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사막의 꽃/와리스 디리 본문
아프리카 사막의 유목민 소녀가 세계적인 슈퍼모델, 유엔 인권대사가 되기까지의 삶과 꿈.
≪사막의 꽃≫은 와리스 디리의 인생에 관한 실화이다.
이 책에 나오는 사건은 실제로 일어난 일들을 와리스의 기억을 토대로 구성했다.
아프리카 사막에서 숨 막힐 듯한 삶을 살고 있던 와리스 디리는 열네댓 살의 나이에 가족을 떠났다. 글도 한 자 모르고 돈 한 푼 없는 와리스가 가진 것이라곤 너덜너덜한 목도리 하나뿐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와리스는 세계적인 슈퍼모델이자 유엔의 특별사절로서 전 세계를 누비며 또렷하고 열정적인 목소리로 인권을 수호하고 있다.
살아오면서, 나는 내가 할례를 받게 된 이유를 생각해 내려고 애썼다. 그럴싸한 이유를 생각해 낸다면, 내가 당한 고통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이유는 찾지 못하고 분노만 더해갔다. 나는 평생 담아두고만 있던 나의 비밀은 말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내 주변에는 가족이 없었다. 엄마도 언니도 없었기에 슬픔을 나눌 사람도 없었다. 나는 '피해자'라는 말을 싫어한다. 너무 무력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집시 여인이 날 난도질했을 때 나는 바로 피해자였다. 그러나 성인이 된 지금, 나는 더 이상 피해자가 아니다. 그리고 반대 운동에 앞장설 수도 있다. 《마리끌레르》인터뷰를 통해 나는 이 가혹한 고통을 장려하는 사람들이 적어도 한 여자의 경험담을 듣길 바랐다. 우리나라 여자들은 모두 침묵하지 않으면 안 되었기 때문이다.
나의 비밀을 안 사람들이 길에서 나를 보면 이상한 눈빛을 보낼거라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상관하지 않기로 했다. 오늘날에도 할례가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다는 나의 바람 때문이었다. 그것이 인터뷰를 내보내기로 한 두 번째 이유이다. 나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지금도 고통을 겪고 있을 전 세계 수많은 어린 여성들을 위해서 해야 하는 일이었다. 수백 명도 아니고 수천 명도 아닌 수백만 명의 소녀들이 할례를 받았고, 그로 인해 죽어가고 있다. 내가 처한 상황을 바꾸기엔 너무 늦었다. 나는 이미 상처를 받았다. 그러나 다른 사람을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본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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