 '사근참행궁'이라 하였다. 정조는 그 후에도 화성과 현륭원에 행차할 때 마다 이곳에 들렀다.

 

 

이제 사근행궁터를 지나 골사그내로 향한다. 사근행궁터에서 나오니 넓은 대로가 나타났다. 꽃으로 장식된 육교를 건너 의왕시청 방향으로 걷다보면 이곳 또한 대대적인 공사 중인지라 길이 어수선하여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오잉!!!

공사중 통행금지라는 안내가 있었으나 휴일이라 공사 차량도 없고 왼편으로 보이는 길로 진입을 하였다.

 

 

횡단보도를 건너와도 여전히 공사 구간이라 어수선하긴 하여도 경기옛길 시그널은 눈에 잘 띄는 곳에 달려있어 여기까지는 길 찾기엔 그닥 어려움은 없었다. 그러나 잠시 후엔 도로공사구간에서는 황당하고 난처하게도 길이 없어진 형국이다.

 

 

버튼을 누르고 잠시 기다리니 이내 횡단보도에 신호가 들어왔다. 횡단보도를 건너 오른쪽 마주 보이는 곳으로 공사중인 가림막을 따라 진입하면 시그널도 헷갈리고 이곳은 도로공사 중인지라 기존의 길이 없어져 당황스러웠다.

 

 

공사안내문을 보면 공사기간이 2021년 9월 27일 ~ 2022년 3월 25일까지로 되어있으나 어인 일인지 5월 중순인 현재까지도 현장은 이렇듯 사막을 연상케 한다. 당황스럽기 그지 없었다. 어디로 가야할 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아주 멀리 (동그라미친 부분) 익숙한 모양의 말뚝이 보여 혹시나 하고 가보았더니....역시!!

이와중에 어렵사리 남아있는 시그널이 어찌나 반갑던지.

 

 

 

도로공사구간을 지나오니 띄엄띄엄 전원 주택들이 보이고 멀찌감치 전신주 아래 시그널이 보인다.

계속 신경을 쓰고 걸으니 저 멀리있는 시그널도 한 눈에 알아 볼 수가 있다.

 

 

공사구간으로 헷갈려한 것도 금방 지나고 갑자기 6차선 도로에 나서게 된다. 그렇게 골사그내에 도착을 하였다. 마지막 종점인 지지대비는 초록색 컨테이너가 끝나는 지점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들어가야 한다. 오늘 목적지인 지지대비까지 2.5km남았으나 그곳에서의 귀가차편이 없어 다시 이곳으로 나와야 하는 모양이다. 블친인 연꽃님 블로그의 도움을 받아 우리도 이곳에서 마무리를 하기로 하였다. 어차피 다음에 다시 이곳에서 시작을 할 예정이므로 귀가 차편이 쉬운 골사그내에서 마치기로 하였다.

 

 

우리는 이곳에서 여러 노선의 버스 중에 마침 도착하는 301번 버스가 범계역으로 가는 지라 냉큼 올라탔다.

범계역에서는 우리동네로 가는 버스가 있다는 걸 알고있던 터였다.

3번 버스를 타고 바로 집 앞 버스정류장에서 하차하여 완전 편하게 귀가를 하였다.

오늘은 경기옛길 1길, 2길, 3길을 걸었다. 1길에서 알바를 좀 심하게 한 탓으로 거의 30km를 걸은 날이었다.

결론은 나름 뿌듯한 뭐 그런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