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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경기옛길 평해길 10길, 솔치길(上) 본문

경기 옛길

경기옛길 평해길 10길, 솔치길(上)

다보등 2023. 12. 6. 20:38

11월 21일(화)
아들네 가족이 제주도 여행을 가고 없는 터라 주중에 둘레길을 걷자고 나섰다.
오늘을 위해 며칠 전에 청량리역 07:34분 출발 ~ 삼산역 08:52 도착 무궁화 기차표를 예매를 해두었다.
돌아오는 기차는 15:43분이다.
주말이었다면 이 노선 기차표를 예매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주중이라 우리가 원하는 시간대에 기차표를 예매할 수 있었다.
 

 
 
제10길 솔치길 : 양동역 - 단석천 - 삼산역 앞 - 경기도경계(솔치) : 8.1km

솔치길은 총 10개 경로로 이루어진 평해길 마지막 구간이다. 

양동역에서 솔치길을 시작하는 것이 정방향인데 우리는 삼산역에서 솔치고개를 들렀다가 되돌아서 역방향으로 양동역으로 가기로 하였다. 
 

 

삼산역

 
 
오전 8시 52분 삼산역에 내렸다.
삼산역은 역무원도 없는 하루에 두어번 서는 역이라 한다. 그 아침에 우리 부부만 삼산역에 내렸다.
역 앞 삼거리에서 평해길 리본을 확인하고 대략 짐작으로 기차가 가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 거 아닌가 싶어서 오른쪽으로 걸어갔다. 
 

 
 
그런데 가다보니 리본도 없고 이정표도 없다.
이상하다 싶어 다시 삼산역으로 되돌아왔다.
이러다 보니 삼십 분은 알바를 했나 보다.
 

 
 
삼산역을 지나 마침 교회 앞에 앉아 계시는 어르신께 솔치고개 방향을 물었다.
저기로 가면 된다며 손으로 마을 안쪽을 가리킨다.
 

 
 
조금 걸어가니 삼산2리 마을 비석이 있는 다리가 나온다.
그러니까 순방향으로 오면 저곳에서 와서 다리를 건너 버스정류장이 있는 오른쪽 방향이다.
우리가 가는 방향에서는 다리를 건너지 않고 왼쪽이다.
 

 
 
우리는 여기서 경기둘레길 안내를 보고 의아해했다.
솔치길을 다른 블로거들이 올린 내용을 대충 보고는 왔는데  경기둘레길이 이곳에 있다는 것을 미처 알지 못했다. 
경기둘레길 이정표를 보고 갑자기 헷갈렸다. 왜 니가 거기서 나와? 
그래서 이곳에서 또 우왕좌왕 검색을 해보고서야 그러니까 경기둘레길과 솔치길이 양동역에서부터 이곳까지 함께 온다는 것을 뒤늦게 알아차렸다. 
양동역에서 정방향으로 왔다면 헷갈리지 않을 일이다.
 
 

 
 
이제 확실하게 길을 잡고 삼산2리 버스정류장을 지나 중앙선 철도 아래로 간다.
철도 아래 교각에 경기둘레길과 경기옛길 스티커가 사이좋게 붙어 있다.
머리가 안되면 몸이 고생을 한다고... 걸어야 할 길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여 시작부터 알바를 하고 아까운 40분을 훌쩍 넘겨 버렸다.ㅠ
 

교각 아래 경기둘레길과 경기옛길 이정표가 사이좋게 있다

 
 
한적한 마을 길을 걸어간다.
이른 아침이라 서리 내린 모습이 희다.
지금 가야할 곳인 경기도 경계까지는 3.3km라고 적혀 있다.
그렇다면 갔다가 이 자리로 되돌아올 것이므로 왕복 6.6km라는 소리다.

경기도 경계 3.3km

 
 
작은 삼거리에서 다리를 건너 경기둘레길은 장수폭포로 가는 길로 계속 이어지고,
경기옛길은 스탬프함이 있는 왼쪽 솔치길로 접어들어야 한다.
솔치는 경기도와 강원도의 경계로 경기옛길 평해길은 그곳에서 마치게 된다.
 

 
 
이곳에서 평해길 10길 스탬프를 찍었다.
이로서 10길까지 열개의 스탬프는 다 찍은 셈이다.
지난 5월에 시작을 하여 11월에 10개의 스탬프를 다 찍었다.
 
 

 
 
 
스탬프함 뒤 임도 입구로 들어가는 길은 농가주택으로 들어가는 길이기도 하다.
서리가 하얗게 내린 마른풀들 위로 햇빛을 받아 지나치게 눈부시다.
낯선 인기척에 농가주택에서 댕댕이들이 요란스레 짖는다.
조용한 산골에 댕댕이는 보이지 않고 그악스럽게 짖는 소리만이 요란하다.
 

 
 
농가주택 담 아래 차량통행 차단봉이 살벌하게 길을 막고 있다.
입산금지도 큼지막하게 붙어 있다.
그 아래 경기옛길 이정표가 붙어 있다.
 

 
 
일단 무시하고 이정표가 붙어 있는 차단봉 옆으로 지나갈 수가 있다.
지나자마자 오른편으로 꺾어 들어가면 잘 닦인 임도로 이어진다.
 

 
 
뒤돌아 보니 나무 두 그루가 나란히 서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나뭇잎이 무성할 때는 녹색의 푸르름으로 한결 더 멋스러웠을 것 같다.
 

 
 
그리고 이어지는 임도는 정말 아름다웠다. 보이는 나무들은 대부분 잣나무이다.
11월의 스산한 계절이니 망정이지 한껏 푸르른 계절이었으면 정말 보기도 아까울 멋진 숲이었을 게다.
숨겨진 비경 힐링 장소라 하더니 이곳이 아마도 그런 장소인 모양이다.
 

 

 
 
이런 멋진 숲을 걷다 보면 둘레길 걷기를 시작하길 잘했다 싶은 생각이 든다.
몰라서도 올 수가 없고 알아도 교통 불편한 이런 곳을 찾아올 리가 없으니 말이다.
더군다나 둘레길 걸을 때만큼은 남편과 둘이서 오롯이 하루 종일 서로에게 집중하며 걷는 거라 더욱 좋은 취미생활이다.
거기다가 잘 몰랐던 경기권역 구석구석을 걸으면서 알아 갈 수 있으니 이렇게 좋은 건강 취미가 어디 있겠나.
그래서 참 좋다.
 

 
 
 
경기옛길은 조선시대 실학자 신경준 선생이 집필한 역사지리서 '도로고(道路考)'의 육대로(六大路)를 토대로 지역의 문화유산을 도보길로 연결한 새로운 형태의 역사문화 탐방로이다.
'삼남길', '의주길', '영남길', '평해길', '경흥길', '강화길' 등이 있다.
이 중 삼남길은 완주를 했고 평해길은 오늘이 마지막 완주날이다. 경흥길은 몇 개의 길만 남겨 놓았다.
아직도 걸을 길이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이 너무 든든하고 행복하다.
 

 
 
숲이 별시리 멋지다 했더니 아닌 게 아니라 진짜로 100대 명품숲에 들어 가나 보다.
몰랐는데 이곳에는 자작나무 명품숲이 있다고 한다.  
숨겨진 대한민국 100대 명품숲을 찾아라!
날짜를 보니 지나버린 행사이긴 하지만 이런 행사도 있었나 보다.
2023. 10.11. ~ 11. 10. 
명품숲 배너 인증샷 및 이용 모습과 명품숲 사진 산림청 sns 업로드하면 추첨을 통해 선물을 준다는 행사이다.

 

 
 
임도로 들어올 때와 마찬가지로 나가는 길에도 차단기가 설치가 되어 있다.
도로변에는 옛 주유소였던 시설이 문을 닫은 지 오래된 모습으로 홀로 남겨져 있는 것이 보인다.
 

 
 
솔치!
여기가 경기도 끝이고 강원도 시작이다.
 

 
▲강원도 방향
▼경기도 방향
 

 
 
솔치길 안내판 앞에서 인증 사진을 찍고 이제 다시 왔던 길을 되짚어 걸어 올랐다.
좀 전에 지났던 차단봉이 설치되어 있는 이곳에서 우리는 이른 점심겸 아침을 먹었다. 이때가 오전 11시였다.
세상 조용한 곳에서 우리들 만의 자리를 만들었다.
컵라면과 단팥빵, 남편은 본인이 좋아하는 쑥인절미, 그리고 후식(?)으로 귤까지 먹었다. 
여전히 뜨거운 보온병의 물이 너무 고마운 날이었다.
 

 
 
한결 가벼워진 배낭이다.
왔던 길은 되돌아가는 길인데 마치 처음 걷는 길처럼 낯설다.
빛의 방향도 다르고 그 사이 햇볕이 더 따스해졌다. 숲이 살아나는 것 같았다.
 

 
 
왔던 길을 되돌아 나가는 길이라도 숲이 아름다워서 지루하지가 않았다.
올 때와는 달리 내려갈 때는 금방 농가주택 입구에 도착을 하였다.
두 그루의 나무가  또 눈에 들어온다.
나무가 주는 풍경이 내 맘에 드는 갑다.
 

 

 
 
다시 중앙선철도 아래를 지나 삼산2리 비석이 있는 다리를 지나간다.
단석천 방향으로 해서 10길 최종 목적지인 양동역으로 간다.
 

 
 
삼산역에서 솔치까지 갔다가 되돌아와서 이제 역방향으로 단석천- 양동역으로 간다.
식사시간까지 포함하여 솔치까지 왕복하느라(6.6km) 거의  두 시간이 넘게 소요되었다. 
뭐 서두를 것도 없지만 그러나 부지런히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