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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손자의 특별한 방학 수업 본문

가족과 함께~*

손자의 특별한 방학 수업

다보등 2022. 8. 5. 12:43

딸이 홍대 앞에서 몇몇의 작가들과 함께 판화 작업실을 운영하고 있다. 외부 특강을 나가기도 하는 딸은 지난겨울에 예술의 전당에서 '앙리 마티즈 전'을 할 때 전시 기간 동안 판화 체험 교실을 운영하기도 하였다. 그때 나는 친구들과 앙리 마티즈 전엘 갔다가 실크스크린 수업을 듣고 세상에 하나뿐인 에코백을 만들었었다. 에코백이라는 결과물도 좋았지만 에코백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생소한 과정이 참으로 흥미진진하였던 경험이 있었던 터이다. 

 

 

내가 만들어 간 에코백을 손자가 보고는 관심 없는 척하더니만 속으로는 고모가 하는 판화 수업이 궁금하였는 모양이다.  

얼만 전엔 지 아빠를 졸라서 원데이 수업을 신청하였다. 디비판화작업실 홈페이지에서 정식으로 신청을 하여야 해서 가족이라고 그냥 수업을 듣는다던지 그런건 일체 없다. 주로 성인 대상이긴 하지만 가끔은 아이들 수업도 한다는 말을 들었는 모양이다. 마침 이번 주 아들은 휴가 중이고 월요일 2시 수업을 신청했다길래 놀기 삼아 나도 따라나섰다.

수강료가 은근 비싸서(1회 7만 원) 누가 배우기나 하나 싶었는데 작업실에는 수강생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오전, 오후, 저녁 시간까지 수업이 있다는 걸 보면 은근 마니아 층이 있는 모양이다. 

 

 

수업은 정규수업, 자유수업, 원데이수업, 특강 등 다양하다. 

판화 수업도 종류가 여러가지다.

 

 

석판화는 판화 중에도 어려운 단계라 우리 아이들은 가장 난이도 낮은 그림으로 도전. 그냥 맛보기 정도 수준인 것 같았다. 

지식백과를 찾아보니 「물과 기름의 반발력을 이용한 평판 법에 의한 판화. 목판화처럼 부조의 형태로 모양을 조각하거나 선 인그레이빙에서처럼 선을 음각하는 것이 아니라, 석회석으로 된 평평한 판 표면에 그림을 직접 그린 후 찍어내는 방법이다......」... 읽어봐도 모르겠고 내용이 길어서 나머진 생략ㅎㅎ

 

진지하게 밑그림 작업 중..
완전 초집중한 모습

 

판화 수업은 3시간이고, 작업 중에는 당사자 외는 퇴장인지라...

작업실에서 나온 나는 근처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오래오래 얼음이 녹을 때까지)

홍대역 앞이라 여기저기 기웃거릴 곳이 많지 싶었으나 정작 내가 갈만한 곳은 그다지 없는 듯하였다.

아침까지만 해도 비가 오더니만 집을 나설 때는 쨍쨍이었다.

그러니 뜨거워서 밖엔 돌아 댕기지도 못하고 시원한 냉방이 된 건물로 건물로 건너 다녔다. 

Ak플라자에서 기웃거리기도 하고 젊은이 대상인 상품들이나 캐릭터들을 보며 뭐가 뭔지...

카카오프렌즈 굿즈샵에도 들어가 보았다.

그나마 제일 만만한 다이소엘 들어가서 위층부터 내려오며 구경하는 재미를 즐기기도 하고...

홍대거리가 젊은이를 위한 상권이다보니 나이 많은 나에겐 낯선 곳이었다.

 

 

딱히 한 일도 없으나 3시간은 후딱 지나갔다.

마칠 시간에 맞춰 다시 디비 판화 스튜디오에 돌아와서 기웃...

 

석판화 작품

헉! 수강생 중 어떤 분의 작품이라는데... 놀랐다.

너무너무  섬세한 작업을 마친 석판화 작품

 

좀작살나무

 

우리 손자는 고모가 하는 수업을 듣고 나더니 아주 만족스러운 표정이다. 생소한 그 과정을 충분히 즐겼으리라....

지가 고모랑 친하다면서 지 아빠에게 '아빠는 고모랑 친해?'라고 묻기까지...ㅋㅋㅋ

돌아오는 차 안에서 노란 피카츄를 들고 잠이 들었다.

방학 중 하루 특별한 체험을 한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