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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그럴 때 있으시죠? /김 제동 지음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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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때 있으시죠? /김 제동 지음

다보등 2023. 9. 8. 21:10

누군가의 아픔에 깊이 공감하는 거, 저는 그게 삶의 품격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아플 때 누군가는 내 옆에 있어줄 것이라는 믿음. 진짜 그것이야 말로 세상을 살 만하게 하는 것 아닐까요? 이 책을 통해 그런 조그마한 희망 같은 게 생기면 좋겠어요. 그게 제가 이 책을 쓰게 된 이유입니다. - 저자의 말 중에서
 
무언가 불안하고 불편한 것이 있지만 뭐가 불안한지 모를 때 피곤해 죽을 만큼 일하고 있지만 과연 내가 잘 살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 이 책에 담긴 내용들은 마치 '나'의 마음속 비밀일기를 들킨 것처럼 공감되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뛰어난 입담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던 이야기꾼 김제동이 이번에는 무대에서 내려와 마이크가 아닌 글을 통해 독자들과 소통한다. 이 책에 담긴 이야기들은 읽는 이를 어느새 웃음짓게 만들기도 하고, 가슴 뭉클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김제동 개인의 이야기뿐만 아닌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신영복 선생님이 그러셨어요.
"사람은 말하는 것보다
생각하는 시간이 중요하고
생각하는 것보다
아무 생각도 안 하는 시간이
정말로 중요한 순간이다."
 

 
 
"선생님도 가끔 멍 때리는 시간이 있으세요?"
"그럼요, 오늘 아침에도 그랬어요. 가만히 쏟아지는 햇살을 보면서 속눈썹 사이로 무지개를 만들어봤습니다."
그 표현이 너무 멋있었어요. 노교수님의 얼굴에서 풍겨나오는 웃음도 그렇고, 선생님의 모습을 상상하니 정말 멋있더라고요.
우리도 살면서 그런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아무 생각 안 하고 그냥 가만히 햇살을 바라보고, 가만히 앉아 매미 소리를 듣는 시간, 그 시간이 어쩌면 무언가 하는 시간보다 더 소중한 시간일 수 있겠다. 그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어떠세요?
가만히 어디 앉아서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아침햇살을 바라보고 속눈썹 사이로 무지개를 한 번씩 만들어보시죠.
온전히 나만을 위한 시간, 무엇에도 쫓기지 않는 시간, 그 순간만이라도 오롯이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저도 한번 해보려고요. 그런데 제 속눈썹 사이로 무지개가 만들어질지 모르겠습니다.(276 p )
 

 
멍 때리는 시간도 필요하고, 속눈썹 사이로 무지개를 만드는 시간도 필요하다.
 ㅡ 나무는 수백 년 동안 가만히 있어도 불안해하지 않잖아요. 인간이 그렇게 살 수는 없겠지만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을 스스로에게 허용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본문 중에서)
 
가볍게 읽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펼쳐든 책이었는데
가볍지만 마냥 가볍지는 않은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하고 가슴 먹먹한 이야기이기도 한 책이었다.
 ㅡ 들리지 않는 울음을 들어주는 일, 주목받지 못하는 울음에 주목해주는 일, 누군가의 아픔에 깊이 공감하는 것,
저는 그게 삶의 품격이라고 생각합니다.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