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경기옛길 봉화길 8길, 자채방앗길(부발역 ~ 설성면행정복지센터)上 본문
9월 26일(토)
그동안 한여름 더위에 나서지 못한 봉화길을 선선해진 9월 말에 다시 진행하기로 하였다.
봉화길 9개의 구간 중에 8길, 9길, 4길을 남겨 두고 있다. 남은 세 길중 오늘은 어떤 길을 걸을까 잠시 고민하다가 8길을 걷기로 하였다. 8길은 20km의 먼 길이라 고민이지만 숙제 해 치우듯 일단 걷기로 하였다.
경기옛길 7개의 대로 중 강화로, 삼남로, 평해로는 완주를 하였고 경흥로는 몇 개의 구간을 남겨 둔 상태라 이 길도 조만간 걸어야 할 길이다. 일단 올해 안에 봉화길를 마무리 하기로 하였다. 경기옛길은 다른 건 몰라도 남편과 함께 걷는 길이라 의미가 있다. 쉬엄쉬엄 우리 편한 날 편한 대로 걸으니 좋다.
이천시 중심을 가로지르는 복하천과 그 지류 일대의 모심기부터 벼가 황금빛으로 물들 때까지 농부들이 흘리신 땀방울의 결실을 체험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특히, 자채벼는 이천지방을 중심으로 일부 지역에서만 재배되었던 양질의 재래종 벼를 말하는데, 밥맛이 유별나게 좋기 때문에 임금의 수라상에 올리는 진상품으로도 유명했습니다. 『동국여지승람』에도 ‘땅이 넓고 기름져서 백성은 많고 부유하다’고 할 만큼 벼농사로 이름난 지역이었습니다. 자연의 섭리에 따라 변화하는 주변의 풍경을 느끼며 걸어 보시길 바랍니다./경기옛길 홈페이지
신분당선을 타고 판교역에서 경강선으로 환승하여 부발역 1번 출구로 나와 아미성결교회 방면으로 횡단보도를 건너며 8길을 시작을 한다.
봉화길 6-7길을 걸을 때도 부발역을 들렀으므로 익숙한 부발역앞 조형물에 눈길 한 번 주고 바로 앞 횡단보도를 건넜다.
앞에 보이는 굴다리를 지나 좌측으로 길을 건너 아파트 옆길로 진행해야 하는데 우리는 생각 없이 직진하였다.
가다 보니 리본이 보이지 않아 길을 잘못 들었음을 직감했지만 그냥 계속 갔다. 가다 보면 만나겠지...ㅎ
부발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를 거의 빠져나갈 즈음에 봉화길 이정표를 딱 만났다!
그럼 그렇지, 완전 반가운 거 ~~ㅎㅎ
이때부터 보이는 하늘색 리본이 알려주는 방향으로 얼추 계속 직진이다.
봉화길 리본을 따라 걷다 보니 앞에 보이는 영동고속도로 아래를 지나서도 계속 직진이다.
사동 3, 6, 9, 2리를 하나의 비석에 올려놨다.
사동리 줌심가를 한동안 걷다 보면 횡단보도가 없는 갈림길을 만난다.
길 오른쪽 전봇대에 봉화길 이정표에 화살표 방향은 길을 건너라는 표시가 있다.
횡단보도가 없는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길을 건너자마자 (차량통행이 많아서 조심해야 함) 다시 앞쪽에 있는 횡단보도를 건너 건너편 보행로를 이용하여야 하는 길이다.
물류단지들이 많은 길을 계속 직진을 하다 보면 대월면행정복지센터 버스정류장을 지나게 된다.
이후로도 거의 계속 직진이다.
차량 통행이 많았던 초지사거리에서 횡단보도를 건너 왼쪽으로 진행하면 한국기독교역사박물관 이정표가 나온다.
한국기독교역사박물관 앞을 지나며 들어가 볼까 잠시 고민하였으니 갈 길이 멀다는 핑계로 지나쳤다.
도로 확장 공사중인 길을 따라 왼쪽으로 진행해야 하는데 봉화길 안내 표지판은 화살표를 엉뚱하게 반대로 해 놓았다.
화살표가 아래위 방향이 바뀌어 있다. 앞서 걸은 이들이 오류 지적을 많이 한 것 같은데 시정이 되고 있지 않다.
그나저나 오늘 목적지인 설성면행정복지센터까지 14km나 남았다. 와~~ㅠ
억새와 가을하늘~
지난 여름 상상하기 조차 싫은 폭염을 지나온 터라 선선해진 날씨가 더없이 소중하고 오늘 걸으면서 매사에 감사한 일 투성이었다. 걷기 좋은 날씨에 감사하고, 이렇게 아름다운 길을 걸을 수 있는 건강이 감사하고, 황금들녘은 보기만 해도 배가 불렀다. 남편과 오랜만에 함께 걷는 가을 길이 좋아서 걸음걸음이 참으로 행복하였다.
다리를 건너며 앞쪽으로 보이는 풍경이 너무 아름답다.
주변에 소 축사가 있어서 냄새가 무지 낫지만 풍경이 아름다워 냄새따위 개의치 않고 발걸음이 즐거웠다.
앞쪽에 나무 두 그루가 내 눈에 딱 들어왔다.
해를 역광으로 받고 있는 나무는 잔가지 하나하나가 다 들여다 보이고 잎사귀 하나하나 그려 놓은 것 같았다.
무심히 지나는 남편과 달리 나는 나무에 반해서 사진을 이리 찍고 저리 찍고 하는 동안 남편은 내쳐 걸어가 버려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마주한 길은 완전 밀림 수준이다.
아무렇게나 자란 풀들이 길을 양쪽에서 막고 있어서 이리저리 풀을 피해 걷기가 쉽지 않았다.
혹시 어디선가 뱀이라도 나올까 발이 달달 떨렸다.
남편을 소리쳐 불러도 들리지 않은지 대답이 없네.
에효...무심한 사람 같으니라고 재빨리 지나쳐 갈 수밖에.
빈 축사 앞을 지난다. 오래전에 그만둔 것 같다.
오늘 걷는 길에서는 소를 키우는 축사를 많이 지나게 된다. 냄새는 고약하지만 풍경이 아름다워 참을 수 있었다.
다만 그때마다 발걸음은 빨라질 수밖에 없었다.
문득 뒤돌아 보니 부발역에서부터 걸어온 마을 모습이 보인다.
우뚝 솟은 높은 타워하며 한국기독교역사박물관이 있던 마을도 알아볼 수가 있었다.
구시리마을을 지나자 이번엔 양화천 둑방길을 만났다.
둑방이 그렇듯 그늘 한 점없는 길이다.
더군다나 8길 자채방앗길은 부발역에서 시작하면서부터 종일 해를 마주하고 걷는 길이다.
미리 알았다면 역방향으로 걸었을 것이다.
모자에 양산까지 중무장을 하고 걸었다.
추수하는 모습도 기계가 다 알아서 척척한다.
콤바인으로 쓱 밀면서 다니면 곡식은 자동으로 기계 안으로 털리고 잘린 볏단은 뒤쪽으로 논바닥에 가지런히 떨어진다.
세상 편하게 추수를 한다.
모심기 할 때부터 역시 이양기가 다 하는 것이니 추수하는 것도 매한가지다.
옛날 우리가 알던 그런 추수하는 풍경은 티브이영상에서나 책에서나 볼 일이다.
마당이 곧 길인 이 집에선 유홍초와 함께 하늘 향해 나란히 자란 콩을 수확하여 소쿠리에서 말리고 있었다.
무슨 콩인지 궁금하였으니 물어볼 사람도 없고 남의 것을 막 까볼 수도 없었다.
아마도 팥인가 짐작만 할뿐.
자채방앗길은 上下로 나눠 올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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