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경기옛길 경흥길3길, 축석고갯길 '걸을 수 있기에 얻을 수 있는 즐거움' 본문
축석령은 의정부시와 포천시의 경계를 이루는 분수령이다. 한양에서 철원까지 거리가 약 200리인데 이를 잇는 고개라 하여 '이백리고개'라 불렀으며, '효자오백주'의 전설로도 유명하다. 경흥(대)로의 원형노선이라 할 수 있는 43번 국도가 천보산 분수령을 넘어 포천과 철원 방면으로 연결되는 등 예로부터 한수 이북의 심장부이자 교통의 요충지였다. 천보산(335m) 정상에서 능선을 따라 약 5km를 걸으며 '걸을 수 있기에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을 느껴보길 바랍니다.(경기옛길 홈페이지)
축석고갯길(8.5km)
축석고개삼거리(호국로 표시석) - 어하고개생태탐방로 - 소흘생활체육공원 - 소흘읍행정복지센터
10월 14일 토요일
의정부역 5번 출구로 나와 공원을 가로질러 직진하여 흥선지하차도 버스 정류장에서 138-1번을 타고 이동교5리, 축석고개삼거리에서 하차를 하였다.
버스정류장에 내리면 바로 뒤편에 3길 축석고갯길 스탬프함이 있다.
축석고개와 범바위
천보산 기슭에 있는 고개로 의정부시와 포천시의 경계를 이루고 있으며, 한국 전쟁당시 서울로 남진하는 북한군의 주 진입로이기도 했다. 고개를 분수령으로 하여 북쪽으로 흐르는 물은 포천천을 거쳐 한탄강에 이르고 남쪽으로는 중랑천을 거쳐 한강에 이르므로 철원과 서울까지의 거리가 2백리가 된다고 하여 2백리 고개로 불려진다. 축석고개에는 오백주라는 효자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이 바위는 원래 현 위치에서 북쪽방향 500여 미터 지점에 있던 것으로 다음 같은 이야기가 전해진다.
포천읍 어룡리에 부사를 지낸 오백주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어느 해 벼슬을 하기 위해 고향을 떠나 있는데 부친께서 위독하다는 연락을 듣고 벼슬을 버리고 고향에 돌아와 부친을 간호하였다. 그러나 어떤 약도 효험이 없어 하늘을 탓하며 탄식 하고 있는데, 어느 날 꿈에 산신령이 나타나 석밀(석청)을 먹으면 병이 나을 것이라고 하였다. 오백주는 석청을 구하기 위해 온 산을 헤매고 다니다 호랑이를 만나게 되었다. 그는 '내가 죽으면 아버지는 누가 돌본단 말인가' 하며 통곡을 하자 호랑이는 간데없고 바위만 남아 그 틈에서 석청이 흘러나왔다. 석청을 구해 아버지를 먹여 병이 나아 사람들이 오백주의 효성에 산신령이 호랑이를 바위로 변하게 했다고 하여 이 바위를 범바위라고 불렀다. 그 후 효자 오백주는 매년 이 바위에 와서 부모의 만수무강을 빌었다고 해서 지역의 지명을 축석령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이 사실을 전해 들은 조정에서 오백주에게 효자정문을 내려 후세에 길이 전하게 하였고 범바위를 1994년 3월 9일 호국로 공원으로 옮겨 현재에 이르고 있다.(안내문)
낮 12시가 되어 가므로 일단 점심을 먹고 출발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주변에 적당한 식당이 없어 근처 갈빗집에 들어가 남편은 갈비탕을 나는 한우사골곰탕을 먹었다.
아침부터 비가 예보된 날이었는데 점심을 먹고 나오니 그사이에 제법 많은 비가 내리고 있었다. 우산을 받쳐들고 횡단보도를 건너 검문소 간판을 끼고 들어서면 축석고갯길은 시작된다. 다행히 비는 오래가지 않고 그쳤다.
천보산맥은 포천, 의정부, 양주에 걸쳐져 있는 산맥으로 동쪽으로는 포천시가 있으며 서쪽으로는 양주시, 남쪽으로는 의정부시, 북쪽으로는 동두천시가 있다. 산맥 전체가 높지 않은 산으로 조망권이 좋고 대체적으로 험하지 않은 등산로로 이루어져 종주하는 사람이 많은 산맥이다.
이 사진을 보면서 "설마 우리가 천보산 등산로를 따라 걷는 건 아니겠지?" 하고 남편이 묻길래
"그럼~~우리는 경기옛길이지 등산이 아니지." 했는데 걸어보니 저 길을 다 걷게 되더라.
다행인 건 등산로가 순해서 걷기에 어렵지 않았다는 것이다.
어쨌든 오늘 우리는 소흘읍행정복지센터가 종점이다. 그곳까지는 8.2km 거리라고 적혀있다.
능선에 올라서며 따로 이정표는 보이지 않지만 예감상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고 걸었다.
능선을 따라 걷는 흙길은 편하다.
겸손의 소나무
소나무가 이리 누워있으니 허리를 굽혀야 지날 수 있다.
나무도 힘들겠다.
서서 자라야지 어쩌다 이리 굽었을꼬.
특별한 길안내는 없지만 천보산자연휴양림 방향으로 간다.
천보산 자연휴양림은 천연기념물인 하늘다람쥐가 서식하고 있는 포천의 생태자연 1등급인 숲 속 116ha의 면적에 휴양시설과 편익시설 등으로 조성된 휴양림으로 도시생활에 지친 몸과 마음을 자연 속에서 수련하고 휴식을 겸한 교육. 문화. 체험의 장소로 만들어진 시설이란다.
하지만 천보산자연휴양림은 경흥길 축석고갯길 구간에는 포함이 되지 않는다.
안개와 구름 사이로 포천 일대가 보인다. 안개로 시야는 가리지만 사방으로 탁 트인 조망이 가슴까지 시원하게 만든다.
옹기종기 포천일대는 나지막한 아파트 사이로 논밭이 보이는 그리 삭막해 보이지 않는 전경이다.
걷기 좋게 오롯한 길이 오르락내리락 맥을 따라 나있어 발걸음이 즐겁다.
이리 편안한 길을 걷다 갑자기 나타난 로프를 보고 순간 긴장을 하였으나 길이도 짧고 난이도 下정도인 코스다.
그리고 이어지는 길 또한 편안한 등로로 계속 간다.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이었던 장소에 서니 포천일대가 쫙 펼쳐져 멋지다.
이곳에서 힘차게 뛰어내리면 멋질 것 같은데 패러글라이딩 무단 비행금지라는 팻말이 붙어있다.
천보산 능선을 걷는 즐거움을 체험하는 길이라 하더니 참말 그랬다.
걷기 편안하기도 하지만 오전에 비가 잠시 내렸던 터라 흙길이 주는 포근함도 참 좋았다.
길 가에 피어있는 예쁜 꽃들에도 눈을 맞추는 여유가 있다.
"걸을 수 있기에 얻을 수 있는 즐거움"
어하고개 방향으로 가면서 어하고개 이름이 특이하다 했다.
어하고개는 조선 태조가 무학대사와 회암사를 찾았을 때, 산세를 보려고 봉양리의 어등산에 올랐다가 천보산맥을 따라 남쪽으로 20리쯤 되는 고개를 내려와서 어하고개라고 하였다고 전해진다. 일설에는 원바위 고개라고 불리기도 한다고. 이는 미군이 전략상 필요에 의해 표시한 1Y를 그대로 읽으면서 변한 이름으로 으악고개라고도 불린단다.
높지 않은 천보산의 지형 탓으로 천보산맥의 어하고개를 포함한 등산로는 하이킹 코스로도 자주 사용된다.
어하고개에는 자전거 우선도로가 있다. 의정부시와 포천시는 자전거 도로가 매우 잘 정비되어 있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하고개의 산세는 험하지는 않지만 깊은 편이라 종종 어하터널을 통과할 때면 듣고 있던 라디오나 통화 중인 핸드폰의 주파수가 잡히지 않는 경우도 있단다.
언제나 편안하고 좋은 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떨 땐 조금 힘들다 싶은 구간도 있다.
오늘 걸은 길 중에 난이도 上인 지점이다. 길이 험해서 상이 아니라 가파른 경사지라 미끄러지기 십상인 길이라는 뜻이다. .줄을 잡고 천천히 내려갔다.
이런 안전장치가 도움이 많이 되었다.
길을 걸을 땐 방심하면 안 된다. 늘 조심하고 안전에 신경을 써야 한다.
낮에 내린 비로 바위가 젖어 있다.
줄을 잡고 조심스레 내려왔다.
소흘읍사무소라는 이정표가 나타나 반갑다.
목적지가 얼마 남지 않았다.
포천둘레길과 경흥길이 겹치는 구간이 모양이다.
지자체마다 이런저런 길들이 만드니 알게 모르게 이렇게 겹치는 길들도 참 많다.
초록색 너른 인조잔디축구장이 나타났다.
와~~!!!
2009년 문을 연 소흘체육공원은 포천 시민들의 자랑이란다. 주민들을 위한 축구장, 테니스장, 게이트볼장과 기존 임야의 훼손을 최소화한 자연 산책로 등이 설치되어 있다.
포천인공암벽장이다. 이 인공암벽장은 국제 표준규격에 따라 설계된 것이라 한다.
최근 각광을 받는 운동 중 '스포츠클라이밍'이 있다.
실내나 실외에 인공 벽을 설치해 홀드를 잡고 거미처럼 이동하며 즐기는 운동이다.
인공암벽장을 보고 나서는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잠시 우왕좌왕.
체육공원을 빠져 나가면 되는데 건물 앞에 있는 에어건이 있는 곳으로 가면 된다.
오늘 비 예보가 있어서일까?
주차장에 몇 대의 주차된 차량뿐.
저런 좋은 체육시설이 있으나 이용하는 사람을 볼 수가 없었다.
게이트볼장에 몇 분의 어르신들이 있긴 하더라.
도로를 만나면 오른쪽으로 걸어가다가 횡단보도를 건넌다.
소흘읍 행정복지센터 남은 거리 0.3km가 반갑다.
소흘읍행정복지센터 이곳엔 다음에 걷게 될 경흥길 제4길인 파발막길 스탬프함이 있다.
미리 도장을 찍고 조금 직진 후 우회전하여 홈플러스 앞에서 138-1번을 타고 의정부역으로 돌아왔다.
정작 축석고갯길을 3시간 정도 걸었는데 집에서 오고 가는 왕복 6시간이 걸리는 먼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 번엔 또 어떤 길을 만날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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