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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월든/헨리 데이비드 소로 본문

공연,영화,서적

월든/헨리 데이비드 소로

다보등 2020. 7. 31. 17:07

"...숲에서 처음 맞이한 여름에 나는 책을 읽지 못했다. 콩밭을 일궈야 했지 때문이다. 아니, 사실은 그보다 나은 일을 할 때도 있었다. 지금 이 순간의 아름다움을, 머리로 하는 일이든 손으로 하는 일이든 무슨 일을 하면서 희생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었다. 나는 내 생활에 여백을 남겨 두기를 좋아한다.

 

이따금 여름날 아침이면 나는 여느 때처럼 미역을 감은 다음 양지 바른 문간에 앉아서 통트는 새벽부터 정오까지 소나무와 호두나무와 옻나무에 둘러싸인 채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 고독과 적막속에서 조용히 공상에 잠시곤 했다. 그러는 동안 새들은 내 주위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소리 없이 집 안을 들락거렸다. 그러다가 햇빛이 서쪽 창문으로 비쳐 들거나 멀리 떨어진 간선도로에서 여행자의 마차 소리가 들려오면 그제야 나는 시간이 흘렀음을 깨닫는 것이다. 그 시기에 나는 옥수수가 밤새 자라듯 성장했다./월든 p172"

 

헨리 데이비드 소로/1817년 미국 매사추세츠 주 콩코드에서 출생.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일정한 직업 없이 다양한 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하던 소로는 이웃하나 없는 외딴 숲속 월든 호숫가에 손수 오두 막을 짓고 살았다.

소로에게 진실은 추상적인 사고 안에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가까운 생활 안에 있었다. 단순소박하며 자족적인 삶, 노동하되 노동의 노예가 되지 않는 삶. 인간의 삶에 꼭 필요한 의식주조차도 허영에 가려지고 본래의 목적과 동떨어져버린 오늘날, 소로의 삶과 사상은 독자들에게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다.

 

 

 '구해줘 홈즈'라는 TV프로를 즐겨 보곤한다. 이런저런 이유로 집이 필요한 이들에게 필요에 맞는 집을 찾아 주는 프로이다. 이 프로를 보면서 거창하게 전원주택 이런거 말고 그냥 시골집...작고 소박하게 지은 집...티비에는 정말 예쁘고 편리한 집들도 많지만 너무 크다 싶은 집들이 많다. 주택이기 보다는 저택이라고 봐야할 그런 큰 집말고...그냥 집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월든' 책속의 지은이 소로는 이웃 하나 없는 외딴 숲속 월든 호숫가에 손수 오두막을 짓고 2년2개월2일을 살았다. 완전 원조 자연인인이 아닌가 싶다. 흠...나는 전원생활을 꿈꾸긴 하지만 오지생활을 원하진 않는다.

책을 읽다보면 아름다운 월든호숫가 전경이 눈앞에 선하다. 그런 곳은 살기보다는 여행처럼 다니러 가는 곳으로는 괜찮겠다는 나의 개인적인 생각...ㅎㅎ

좀 지루하긴 했으나 나름 재미있게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