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삶이 허기질 때 나는 교양을 읽는다/지식브런치 본문
<지식브런치>는 많고 많은 수많은 유튜브 중에서 내가 가장 즐겨 보는 채널 중 하나이다.
'세상에 이런 일이?'가 아니고 '세상에 이런 것도!' 알려주는 최고의 인문학 유튜브라고 생각한다.
코로나로 외출도 하기 어렵던 시절 우연히 접한 지식브런치는 세상에 이런 희한한 게 다 있나 싶었다.
이제껏 없던 신선한 접근과 명쾌한 해석으로 역사. 문화. 사회. 시사상식 등 다양한 분야의 궁금증을 해결해 주었다.
저자(누군지 끝내 밝히지 않)는 스페인 여행 중 에어비앤비에서 묵직한 열쇠 꾸러미를 받았을 때 '유럽은 왜 아직도 열쇠뭉치를 들고 다닐까?'가 궁금했고, 로마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볼 때 '로마인들은 왜 그토록 불편하게 누워서 음식을 먹었을까?'가 궁금했으며, 동네 중국집에서 식사하면서 '중국에서 기름진 음식이 발달한 이유'가 궁금해서 자료를 찾아보고 요약해 가며 미션 클리어하듯 하나둘씩 궁금증을 해결한 주제들이 늘어나자 이 내용을 담을 그릇이 필요했다. 언제든 꺼내 보기 좋고, 기왕이면 그럴듯해 보이고, 무엇보다 안 해본 일이었으면 싶어서... 그렇게 유튜브 채널 '지식브런치'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지식 미슐랭이 있다면 단연 파이브스타'라는 극찬과 함께 채널 개설 1년 6개월 만에 구독자 33만 명, 누적 조회수 3,000만을 돌파하며 대표 지식튜브 채널로 자리매김했다.
책으로 나온 <삶이 허기질 때 나는 교양을 읽는다>는 그동안 구독자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콘텐츠들을 추리고 흩어져 있던 주제들을 한눈에 보기 쉽도록 새로 정리하였다고 한다.
지식 브런치의 강점은 탁월한 주제 선정이다.
목차를 몇 개 추려서 올려보면
인도에서 불교가 사라진 이유/ 유럽의 귀족들은 왜 밀가루 가발을 썼을까?/ 유럽은 왜 아직도 열쇠뭉치를 들고 다닐까?/
명품이 비쌀 수밖에 없는 5가지 이유/ 지구에서 없어서는 안 될 생물 5가지는 무엇일까?
인류는 언제부터 '맛'을 즐기기 시작했을까?/ 석회질 물이 유럽에 끼치는 영향/ 중국에서 기름진 음식이 발달한 이유/
무더운 아시아에서 더운물을 마시는 이유/ 출생 신고도 국세청에 하는 나라. 스웨덴 사람들은 세금에 만족할까/
집에서 신발을 신는 이유와 벗는 이유/ 서양에선 왜 남편 성(姓)을 쓸까? 한국에서 안 따르는 이유는/ 유럽에 광장이 있는 이유, 한국에 광장이 없는 이유 / ‘아랍의 봄’ 10년, 아랍에 민주화가 어려운 이유/ 일본은 왜 오직 자민당만 지지할까/
이란 사태로 본, 히잡에 관해 오해하기 쉬운 4가지 / 영국이 호주로 보낸 죄수들의 삶은 어땠을까?/ 돈이 모이는 곳에 언제나 유대인이 있는 이유/ 시리아 내전 누가 이겨도 희망은 없다/ 이란은 아랍이 아니다/
영국은 어떻게 신사의 나라가 되었을까?/ 광장춤을 추는 따마, 그들은 누구인가/ 러시아 사람들은 왜 푸틴을 지지하는 걸까?/ 조선 시대 언어 천재 신숙주의 7개 국어 학습법/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여우가 사라진 이유 등등등....
주제 선정만큼 내용을 풀어가는 능력도 유려하다. 대형 유튜브 채널처럼 화려한 영상효과나 자극적 표현 없이도, 담백하고 적절한 근거와 논리를 듣다 보면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영상이 많다.
하나같이 이해하기 쉽고 명쾌하다. 무릎을 탁 치게 한다.
책의 목차를 펼쳐보면 대부분이 다 영상으로 본 것이지만 다시 읽어도 재밌다.
하지만 사실 영상으로 보다가 활자로 읽으려니 좀 갑갑하다.
큰 이유 중 하나가 350페이지 가까운 책이 사진이나 삽화가 거의 없이 빽빽한 글자로 채워져 유튜브보다 훨씬 집중도가 떨어진다. 영상을 이렇게 잘 만드는 교수님(댓글에서 다들 교수님이라 부른다)이 일부러 그래픽을 넣지 않았을 것 같지는 않은데 어쩌다 이렇게 아쉬운 책이 되었을까?
얼마 전에는 <삶이 허기질 때 나는 교양을 읽는다 2>가 출판되었다.
2권은 1권과 달리 중간중간 지도와 사진, 삽화 등도 넣었다고 한다.
읽기가 좀 편해졌을 것 같다.
<삶이 허기질 때 나는 교양을 읽는다>가 2023년 세종도서 교양부분에 선정되었단다.
세종도서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매년 550종의 우수교양도서를 선정해 도서관 및 공공시설에 보급하는 사업이다.
그래서 우리 동네 도서관에서도 빌려 볼 수 있게 되었다.
책 구입에 별 관심이 없는 나지만 이런 책은 책장에 있으면 뒤적거릴 일이 있을 것 같아서 구입하기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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