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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경기 옛길 평해길 제5길 물끝길(下), 아신역~양평역 본문

경기 옛길

경기 옛길 평해길 제5길 물끝길(下), 아신역~양평역

다보등 2023. 7. 5. 11:49

바쁘지 않은 걸음으로 걷는다곤 하지만 걷다 보면 서두르곤 한다.
덥고 힘들다 보니 어서 끝내고 싶은 생각이 앞서서 아신역에서 잠시 쉬었다 가도 될 터인데 눈길만 주고는 지나쳤다.
양평역까지 5.8km라는 이정표가 눈에 들어온다.
 

 
양평역으로 가야한다면 왼쪽으로 가야 할 것 같은데 이정표는 오른쪽으로 나있다.
잠시 헷갈려서 지도를 보기도 하며 당황스러웠다.
별 수 없이 가리키는 곳으로 가보니 자전거길 옆으로 평해길 리본이 보이고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다.
이럴 때 길 안내를 하는 리본이 반갑다. 
 


계단을 내려가니 도로 아래 굴다리를 통해 남한강으로 나가게 된다.
곧 아신역을 벗어나 남한강 물줄기를 따라 걷게 된다.
그냥 강물만 보아도 시원하게 속이 탁 트인다.


햇볕은 점점  뜨거워진다.
강변을 걷다 도로를 걷다 바쁜 걸음을 옮긴다.
자주 잠시 멈춰서 물 마시기를 한다.
얼린 물은 마시기 딱 좋을 정도로 녹아있다.
신문지로 감싸고 보냉주머니에 담아 왔더니 만족스럽다.


길은 다리를 건너가라 가리킨다.
다리를 건너면 경기도 양평군 옥천면이다.
I love Okchen
다리 아래엔 옥천냉면이 그려져 있다.
 

 
시간도 상호도 바뀌었지만 한결같은 맛을 지켜가는 옥천냉면이라는 안내는 
구)황해식당의 본점은 2015년 8월 양평군 도로 정비 사업으로 없어졌단다.
옥천냉면의 원류는 한국전쟁을 피해 남쪽으로 피난 온 고 김순덕 님이 황해식당이라는 상호를 걸고 냉면은 물론 직접 낚시로 잡은 장어나 민물고기를 구이나 탕으로 내는 등 다양한 메뉴를 판매했단다.
지금처럼 냉면과 완자, 편육 등 4가지 메뉴만을 팔기 시작한 것은 1967년부터라고 한다. 그러다 창업주가 작고한 후 자녀들이 대를 이어 옥천냉면 황해식당을 이어오고 있다는 설명문이 길가에 서있다.
 

 
국수리에서 점심을 먹지 않았다면 이곳에서 황해냉면을 먹었을 것인데
살짝 아쉽지만 어쩌겠냐~~ㅎ
냉면 집 뒤로 길이 이어진다.
이런 길도 여전히 자전거길이다.
 


자전거길을 따라 계속 걷는다.
육교를 건너가야 하나  했는데 자전거길과 헤어져 육교를 건너간다.
덕구실보도육교이다. 
그리고 다시 한강을 만났다.

 
요란한 소리를 내며 시원스런 물살을 가르며 보트가 내달리고 그 뒤를 수상스키하는 사람이 매달려온다.
그러다 물에 빠졌다.
보트가 다시 속력을 냈지만 일어서지 못하고 다시 빠져버렸다.
보트는 한 바퀴 크게 돌더니 물에 빠진 사람을 보트에 태워 사라졌다.
시원한 모습에 시원하게 웃을 수 있었다.
강에서 볼 수 있는 여름 풍경이다.
 

 
발 가는 대로 마음 가는 대로 양평을 걷다 보니 한강엔 수상스키를 타는 사람들이 은근히 많다.
시원스러운 물살을 가르며 이번엔 제대로 잘 타는 수상스키 모습을 보며 걷는다.
여름에 이만한 것도 없겠다 싶다.
 



울타리 너머 잘 가꾸어진 정원(? 공원)이 보였다.
어머나 저 곰은 정말 귀엽다.
나무 그늘에 앉아 쉬고 있는 얼룩말은 편해 보인다.
여긴 뭐지?
간간히 사람들의 모습도 보였다.
나중에 보니 양평 들꽃수목원이었다.


 
'오빈역' 안내판이 있다.
그러나 훼손이 심해서 당최 읽어 볼 수가 없다.
이곳에 안내판을 세웠을 적엔 분명 이유가 있었을 터인데 이렇게 잊고 있으면 곤란합니다. 교체를 해야 합니다. 담당자 님.
 


개울 건너로 얼핏 이국적인 건물의 지붕이 보인다.
양근성지인 가 보다.
이번엔 금방 알아챘다.

 
천주교 신자의 순례지, 양근성지
양근성지는 한국교회 최초로 신앙공동체가 형성되고 천주교 신앙이 퍼져나간 순교성지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천주교 신자인 이승훈 베드로가 북경에서 세례를 받은 후 양근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하였다. 이후 천주교는 양근을 기점으로 충청도와 전라도로 전파되었고, 이런 이유로 천주교 박해 당시 수많은 순교자가 나오게 되었다.
한국천주교회는 지금의 양평군 오반리의 남한강변에 양근성지를 조성하면서, 천주교신자들의 성지순례 장소로 자리 잡게 되었다.(경기옛길 홈페이지)
 
 

 
 
물안개 피는 몽환적인 공간, 물안개공원
평해길을 따라 오반리에서 양평읍내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고개를 하나 넘어야 한다. 이 고개가 있는 산을 고산(孤山)이라고 불렀는데 지금은 북쪽사면을 깎아 인공폭포와 물안개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물안개공원 앞에는 김종환의 노래비가 세워져 있다. 무명시절에 그가 이곳 강가에 앉아서 피어오르는 물안개를 보고
'사랑을 위하여'라는 노래를 만들었다는 일화가 있다. (경기옛길 홈페이지)
 
 

물안개공원

 
물안개공원에 경기옛길 평해길 5구간 스탬프함이 놓여있다.
도장을 꽝 눌러 찍고 양평역 방향으로 서둘러 나섰다.
 

 
오후 3시 무렵 드디어 양평역에 도착을 하였다. 
시원한 역사에서 잠시 쉬었다가 승강장으로 올라갔다.
이제 한동안은 양평역에 올 일은 없겠다.
 



양평역에서 오후 3시 경의중앙선을 탔다.
그런데!!
기차가 들어왔을 땐 전철 안이 이미 만원이다. 
들어보니 오늘이 용문시장 장날(5, 10)이란다. 
암튼 회기역까지 한 시간을 서서 왔다.
걷는 것보다 서서 오는 것이 더 힘들었다. 
오후 5시가 넘어서 집 근처에 와서 물회를 먹었다.
물회는 나나 남편이 좋아하는 것 중 하나이다.
시원한 물회에 국수보다는 밥을 말아먹는 걸 좋아한다.
그렇게 평해길 5길 물끝길을 마무리했다.
이제 시원해지면 다시 나설 작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