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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친정엄마와 친정나들이 본문

가족과 함께~*

친정엄마와 친정나들이

다보등 2022. 5. 9. 12:58

2년 전 코로나가 창궐을 하면서 외출을 못하게 되고 치매증세가 있는 엄마는 혼자 지낼 수가 없다는 판단하에 2020년 8월에 엄마를 동생네로 모셔왔다. 처음엔 괜찮더니 시간이 흐를수록 엄마는 하루에도 몇 번씩 전화를 해서는 '울산 가고 싶다. 기차를 태워달라. 삼팔선이 가로막힌 곳도 아닌데 어찌 이리 울산가기가 어렵냐...등등 ' 아무리 설명을 해도 그때뿐, 다시 반복되는 집에 가고 싶다이다.  그동안 엄마집엔 막내 남동생이 살고 있다. 엄마없는 친정집이지만 그래도 친정이다.

 

이번 5월5일 징검다리 연휴에 2박3일 울산엘 다녀왔다. 갑자기 가게된 울산행이라 기차표를 예매하지 못해 승용차로 출발을 하였다. 남편이 치과치료 중인지라 길 나서기가 그래서 딸이 운전수로 따라 나섰다.

오전 10시에 네비게이션을 찍으니 울산 도착 시간이 오후 2시 40분으로 나왔으나 그 시간에 경기도를 벗어나지 못했다.

명절보다 더 밀리는 고속도로는 정말 지치고 지치게 만들었다. 그래도 울엄마는 힘든 기색도 없이 해맑기만 하였다. 

 

 

 

다음날 친정집에서 보이는 전경...

친정집 아파트에서 보면 빌라 숲을 지나 가운데 보이는 푸른 녹색띠가 태화강 국가정원 십리대숲 길이다. 

아파트에서 나서서 10분이면 십리대숲 시작점에 접근하여 태화강 하류쪽으로 걸으면 된다.

일단 십리대숲은 해거름에 가보기로 하고,  낮엔 엄마 친구분들과 점심을 하기로 하였다. 

 

 

엄마가 그동안 너무 보고 싶어하던 친구 두 분을 오시라 하여 서로 잘 아는 근처 버스정류장에서 만났다. 그런데 한 분이 다리가 불편하여 걷지를 못하셔서 택시를 타고 오셨다. 그전에도 다리가 불편하셨다는데 그동안 더욱 심해진 모양이다. 그래서 갈려고 한 식당엘 가지 못하고 몇 걸음 걷지 않아도 되는 가장 가까운 식당엘 들었다. 밥보다 이래 만난 것이 더 좋은지 두 손을 꼭 잡고 어찌나 반가워하는지...

 

 

식사 전에 기도를 하는 모습...

선택의 여지없이 들어간 식당에서 회정식을 주문하였다.

내일모레 90을 앞둔 할매들이 드시기에 좀 그런 메뉴라 걱정하였으나 다행이 남김없이 잘 드셨다.

 

 

 

친구분들을 만나고 나서 신이난 엄마는 마침 장날인 시장통을 겅중겅중 뛰다시피 빠르게 앞장을 섰다.

장날엔 볼거리가 많다면서...

 

 

 

 

엄마는 그렇게 보고파하던 친구분을 만나 기분이 좋은지 노래를 부르기도 하였다. 

나권사 님이 다리가 아파 걷지 못하는 걸 보고나서는 괜히 오라했다며 후회를 하기도 하였다.

친구분의 상태에 충격을 받으신 것 같다. 나는 건강하다, 다리도 멀쩡하다는 말을 몇 번이나 하셨다.

나권사 님은 또 친구를 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그 아픈 다리로 나오기까지 큰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너무 감사하고 고맙더라.

집으로 가실 때는 딸이 집에 가서 차를 갖고 와서 댁까지 모셔다 드렸다.

다리가 이래 아파서 걸을 수가 없으니 '다음에 울산오면 우리집으로 오라' 고 하신다. 

연세가 있으시니 우리엄마나 친구분이나 하나같이...ㅠㅠ

 

토요일 서울로 돌아올 때는 안가겠다고 억지를 부려서 설득하고 달래고 하느라 애먹었다.

점심을 먹고도 한참을 실랑이를 하다가 차에 올랐는데 다행이도 서울로 오는 내내 기분은 좋으셨다. 

2박3일이 어찌나 짧은지 후딱 지나갔다.

2박3일 중 이틀은 밀리는 도로에서 다 보냈다. 올적갈적 도로가 어찌나 밀리는지 정말...휴....

다음에 울산갈 때는 필히 기차를 타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