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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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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영화,서적

인사이드 아웃 2

다보등 2024. 8. 13. 07:43

일요일에 남편이 문득 '우리도 영화 보러 가자' 한다. '우리도?'

친구가 영화를 보고 왔다며 단톡방에 추천하는 글을 올렸단다.

세상 살다보니 남편이 먼저 영화 보자는 말을 다하네 싶었다. 느지막히 오후 4시50분 영화를 예매했다.

경로우대로 2인 14,000원이다. 이럴 때 은근 기분이 좋다.

나는 몇 년전 인사이드 아웃1을 보았다. 기쁨이와 슬픔 이가 나를 울컥하게 하였던 기억이 난다.

남편에게 <인사이드 아웃2>를 보기 전에 전편 1을 보면 더 좋을 텐데 어쩌나 했더니 상관없단다.

암튼 그래서 2편을 보러갔다.

결론은 모든 연령층이 보아도 좋을 영화이다.

남편은 이 영화가 애니메니션인지도 모르는 상태로 영화를 보게 되었고 상영 처음에 뭐가 뭔지 몰랐는데 영화를 보다보니 이해되기 시작했단다. 
늘 느끼는 거지만 같은 영화를 보고도 느끼는 감정은 다르다. 하지만 한가지 공통점은 있더라.

기쁨이 있는 것처럼 불안이라는 감정도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감정이라는 것. 

 

<인사이드 아웃2>는 어린이었던 라일리가 13살 청소년기에 들어서 새롭게 마주한 감정을 다룬다. 전편에서 '슬픔'이라는 감정을 이해하게 된 라일라에게 찾아온 낯선 감정들은 '불안' '당황' '따분' ' 부럽'이다.

<인사이드 아웃1>에서 라일리의 기본 감정은 기쁨이다. 라일리는 기쁨 이의 주도하에 좋은 기억을 간직하고 나쁜 기억은 없어짐으로 해서 '나는 좋은 사람이다'라는 자아를 형성해 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견고했던 자아의 성이 난데없이 무너지고 라일리의 감정은 기쁨 대신 불안이 장악한다.

 

불안은 어른만의 감정은 아니지만 어쩌면 어른에게 더 익숙한 감정일지 모른다. 작은 행동, 별것 아닌 성취에도 주변의 칭찬과 지지를 받던 어린이는 시간이 지나며 이전보다 훨씬 경쟁적인 환경에서 자신을 증명하고 욕망과 현실의 한계 사이에서 타협해야만 하는 어른이 된다. 불안은 그 사이사이 찾아오는 고통스러운 감정인 동시에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불안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인사이드 아웃2>는 아이들보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 혹은 위로다.

 

기쁨이 좋은 감정만 남기고 안 좋은 감정, 슬픈 감정 등을 다 잊어버리게 한 것을 후회하는 장면도 있다.

버려졌던 기억들은 다시 끌어온다.

우리는 시련 없이 성과를 바라지만 살다 보면 알게 된다. 대가 없는 보상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많은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고민하고 방황하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게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기쁨이와 불안이
당황이
새로운 감정 불안이 손을 흔들며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