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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경기옛길 평해길 두물머리나루길 운길산역~신원역 본문

경기 옛길

경기옛길 평해길 두물머리나루길 운길산역~신원역

다보등 2023. 6. 15. 06:41

두 강이 만나 하나가 됨을 느끼는 치유의 길
두물머리 나루길은 팔당호와 어우러진 경관이 아름다원 드라마촬영 및 사진촬영지로 자주 이용되며 많은 관광객이 붐비는 곳이다. 두물머리는 남한강과 북한강 두 물이 머리를 맞댔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한자로는 이두수(二頭水), 양수두(兩水頭),병탄(竝灘)이라 불리기도 하였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이름과 모습이 여러 번 바뀌었지만 산과 강이 어우러져 만들어 내는 풍광은 바쁜 일상이 치유되는 느낌이다. 
특히 한음 이덕형 선생과 몽양 여운형 선생의 숨결도 느껴볼 수 있는 길이다.(경기옛길 홈피)
 

 
두물머리 나루길(15.2km, 소요시간 5시간)
운길산역 ~ 두물머리~ 양수역~ 한음 이덕형 신도비~ 몽양 여운형생가 ~ 신원역
 

 
 
6월 첫 주 토요일에 경기옛길 두물머리나루길을 걸었다.
집에서 느지막이 출발을 하다 보니 경의중앙선을 타고 운길산역에 내리니 12시 30분이나 되었다.
그러니 한낮의 뜨거운 햇볕이 작열하는 시간에 걷게 되었다.
한낮의 날씨가 어찌나 좋았던 지... 햇볕은 사정없이 내려 쪼였다.
그러나 그래도 아직은 걸을만한 6월이다.
 
운길산역은 지난번에 걸었던 정약용길 도착지였던 곳이라 이내 경기옛길 표시를 찾아 세미원 방향으로 걸었다.
운길산역에서 나오면 경기옛길 평해길은 옛 중앙선 철길이었던 폐선으로 이내 이어진다.
철교를 건너며 시원스레 펼쳐진 풍광에 시선 강탈이다.
 

 
 
철교 아래로 흐르는 강물은 소리 없이 잔잔히 흐르는 조용한 풍경이지만
실상은 요란한 자전거 소리에 정신이 번쩍 든다.
남양주 팔당에서 양평까지 이어지는 중앙선 폐철로 구간은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전거길이다.
휴일이라 자전거 탄 사람들이 정말 많아서 바닥이 나무로 된 철교 위를 빠르게 달리는 자전거 소리가 대단하다.
자전거전용도로와 보행자전용보도가 구별되어 있어도 조심하며 걸어야 했다.
 

 
그러나 철교를 건너자마자 자전거길과 헤어져 바로 아래 공원으로 내려선다.
자전거와 함께 가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다.
 

방금 건너온 쳘교

 
공원으로 내려서 뒤돌아 보니 방금 건너온 철교의 모습이 그림 같다.
철교 아래 한강변으로 내려서니 '수풀로'라는 예쁜 이름의 조형물이 있다.
수풀로는 녹지조성을 통해 생태계가 우수하게 복원된 곳으로 수풀로 양수리는 환경부가 아파트건설 예정부지를 매수해 생태복원을 이루어낸 공간이란다.
 

양수대교
장미 울타리가 예쁘게 난 이곳은 국립환경과학원 한강물 환경생태관이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길은 너무 아름다워 말이 필요 없는 구간이다.
파란 하늘... 솜사탕 같은 달콤한 구름... 초록의 갈대와 나뭇잎들
우거진 갈대 사이로 지나는 길에 부드러운 6월의 바람이 일렁인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 그곳으로 가네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덜컹이는 기차에 기대어 너에게 편지를 쓴다
꿈에 보았던 길 그 길에 서있네...'
 
'바람이 불어오는 곳' 김광석의 이 노래가 절로 나온다.
좋아하는 노래이다.
오늘도 몇 번을 흥얼거렸나 모른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길을 걷다 보니 두물머리에 도착을 한다.
그냥 딱 보아도 사람들이 엄청나다.
두물머리 이곳은 양평의 대표적인 명소임에 틀림없다. 
언제나 늘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두물머리나루터

 
 
두물머리의 빼어난 풍경에 그만 이곳에 주저앉아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싶다.
남편은 어디 카페라도 들어가자고 성화다.
그럴 수는 없지.
두물머리의 아름다움을 이쯤에서 접고 다시 세미원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두물머리 400년 된 느티나무
새미원 입구에 평해길 첫 번째 스탬프함이 있다

 
그나저나 일단 점심을 먹어야 했다.
장날은 아니었으나 양수리전통시장(1, 6일 장날)에서 양평해장국을 먹었다.
선지를 좋아하지 않는 나는 만만한 청국장으로.
 

 
양수리 일대는 사방 천지가 수생식물이 자라는 연못으로 조성된 것 같다.
세미원을 지나 양수역 가는 내내 연못인지 강의 연장선인지 알 수 없는 드넓은 연꽃단지가 끝도 없다.
아~~ 정말 예쁘다!
자연과 함께 할수록 건강해 진다는데,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찾아 걷다 보면 건강은 당연한 일이고 내 마음도 예쁘게 물들겠지~
 
 

 
 
양수역에 잠시 들러 화장실을 이용하고 다시 삼거리로 내려와 굴다리를 지나면 양수역 뒤편으로 길은 이어지고 평해길 시그널을 보면서 길을 찾아 걷는다.
지금까지는 두물머리를 거쳐 양수역까지 강을 따라 걸었다면 이제부턴 마을 길을 걷게 된다.
이 길은 한음 이덕형과 몽양 여운형 생가를 만나게 되는 길이다.
 

 
길은 마을로 접어들고 이내 양서탁구장을 지나 걷다 보면 오른쪽 가정천 작은 다리를 건너간다.
어디선가부터 평해길은 양평 물소리길과 함께 걷는다.
 

 
6월 푸른 하늘과 둥둥 떠다니는 흰구름 그리고 모내기를 끝낸 푸른 논이 한 폭의 그림 같다.
그 논에 하늘과 구름과 푸른 산이 담겨 있다.
이 길 이름이 물소리길이라더니 그래서인가 걷는 내내 가정천 물소리가 졸졸졸 따라온다.
 

 
기숙학원이 있는 마을은 주변이 전원주택단지인 모양이다.
이쁘고 큼지막한 집들이 즐비하다.
전원에 집을 지으면 작은 집을 지어야지 하는 생각인데 보이는 집들은 다들 대궐같이 크다.
나는 모르지만 집을 크게 짓는 어떤 이유가 있나 보다... 망구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걷는다.
 

 
마을 안으로 진입을 하지 않고 보이는 논두렁에 난 길을 간다.
논두렁은 그냥 내버려두면 풀이 무성할 것인데 누군가가  미리 다 깎아 놓아 반질반질하다.
마을을 벗어난 길은 여전히 가정천을 끼고 걷고,  걷다 보니 숲 끝에 작은 비각이 보인다.
한음 이덕형 비각이다.
한음 이덕형 비각 입구에 평해길 두 번째 스탬프함이 있다.
 

한음 이덕형신도비 옆에 있는 스탬프함

 
 
한음과 오성은 잘 알고 있는 터라 한음이라는 이름은 낯설지 않다.
한음은 이덕형 선생의 호이고, 오성은 이항복의 호이다.
두 분은 어릴 적부터 절친하게 지내며 많은 일화를 남겼다고 한다.
이곳은 한음 이덕형의 신도비가 있는 곳이다.
 
한음 이덕형은 조선시대 최고의 외교관이라는 만화로 된  안내문이 있다.
조선 선조 25년(1592) 일본군이 조선을 침입하자 이덕형은 외교관으로 일본 장수를 만나 일본의 잘못을 따져 물었다.
그리고 중국 명나라에 군사를 보내줄 것을 요청하여 조선이 명나라 군사와 함께 일본군을 무찌르는데 공을 세웠다는 내용이다.
 

 
이곳에 물소리길 인증 스탬프함이 있다.
스탬프함을 지나 숲으로 들어선다.
 


도로를 따라 걷나 싶었는데 다시 숲으로 들어간다.
설마 산을 넘어가는 거 아니겠지 했는데  정말 산을 넘어간다.
그러나 그 길이 어쩜 그리 예쁘던지...
하늘을 가린 나뭇잎들에 어둑해진 숲길.
소실점을 남기며 길은 고개를 돌아간다.
옛날엔 산적이던 짐승이던 뭐던 나왔을 것 같다.

어느집 마당에 달린 앵두가 굵다

 
숲길 끝에 몽양 여운형 생가가 보인다.
이제 이 길의 끝자락에 도달하는구나 싶어서 발걸음에 힘이 실린다.
도착 시간이 오후 5시를 막 넘긴 시간인데 생가 문이 닫혔다.
크게 실망할 것도 없이 잠시 언저리만 보다가 신원역으로 간다.

몽양 여운형 생가


신원역 앞에 있는 물끝길 안내문은 다음에 걷게 될 제 5길이다.
신원역에 들어서자 채 2분도 안되어 경의중앙선을 탔다.
오~~ 타이밍 기막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